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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기술
이강봉 객원기자
2020-02-10

‘우한 폐렴’ 사태로 검색 사이트도 비상 위키피디아에 추측성 정보 6500여건 폭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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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대한 소식이 알려지면서 온라인 백과사전인 위키피디아에는 관련 정보가 대량 쏟아지고 있다.

클릭 수가 높았던 검색용어는 ‘집단발병(outbreak)’이었는데 불과 수 주일 동안 1800만 건의 검색이 있었던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그러나 추측성 내용이 강한 루머성 글들도 다수 올라왔다.

사스(Sars)를 비롯해 박쥐를 먹는 풍습에 대한 글, 심지어 루머성 ‘코로나 맥주 바이러스(corona beer virus)’에 대한 글도 있었는데 이로 인해 위키피디아 편집진을 당혹게 했다. 이에 위키피디아 편집진들은 가짜 정보들을 골라내기 위해 큰 전쟁을 치르고 있다.

우한 폐렴이 발생한 이후 인터넷 검색 엔진에 비과학적인 내용의 추측성 글이 쏟아져 들어오면서 위키피디아 등 주요 검색 사이트들이 가짜정보를 차단하기 위해 전쟁을 치르고 있다. ⓒen.wikipedia.org

인종주의, 외국인 혐오성 글 다수 올라와

9일 ‘와이어드’ 지에 따르면 위키피디아에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에 대한 글이 처음 올라온 것은 지난 2013년이다.

그리고 지난 7년간 이 용어는 일반 대중들로부터 별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나 지난해 말 중국 우한에서 ‘우한폐렴(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이 발병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1월 5일 ‘2019-20 우한 코로나바이러스 발생(2019–20 Wuhan coronavirus outbreak)’이란 글이 올라왔고 맹렬한 속도로 클릭수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사흘 후인 1월 8일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Novel coronavirus)’란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중국 우한에서 발생한 우한 폐렴의 원인이 되고 있는 신종코로나바이러스(2019-nCoV)를 설명하는 내용이었다.

이처럼 정확한 정보도 있었지만 그렇지 않은 글들도 러시를 이뤘다. 불과 2주일이 채 안 되는 동안 6500여 건의 글이 올라왔다. 위키피디아에서는 무려 1200명의 편집자를 동원해 정보의 진위를 파악해야 했다.

분석 결과 급작스럽게 올라온 대다수의 글들은 우한 폐렴 발병지에 집중돼 있었다. 어디서 이 질병이 발병해 어디로 퍼져나가고 있는지 다양한 글들이 게재됐는데 대부분 추측성 글들로 정확한 데이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었다.

우한 폐렴의 발병 시기 등 타임라인(timeline)을 추적한 글이 실린 것은 며칠 후다. 그러나 이 역시 의학적인 데이터가 아니라 일부 전문지식을 활용한 추측성 정보에 머물렀다.

2월 초에는 내용이 바뀌기 시작했다. 우한 폐렴에 대한 정보가 아니라 이 질병과 관련된 인종주의, 더 나아가 외국인 혐오증에 과한 글들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물론 대중들에게 필요한 지식을 제공하는 건전한 글도 간간이 올라오고 있었다.

지식검색 및 미디어, 자정 노력 기울여야

위키피디아에서는 이번 사태를 통해 네티즌들이 검색 정보와 관련해 어떤 움직임을 보였는지 색다른 분석을 내놓고 있다.

우한 폐렴이 발생하자 사람들이 위키피디아에 접속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무엇인지 그리고 그 증상이 어떤 것인지 살펴보았다는 것. 이어 일부는 온라인을 통해 또 다른 백과사전을 접속했고, 이렇게 수집한 정보를 SNS를 통해 공유했다.

실제 사례에 의하면 일부 시민 과학자들은 그동안 수집한 정보들을 활용해 SNS인 트위터(Twitter)에 발병 이후 과정에 대한 ‘데이터 시각화(Data Visualization)’를 시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시각화란 데이터 분석 결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표와 이미지 등을 활용해 시각적으로 표현하고 전달하는 과정을 말한다.

또 다른 시민 과학자들은 SNS인 레딧(Reddit)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사망률을 논의하고 있었다. 논의 내용에는 위키피디아, 온라인 백과사전 등으로부터 수집한 정보들이 다수 활용됐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위키피디아를 비롯 또 다른 검색 매체들이 잘못된 정보를 유포할 경우 그 부작용이 매우 클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다.

캐나다에서 응급실 전문의로 활동하면서 위키피디아에서 ‘닥터 제임스(Doc James)’란 닉네임으로 편집을 맞고 있는 제임스 헤일맨(James Heilman) 박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와 관련된 그릇된 정보를 막기 위해 최근 몇 주간 동안 바쁜 일과를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우한 폐렴 사태로 인해 발생하고 있는 최근 사태에서 가장 우려되고 있는 것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의료계와 뉴스를 전달하는 미디어 측간의 소통 문제다.

편집에 관여하고 있는 위키피디아의 머리엘 볼츠(Marielle Volz) 엔지니어는 “우한 폐렴 사태 초기 다수의 미디어들이 해산물 시장에서 팔리고 있는 동물들에게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발행했다고 추정 보도했는데 믿을 수 없는 정보였다.”고 지적했다.

이전에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는 이유로 과학적 근거도 없는 정보를 내보냈다며, 의료계로부터 충분한 분석이 있기 전에는 불확실한 정보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했다.

볼츠 엔지니어는 “어떤 돌발 사태에서든 초기 정보에는 오류가 발생할 여지가 크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CNN 조차 과거 연구 결과를 인용해 뱀으로부터 바이러스가 발생했다는 오보를 내놓았다.”며,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번 우한 폐렴 사태로 온라인상에서도 바이러스의 세계 못지않은 이합집산이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 위키피디아를 중심으로 한 사례에 비추어 검색 및 미디어 세계에도 자체적인 자정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hanmail.net
저작권자 2020-02-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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