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아텍(Georgia Tech) 에 재학중인 이영식 씨(27)는 졸업을 1년 앞두고 최근 큰 결심했다. 그동안 전공했던 호텔경영학을 접고, 기술계통인 냉∙난방 설계학으로 전과하기로 한 것이다. 요즘 같은 불경기에는 아무래도 기술분야가 취직하기가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 그 이유다.
사상 최대의 유래 없는 실업 위기를 겪고 있는 미국에서 이처럼 기술 공대의 인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실제 현지 애틀랜타 타임즈(Atlanta Times)지 최근 보도에 따르면 조지아 테크닉 컬리지 시스템(TCSG) 소속 메트로 소재 기술 공대의 경우 올해 2학기 강좌 등록생수는 사상 최대인 10만9548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만2000명 이상 많은 것으로 26%이상 증가한 것이다.
애틀랜타 공대도 등록학생이 이 기간 중 43% 증가해, 역시 역대 최대인 4851명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최근 몇 년간 실업위기가 계속되면서 학생들이 취업이 상대적으로 쉬운 이공계를 선호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해고 직원들, 또는 파트타임 근무자들이 너도나도 재취업을 위한 기술 습득을 위해 이들 공대로 향하고 있다.
TCGS의 론 잭슨 커미셔너는 “요즘 같은 불경기 속에서도 교육을 통한 더 높은 기술과 지식 연마는 결국 더 좋은 직장을 얻게 해 줄 수 있다”며 이 같은 기술 공대 열풍을 설명했다.
애틀랜타 공대의 알베스타 토마스 총장도 “비싼 학비를 들이지 않고도 학생들은 현재 고용시장에서 원하는 신기술들을 익힐 수 있다”고 말했다.
공대 학위 프로그램은 학과에 따라 다소 차이가 있지만 1년에서 2년이 소요되며, 학위가 아닌 기술자격증 프로그램은 최소 10주에서 최대 14개월이 걸린다.
학비도 여타 대학교들보다 훨씬 저렴해 연간 평균 2400달러 수준. 이 또한 연방 펠그랜트(Pell Grant)나 조지아주정부 장학금인 HOPE 그랜트 등으로 면제받을 수 있다. 펠 그랜트는 미국 연방정부가 제공하는 학비 보조금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것으로, 무상으로 학비를 보조해준다.
이런 가운데 무엇보다 기술공대는 졸업생들의 높은 취업률로 그 진가를 인정받아 더욱 학생들이 몰리고 있다. 애틀랜타 공대의 경우 졸업생 취업률은 전원 취업에 가까운 98%에 이르고 있는 상황이다. TCSG의 평균 졸업생 취업률도 94%이상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이 가장 선망하는 학과는 역시 취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TCSG 소속 28개 캠퍼스는 재학생들에게 600개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는데, 전체 학생들의 약 40%는 취업전망이 밝은 헬스 캐어 분야에 등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밖에 컴퓨터 정보 분야와 경영학은 물론 배관과 통풍∙냉방 시스템 등 현실적인 기술부문이 인기 학과로 떠오르고 있다.
이영식 씨는 “미국은 상대적으로 전과가 쉬워 요즘 많은 학생들이 기술자격증을 따기 쉬운 학과를 선호하고 있다”며 요즘 현지 대학 풍속을 대변했다.
- 애틀랜타(미국)=권영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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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0-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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