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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권예슬 리포터
2025-01-03

2025년 주목할 과학 이슈 미리보기 Nature 誌 선정…비만 치료제 신화‧팬데믹 5주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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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의 비만치료제’로 불린 위고비를 이을 새로운 혁신적 비만 치료제가 올해 승인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

▲ ‘기적의 비만치료제’로 불린 위고비를 이을 새로운 혁신적 비만 치료제가 올해 승인될 전망이다. Ⓒ노보노디스크

2025년이 시작됐다. 올해도 과학계에서는 많은 ‘혁신’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고 권위의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는 2025년 주목해야 할 과학 이슈를 선정해 발표했다.

 

‘기적의 약’ 신화는 이어진다

기적의 약물로 불리는 위고비(세마글루티드)의 신화를 이을 새로운 비만 치료제가 올해 나올 전망이다. 미국 제약사인 일라이릴리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인 ‘오르포글리프론(Orforglipron)’의 3상 시험을 올해 마무리하고, 2형 당뇨병 환자를 대상으로 장기 안정성을 평가할 계획이다. 오르포글리프론은 위고비와 마찬가지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수용체를 타깃하지만 위에서 분해되지 않는 저분자 형태다. 알약 형태로 일 1회 섭취하면 되기 때문에 편의성이 우수하고, 생산이 쉬우며, 가격 또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일라이릴리는 체내 호르몬에 3중으로 작용하는 ‘리타트루티드(Retatrutide)’에 대한 임상시험도 올해 계속할 예정이다. 리타트루티드는 주사형 치료제로 주 1회 주사하도록 설계됐다. 임상 2상에서 리타트루티드를 최고 용량으로 복용한 사람들은 11개월 동안 24.2%의 체중 감량 효과를 경험했다. 시판 비만 치료제(15~20%)의 체중 감량 효과를 크게 웃돈다. 한편, 암젠 역시 월 1회 간격으로 주사하는 ‘마리아티드(AMG133)’의 임상 3상을 준비 중이다. 마리아티드는 혈당 조절과 대사에 관여하는 두 가지 경로를 표적하는 약물로, 임상 2상에서 체중을 최대 20% 감량시키는 효과를 보였다.

통증 치료에도 전환점이 올 것으로 기대된다. 버텍스 파마슈티컬스는 통증 치료 후보물질인 수제트리진(Suzetrigine)에 대한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수제트리진은 신경 세포 내 통증 신호를 차단하는 비(非)마약성 진통제다. 승인을 받게 되면 20년 만에 급성 통증을 치료하는 새로운 계열 진통제가 등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트럼프 2.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1월 20일 임기를 시작하면, 미국 과학계뿐 아니라 세계 과학계에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당선인은 1기 집권 당시 파리 기후협약을 탈퇴했던 사례가 있는 만큼, 미국의 전반적인 기후 정책이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또한, 트럼프는 유명한 ‘백신 회의론자’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를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하며 많은 과학자들로부터 비판을 받고 있다. 한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를 불필요한 지출과 과도한 규제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자문위원회 ‘정부효율부(DOGE)’의 공동 수장으로 임명한 만큼, 과학 기관 예산과 인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팬데믹 조약

▲ 2024년 6월 1일 마무리된 세계보건총회 대표단은 팬데믹 조약에 대한 합의를 내지 못했다. ⒸWHO

▲ 2024년 6월 1일 마무리된 세계보건총회 대표단은 팬데믹 조약에 대한 합의를 내지 못했다. ⒸWHO

2025년 3월은 수백만 명의 사망자를 낸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 5주년이 되는 때다. 코로나19 팬데믹은 광범위한 봉쇄라는 생채기도 냈지만, 신속한 백신 개발 및 출시라는 성과도 냈다. 세계는 여전히 ‘넥스트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 중이다. 팬데믹에 전 세계가 신속하게 공동 대응하기 위한 ‘팬데믹 조약’이 대표적이다. 국제사회는 2021년 12월 정부 간 협상기구를 설립하고, 팬데믹 조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이어 왔다. 본래 2024년 6월 1일 조약을 체결한다는 목표였지만, 조약 내용에 대한 각국의 이견으로 인해 최종 결정을 1년 미루게 됐다. 2025년 5월 조약 문구를 완성한다는 문구로 협재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2024년 8월 A형 독감, 뎅기열, 원숭이 두창을 유발하는 바이러스 등 차기 팬데믹을 일으킬 수 있는 병원체 목록을 업데이트해 발표하기도 했다. 

 

우주 비밀 풀 입자 탐색

▲ 유럽파쇄중성자원(ESS)의 핵심 장비인 ‘타깃 휠’의 첫 번째 현장 회전이 2024년 9월 진행됐다. ⒸESS

▲ 유럽파쇄중성자원(ESS)의 핵심 장비인 ‘타깃 휠’의 첫 번째 현장 회전이 2024년 9월 진행됐다. ⒸESS

스웨덴 룬드에 위치한 지구상에서 가장 밝은 중성자를 생산하는 가속기, ‘유럽 파쇄중성자원(ESS)’이 내년 가동을 앞두고 있다. 2014년 9월 건설을 시작한 역대 최강 중성자 가속기로, 건설에만 10년 이상 걸렸다. ESS는 중금속 표적에 빛의 속도로 가속된 양성자 빔을 발사해 중성자를 생산하는 시설이다. 중성자 가속기는 세포나 바이러스 등 생물학적 연구부터 반도체의 성능 평가, 자성 물질 연구 등에 주요 도구가 된다. 한편,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의 미래원형충돌기(FCC)에 대한 세부 타당성 조사가 올해 마무리된다. FCC의 건설 비용, 기술적 측면, 환경적 영향을 평가하는 것으로 이 결과는 2028년 최종 승인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마음을 읽는 기계

일론 머스크가 소유한 스타트업 ‘뉴럴링크’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기술의 경쟁자가 등장한다. 무선 BCI인 NEO(Neural Electronic Opportunity)를 개발하고 있는 중국 연구진은 올해 이식 시험을 확대할 계획이다. NEO에 대한 임상 시험은 2023년 시작됐다. 첫 실험에서는 교통사고로 척수가 손상되며 사지가 마비된 환자에게 NEO를 이식했고, 자택 재활치료를 9개월 동안 진행한 결과 먹고, 마시고, 물건을 잡을 수 있다고 보고했다. NEO는 뇌의 감각운동피질 위에 8개의 전극을 배치하는 최소 침습적인 장치로, 연구진은 뉴럴링크의 기술에 비해 뉴런 손상 위험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한다.

 

우주가 바빠진다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어엑스(SPHEREx)는 우주를 형형색색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BAE Systems

▲ 미국항공우주국(NASA)의 스피어엑스(SPHEREx)는 우주를 형형색색으로 관찰할 계획이다. ⒸBAE Systems

올해는 달 탐사에 바쁜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달 탐사 기업 아이스페이스(ispace)는 1월 중순 두 번째 달 착륙선을 발사할 예정이다. 작년 달 착륙에 성공했던 미국의 인튜이티브 머신스(Intuitive Machines) 역시 이르면 올해 1월 무인 달 탐사선 ‘IM-2’를 달 남극으로 보낼 예정이다. 이 탐사선은 미국항공우주국(NASA)이 개발한 장비로 달 표면 수역을 지도화한다는 임무를 맡는다.

태양풍을 연구하는 두 가지 임무도 이뤄진다. 유럽우주국(ESA)과 중국과학원(CAS)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스마일(SMILE)’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스마일 임무에서는 태양풍이 지구 자기장과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를 연구한다. NASA는 펀치(PUNCH) 위성도 태양풍 탐사를 위해 오는 2월 발사된다.

또한, NASA는 적외선 우주 망원경 ‘스피어엑스(SPHEREx)’를 올해 상반기 우주로 발사할 계획이다. 스피어엑스는 적외선을 이용해 하늘을 120가지 색상으로 매핑할 예정이다. 2년에 걸쳐 1억 개 이상 별에 대한 데이터를 수집, 우주 기원에 대한 이해를 넓힐 것으로 전망된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 30주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가 30주년을 맞았다. 전 세계 200여 개국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변화 대응 방안에 대해 논의하는 COP30은 11월 브라질에서 열린다. 2024년 개최된 COP29의 핵심 의제는 돈이었다. 선진국과 개도국이 기후 재원 규모를 두고 입장 차를 보였고, 자금 조달 결정이 마무리되지 못했다. COP30에서는 개도국을 지원하기 위해 약속한 기후 자금 3,000억 달러(약 421조 원)을 확보하는 방법, 자금 출처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 한편, 플라스틱 오염 종식 국제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이 지난해 12월 부산에서 타결되지 못하고, 올해 협상이 재개된다.

 

우주에서 숲을 본다

▲ 유럽우주국의 바이오매스 미션은 레이더를 사용해 지구의 숲을 연구한다. ⒸESA/ATG

▲ 유럽우주국의 바이오매스 미션은 레이더를 사용해 지구의 숲을 연구한다. ⒸESA/ATG

우주에서 지구를 관찰하는 새로운 위성 임무도 시작된다. NASA와 인도 우주연구기구(ISRO)는 합작하여 지구의 기후변화를 관찰할 레이더 인공위성인 ‘니사르(NISAR)’를 발사할 계획이다. 니사르는 지구 지표면의 미세한 변화를 관측하는 다양한 센서를 가지고 있어 지구의 모든 육지와 바다, 얼음 등 표면을 지도화할 계획이다. 한편, 유럽우주국의 바이오매스(Biomass) 위성도 발사된다. 바이오매스 위성은 레이더를 사용해 산림의 생물 총량인 바이오매스를 측정하고, 탄소 순환에 있어 바이오매스의 역할을 연구할 계획이다. 분석 결과는 산림 벌채에 대한 정책 수립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권예슬 리포터
yskwon0417@gmail.com
저작권자 2025-01-0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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