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집전체 없이도 이차전지 전극을 설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이차전지는 일차전지와 달리 충전을 통해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무인 항공기 등 산업 전반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해 반도체·인공지능(AI) 등과 함께 12대 국가전략기술에도 선정됐다.
이차전지의 에너지 밀도는 전지가 적용된 기기의 사용 시간과 설치 공간을 결정하는 중요 지표로, 에너지 밀도를 개선할 수 있는 소재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광물 매장량의 불균일성, 자원 수급에 따른 가격 변동 등으로 인해 소재 연구에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이차전지에서 집전체를 완전히 배제함으로써 소재 의존성을 줄이고 에너지 밀도는 높일 수 있는 설계 방식을 고안했다. 집전체는 이차전지가 충·방전될 때 음극과 양극에서 전자가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한다. 이차전지의 핵심 부품이지만, 집전체의 높은 밀도는 전지 무게를 늘리는 원인이 된다. 연구팀은 집전체 없이 분리막 위에 전극을 직접 도포하는 전극 설계 방식을 제안했다.
물에 젖지 않는 분리막 위에 물에 잘 녹는 고분자 화합물인 '폴리비닐알코올'을 이용한 수계 공정을 적용, 계면 안정성(물을 배척하는 성질을 갖는 분리막 표면을 친수성으로 바꿔 계면 특성을 안정화하는 것)을 높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이차전지는 기존 이차전지 대비 에너지 밀도가 20% 정도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영 선임연구원은 "집전체를 제거해 이차전지의 무게를 줄이고, 이를 통해 무게 대비 성능인 에너지밀도를 안정적으로 개선했다"며 "에너지 밀도를 더욱 개선하는 한편 고출력이 동시에 가능한 전극 설계 등 추가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 성과는 국제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energy Materials) 지난달 22일 자에 실렸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4-11-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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