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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민재 리포터
2023-11-27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하는 이유 인류의 영원한 미스테리 - 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 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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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

일반적인 양로원이나 고령의 그룹을 둘러보면 성비 불균형이 심각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8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드물기 때문이다. 이처럼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한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며,  전세계의 통계 수치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예를 들어, 2022년 독일에서 남성의 평균 기대 수명은 78세를 조금 넘긴 반면, 여성의 기대 수명은 82.8세였다. 미국의 경우 2021년 여성의 평균 기대 수명은 약 79세인 반면 남성은 73세를 조금 넘은 상태이다. 이 5.8년의 격차는 1996년 이후 가장 큰 수치로 알려져 있다.

85세 이상 연령대에서는 일반적으로 남성이 드물다. © Getty Images

우리나라의 기대수명 역시 1970년 이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1970년에 남자는 58.7세였던 반면 2020년에는 80.5세로 51년간 약 21.8년이 늘어났다. 반면, 여자는 같은 기간에 65.8세에서 86.5세로 약 20.7년이 늘어났다. 역시 여성의 평균수명이 남성보다 5.1년이나 길다.

이처럼 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은 다르다. 하지만 이러한 차이는 인간이 아닌 동물에게도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 이유는 대체 무엇일까?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하는 이유는?

남성이 여성보다 일찍 사망하는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남성의 기대 수명을 낮추는 몇가지 주요 원인들에 대해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발표되었다. 2023년 11월 JAMA 내과학 저널에 게재된 새로운 연구에서 브랜든 얀 박사가 이끄는 (Dr. Brandon W. Yan) 미국 연구자들은 코로나19 팬데믹을 비롯한 외부 요인이 이러한 격차 확대의 원인이라고 설명한다. 즉, 팬데믹이 미국 남성의 기대 수명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이를 통해서 평균 수명을 낮추는 데 기여한 셈이다.

예를 들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는 남성의 낮은 기대 수명의 원인으로 주로 의도하지 않은 부상, 당뇨병, 자살, 살인, 심장병등의 지목되었다. 하지만 팬데믹 기간 동안 남성은 바이러스로 사망할 확률이 더 높았다. 이는 건강학적 행동의 차이뿐만 아니라 직장에서의 노출 위험, 의료 서비스 거부, 주거 불안정 등의 사회적 요인을 포함한 여러 가지 이유 때문일 수 있음이 밝혀졌다. 만성 대사 장애, 정신 질환, 총기 폭력도 영향을 미쳤다.

팬데믹이 미국 남성의 기대 수명에 불균형적으로 영향을 미쳤으며 평균 수명을 낮추는 데 기여했다? © Getty Images

흥미로운 점은 위 연구의 결과에 따르면 '절망의 죽음'이라고 부르는 자살, 중독 문제 또는 폭력 범죄 등으로 인해 남성의 생명이 단축된 경우가 많음이 밝혀졌다는 점이다. 얀 박사는 약물 과다 복용과 살인으로 인한 사망률은 남성과 여성 모두 증가했지만, 남성의 경우 이러한 사망 원인이 더 높은 수치로 증가하며 점점 더 불균형적인 비율을 만들고 있다고 주장한다.

이외에도 남성은 여성보다 위험한 직업을 선택하는 확률이 더 높은것으로 드러났다. 류마티스 전문의이자 하버드 헬스 퍼블리싱의 수석 교수진 편집자인 로버트 H. 슈메를링 박사(Dr. Robert H. Shmerling)는 소방이나 군사 전투와 같은 위험한 직종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훨씬 많다는 사실을 지적한다. 또한 평균적으로 남성이 정기 건강 검진을 건너뛸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 역시 중요한 인자라고 주장한다.

남성과 여성의 기대 수명 격차에는 또 다른 원인이 있다

또한 슈머링 박사는 남성의 자살률이 여성의 그것보다 더 높음을 지적한다. 이에 대한 한 가지 잠재적 이유는 많은 문화권에서 남성의 경우 정신 건강 관리에 소흘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낙인 때문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많은 문화권에서 남성의 경우 정신 건강 관리에 소흘하며 이에 대한 사회적 낙인이 존재한다고 알려져있다. © Getty Images

반면, 심장 질환도 남성 조기 사망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미국 남성은 여성보다 심장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50%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유럽 지역의 남성은 심장 질환으로 인해서 사망할 확률이 더 낮은것으로 드러났다. 즉, 미국 이외의 지역에서는 남성의 심혈관 질환 감소라는 인자가 남녀 간 기대 수명 격차가 줄이고 있는 셈이다. 독일 연방인구연구소 연구팀 역시 오스트리아, 체코, 덴마크, 프랑스, 독일, 슬로바키아, 스위스의 성별 기대 수명을 조사한 결과, 남녀 간 사망률 차이가 감소하고 있는것으로 나타났다.

2023년 7월 유럽 공중보건 저널에 발표된 새 연구 결과 역시 남녀 간 기대 수명 격차의 감소는 대부분 심혈관 질환과 심혈관 질환 및 종양으로 인한 남성 사망률의 감소에 기인한 것으로 설명한다. 1996년과 2019년 사이 연구에 포함된 7개국 모두에서 남녀 사망률 격차가 감소했으며 이는 대부분의 국가에서 이는 남성의 심장 질환이 감소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프랑스에서는 남성의 암 감소가 사망률 성별 격차 감소에 크게 기여했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모두 낙관적인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니다. 체코에서 폐암으로 사망하는 남성은 줄어든 반면 폐암으로 인한 여성 사망률은 오히려 증가하여 남성과 여성의 수명 차이가 줄이고 있기 때문이다.

 

수컷 포유류의 수명을 단축시키는 구애 및 짝짓기 행동?

보다 흥미로운 결과로 성별에 따라 수명에 현저한 차이가 있는 동물은 인간뿐만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도 존재한다. 2020년 3월, 미국 국립과학원 회보에 게재된 국제 연구팀의 연구에 따르면 야생에서의 암컷 포유류가 수컷보다 더 오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학자들이 연구한 101종의 동물 중 암컷의 평균 수명은 수컷보다 평균 18.6% 더 길었다. 인간의 경우 그 수치는 7.8%정도 이기에 동물의 경우 이러한 문제가 훨씬 더 심각함을 알 수 있다.

연구팀은 평균적으로 남성이 정기 건강 검진을 건너뛸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 역시 중요한 인자라고 주장한다. © Getty Images

이러한 특징이 가장 두드러지는 동물은 큰뿔양(bighorn sheep)이다. 암컷 큰뿔양은 일반적으로 수컷 큰뿔양보다 먹이를 먹는 데 더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기 때문에 더 잘 대처할 수 있기 때다. 하지만 연구진의 결과는 양털 포유류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이 기대 수명의 차이가 특정한 시기와 장소에서만 발생한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생활 조건이 양에게 유리하고 모두에게 충분한 먹이가 있으면 수컷이 암컷보다 훨씬 일찍 죽지 않기 때문이다.

반면, 수컷은 성적 경쟁이나 근육을 만드는 데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종의 수컷에게 해당되는데, 이 때문에 기대 수명이 감소하게 된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11-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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