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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민재 리포터
2023-10-06

노벨 화학상, 나노 기술에 중요한 토대를 쌓고 '씨앗을 심은' 바웬디, 브루스, 예키모프 인류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 주고 있는 양자점 연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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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노 기술의 중요한 씨앗을 심은 사람들

노벨 왕립 스웨덴 과학한림원(Kungliga Vetenskapsakademien)은 202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크기가 수 나노미터(nm, 10의 -9승 m) 크기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를 뜻하는 양자점(퀀텀닷 Quantum dot, QD)을 발견하고 발전시킨 미국 매사추세츠공대 교수 문지 바웬디(Prof. Moungi Bawendi), 컬럼비아대학교 명예교수 루이스 브루스(Prof. Louis Brus), 나노크리스털스 테크놀로지 소속 과학자 알렉세이 예키모프(Dr. Alexei Ekimov) 등 3명을 발표했다.

2023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크기가 수 나노미터 크기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를 뜻하는 양자점을 발견하고 발전시킨 문지 바웬디, 루이스 브루스, 알렉세이 예키모프 등 3명이 선정되었다. © Ill. Niklas Elmehed/Nobel Prize Outreach

노벨 평의회 위원회는 올해 수상자들이 물질 자체의 특성이 양자 현상에 의해 결정될 정도로 작은 입자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전하며 이들의 업적을 나노 기술에 중요한 토대를 쌓고 '씨앗을 심은 것’에 비유했다. 나노 기술의 가장 작은 구성 요소인 양자점은 이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현재 다양한 용도로 응용되고 있다.

 

양자점이란?

양자점은 대략 2~10 nm 정도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일반적인 반도체 소재는 연속적인 에너지 준위의 띠(band) 형태의 에너지 레벨을 가진다. 반면, 양자점은 결정의 크기에 따라서 가전자대(valence band)와 전도대(conduction band)의 에너지 준위가 불연속화되며 양자구속효과(quantum confinement effect)를 보이는 광전자 소재이다.

양자점은 대략 2~10 nm 정도 크기의 반도체 결정이다. ©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양자점의 크기가 작아질수록 양자 구속 효과가 강하게 작용하여 양자점의 밴드갭이 커지고 단파장의 색상을 방출하게 되는데, 이로 인해서 양자점 합성을 통한 순도 높고 특정 파장의 색상을 지니는 양자점을 얻을 수 있게 된다.

"중요한 것은 양자점의 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 ©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노벨 화학위원회 의장인 요한 오크비스트(Johanqvist)는 "양자점은 흥미롭고 특이한 특성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양자점의 크기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는 점입니다."라고 덧붙였다.

 

수상자들은 어떤 업적을 남겼을까

물리학자들은 이론적으로 나노 입자에서 크기 의존적 양자 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오랫동안 알고 있었지만, 당시에는 나노 차원으로 제작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했다. 따라서 이 지식이 실용화될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지난 40년간 양자점의 크기, 구조, 표면/결함의 정밀한 제어를 위한 연구개발이 진행되었는데 수상자들은 이들의 기초를 닦은 선구자들이다.

입자의 직경이 수 나노미터에 불과하면 전자가 상호작용할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 이는 입자의 광학적 특성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1980년대 초 알렉세이 에키모프는 컬러 유리에 크기 의존적인 양자 효과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 색은 염화구리의 나노 입자에서 비롯된 것으로, 에키모프는 입자 크기가 양자 효과를 통해 유리의 색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한 셈이다. 몇 년 후, 루이 브루스는 세계 최초로 유체에서 자유롭게 떠다니는 입자의 크기 의존적 양자 효과를 증명했으며 1993년 뭉기 바웬디는 양자점의 화학적 생산에 혁명을 일으키며 거의 완벽한 입자를 만들어 냈다. 구체적으로 바웬디는 셀렌화 카드뮴을 형성할 수 있는 물질을 바늘 주위의 용매를 포화시키기에 충분한 양의 뜨거운 용매에 주입했으며, 이로 인해서 셀렌화 카드뮴의 작은 결정이 즉시 형성되었지만 주입으로 인해 용매가 냉각되어 결정 형성이 중단되었다. 하지만 바웬디가 다시 용매의 온도를 높이자 결정이 다시 자라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것이 오래 지속될수록 결정은 더 커져갔다. 이러한 높은 품질의 결과는 양자점을 응용 분야에 활용하기 위한 필수 단계로 인식된다.

바웬디는 완벽한 입자를 만들어냈다. © Johan Jarnestad/The Royal Swedish Academy of Sciences

 

양자점의 다양한 응용

최근엔 양자점의 연구를 바탕으로 광 물리적 특성(발광효율, 색 순도)을 활용한 디스플레이 장치가 상용화에 성공하고 있다. 이제 우리에게 친숙한 QLED 기술을 이용하는 컴퓨터 모니터와 텔레비전 화면은 우리 생활에서 떼려야 뗄 수 없는 양자점 기술의 산물이다. 스스로 빛을 내는 양자점은 명암 단계별로 광범위하고 세밀하게 정확한 색 구현이 가능하다. 또한, 효율적인 빛의 활용과 다재다능한 기능에 비해서 간단한 구조로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에 적극 사용되고 있다.

생물학자나 의사들은 생물학적 조직을 매핑하고 종양 조직을 제거하는 데 양자점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우수한 발광 특성과 높은 흡광계수 그리고 용액공정이 가능한 양자점은 태양광의 근적외선 영역을 효과적으로 흡수할 수 있다. 따라서 태양전지의 수광층으로도 연구개발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종합해 보면 양자점은 인류에게 큰 혜택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는 노벨상의 목적과도 일치하는 연구 결과이다. 연구자들은 앞으로 양자점이 전자 장치, 초소형 센서, 더 얇은 태양 전지, 암호화된 양자 통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인류는 이제 막 이 작은 입자의 잠재력을 탐구하기 시작하고 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3-10-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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