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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현정 리포터
2023-10-06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나이에 따라 다르다? 보훔 루르대학교, 전 생애 걸친 주관적 웰빙 추이 연구 결과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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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가장 행복한 나이는 언제일까? 비록 OECD에서 발표하는 세계 행복 순위에서 우리나라의 행복도는 다른 국가들보다 상당히 낮은 순위에 있지만, 통계적 수치와는 별개로 개인적으로 행복한 순간, 행복했던 시절은 반드시 있다.

최근 보훔 루르대학교 심리학 연구진은 생애 전반에 걸친 행복감을 주관적 웰빙 지표로 개념화하여 그 추이를 조사한 결과를 미국 심리학회 저널(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인 Psychological Bulletin에 발표했다.

행복은 삶에 대한 철학적 성찰이면서 주관적 평가이기 때문에 측정 및 수치화하기 어려운 개념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최근 주관적 안녕감을 통해 행복에 대한 과학적 측정이 가능해졌으며, OECD를 비롯한 국제기구와 개별 국가들이 행복 지표를 측정해 정책 개발에 활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전 생애에 대한 메타 분석으로 연령대별 주관적 웰빙 요소를 확인할 수 있으며, 행복감의 감소 추세에 있는 연령에 대한 정책적 개입에 지침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생애 전반에 걸친 행복감의 추이를 조사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GettyImagesBank

 

생애 전반에서 삶의 만족도 호의적으로 발달, 부정적 감정은 변동 요인 커

보훔 루르대학교 연구진은 총 460,902명을 대상으로 한 종단연구에서 443개 샘플을 기반으로 생애 전반에 걸친 주관적 웰빙 추이를 조사했다. 주관적 웰빙은 주관적 안녕감을 측정하는 영역으로 ‘행복 측정 조사’에 흔히 사용되며, 삶의 만족도, 긍정 정서 및 부정 정서 경험으로 구성된다. 이번 연구 역시 주관적 웰빙의 세 가지 핵심요소에 초점을 두고 진행됐다.

연구 책임자인 수잔 뷔커(Susanne Bücker) 교수는 “생애 전반에 있어 주관적 웰빙은 호의적인 발달 패턴을 보였다.”고 연구결과를 정리했다. 다만 구성 요소별로 다소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이 추이는 관련 변인을 종합해 살펴보기 위한 단서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주관적 웰빙은 ‘행복 측정 조사’에 흔히 사용되는 지표다. ⓒGettyImagesBank

먼저 삶의 만족도 항목은 9~16세 사이에 감소하다가 70세까지 소폭 증가한 후, 96세까지 다시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뷔커 교수는 “청소년기에 삶의 만족도가 떨어지는 것은 사춘기 동안 자신의 신체와 사회생활의 변화가 영향을 미쳤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후 청년기부터 70세까지 삶의 만족도가 소폭 증가 추이를 보이고, 다시 96세까지 감소했다. 연구진은 이 시기의 삶의 만족도는 복잡한 사회 요소와 밀접하게 연계돼 있기 때문에 연구방법을 바꿔 횡적연구를 시행한다면 지역·사회·문화마다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주관적 웰빙에 또 다른 요소인 긍정적 정서는 9세부터 94세까지 거의 전체 기간 동안 감소 추이가 나타났다. 특히 성인기 후반으로 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는데, 연구진은 성인기 후반으로 갈수록 전반적인 웰빙 구성 요소가 악화되는 경향과 무관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반면 부정적 정서는 9세부터 22세 사이에 약간의 기복을 보이다가 60세까지 감소한 후 소폭 증가 추이를 보였다. 연구진은 청소년기의 부정적 감정 추이는 삶의 만족도 및 긍정적 정서의 변화 요인과 맞닿아 있지만, 노년기에 반등 요인은 개선하기 어려운 개인적 요인이 있다고 분석했다. 개인의 신체적 성능 저하와 건강 악화, 사회적 접촉 감소, 특히 가까운 사람의 죽음을 경험하는 것이 노년기의 주관적 웰빙을 낮추는 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따라서 사회·정책적 차원에서 노년기의 행복감을 유지 혹은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는 프로그램 개발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연구진은 삶의 만족도 항목보다 긍정적·부정적 감정 상태의 평균 변화가 더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보훔 루르대학교 연구진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생애 전반에서 삶의 만족도 호의적으로 발달, 부정적 감정은 변동 요인 큰 것으로 나타났다. ⓒAPA PsycNet

 

행복은 좋은 사회를 만드는 힘

행복은 개인의 심리영역 이상의 의미를 포함한다. 학자들은 행복이 개인과 사회적 번영, 복잡한 사회 현상을 예측할 수 있는 강력한 정보로서 기능한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높은 행복 수준을 보이는 국가들은 건강, 출산율, 교육 보급률, 사회 응집성 및 안정성 등 이른바 ‘좋은 사회 특성’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때문에 국제 사회는 주관적 안녕감 외에도 다양한 행복 관련 측정 도구를 개발해 조사하면서 개인의 행복뿐만 아니라 더 나은 사회를 만들기 위한 방향을 모색 중이다.

대표적인 행복 측정 도구는 OECD의 BLI 지수(Better Life Index →바로가기)다. BLI는 OECD 50주년과 함께 출범한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발표됐는데, GDP 및 거시 경제 통계치의 한계성을 인식해 종합지수가 아닌 각 영역별 측정치로 조사한다. 특히 BLI는 물질적 조건 및 삶의 질 차원으로 분류돼 있으며, 삶의 질을 반영하는 주관적·객관적 지표를 포함하는 구체적인 프레임워크로서 폭넓게 활용된다.

EU가 개발한 삶의 질 지수(Quality of Life Indicators →바로가기)는 EU 회원국의 주관적 안녕감을 수치화한 것으로 유럽통계청이 시행한 소득 및 생활 조건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지수를 계산하는 방법이다.

UN 산하 지속가능발전해법네트워크가 발표하는 세계 행복보고서에 수년 째 1위를 차지하는 핀란드는 자국 통계청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약 100개의 지표(Findikaattori)를 통해 웰빙 수준과 사회의 다양한 요소들을 측정한다. 이 지표에는 주관적 웰빙을 측정하기 위한 질문이 포함돼 있는데, 이 문항은 매년 사회 환경을 적용해 새로 구성된다. 핀란드와 함께 행복보고서 상위권을 차지하는 네덜란드도 자국 통계청과 협업을 통해 삶의 질 지수(Life Situation Index)를 측정한다.

김현정 리포터
vegastar0707@gmail.com
저작권자 2023-10-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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