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만든 사회 현상 중 대표적인 하나는 ‘방구석 관람’이다. 이 말은 코로나 시대에 등장한 새로운 문화예술 향유 행태를 뜻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인해 공간을 공유하기 어려워지고, 문화예술 및 대중문화 행사의 직접 관람이 제한되면서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관람이 직접 관람의 대안으로 떠올랐다. 이같은 제약은 4월 18일부로 완전 해제돼 이제는 자유로운 현장관람이 가능하지만, '방구석 관람'은 새로운 문화예술 및 대중문화의 향유 트렌드로 자리 잡는 분위기다.
코로나19로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감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의 58.1%는 1년에 1회 이상 문화예술행사를 관람했다. 유형, 장르와 무관하게 1인당 평균 3~7회 가량 관람을 한 셈이다. 이 수치는 코로나19 발생 전 2019년 81.9%(7.7회)와 비교해 23.7%p 극감한 것이지만, 코로나 확산세가 증가한 지난 2년보다는 점차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로 2019년 이후 2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가 상향되면서 관람률은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1년에는 33.6%까지 낮아졌다. 이 시기에는 문화예술 전반에 걸쳐 관람률이 5% 미만 대를 나타냈고, 무용·전통예술·연극·뮤지컬 등 순수예술은 대중문화 분야에 비해 큰 차이로 낮아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시행한 ‘코로나19 대응 예술현장의 위기인식 실태조사’에 따르면, 문화예술활동 감소 요인에 대해서 감염우려가 90.1%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와 함께 접근가능 공간제약(88.2%), 콘텐츠 감소(87.2%)가 뒤를 이었다.
문화예술계의 디지털 전환, 위기가 곧 기회
이같이 코로나19 영향으로 대면 문화예술활동이 크게 위축되면서 공연계는 온라인 스트리밍 방식을 통한 ‘디지털 전환’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2020년 실태조사는 비대면 문화예술활동을 경험한 응답자가 49.9%로 집계됐으며, 이중 코로나19 이후 최초로 비대면 문화예술을 경험한 응답자는 24.6%라고 발표했다. 이 기간에는 대부분의 문화예술행사에 제약이 따랐기 때문에 장르 불문하고 직접관람 보다 온라인 관람 횟수가 높았다.
특히 대중음악·연예 분야의 공연은 온라인 대체 콘텐츠 경험이 2019년 14.5회에서 2020년 23.9회, 2021년에는 31.9회로 가장 크게 늘었다. 뒤를 이어 온라인 영화관람 횟수도 2019년 11.1회에서 2020년 12.8회, 2021년 16.5회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 자료를 인용한 정보통신연구원(KISDI)은 이슈 리포트를 통해 이 시기에 순수예술분야 및 고전예술 분야의 디지털 전환 시도가 고무적인 결과를 보였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해당 분야는 코로나19 이전의 직접관람 횟수보다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 내 온라인 관람 횟수가 더 높다.
대표적으로 온라인으로 서양음악 행사를 관람한 횟수는 2019년 5.2회(직접 관람 1.9)에서 2020년 5.7회, 2021년 8.1회로 집계됐다. 문학행사와 미술전시회 역시 2019년에 직접관람 횟수가 2.0회를 넘지 않았고, 온라인 관람은 각각 3.4회, 4.0회에 그쳤다.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2021년에는 직접 관람은 더 감소한 반면, 온라인을 통한 관람은 각각 5.1회와 4.2회로 상승했다.
KISDI는 온라인·디지털 관람 방식이 등장함에 따라 문화예술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주어졌다고 분석했다. 특히 클래식, 발레 등과 같이 진입장벽이 높은 고전예술 장르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고급문화예술의 대중화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온라인 문화예술 스트리밍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콘텐츠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이 중요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온라인 관람에도 연령·소득·학력 등에 따라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문화예술 산업계에 중요한 과제가 될 것으로 예상했다.
온라인 관람은 이제 대안이 아닌 선택
한편, 문화콘텐츠진흥원(KOCCA)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되면서 문화예술 향유 방식에 또 한 번의 전환을 맞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큰 변화 축은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즉 코로나19 이전 방식으로의 전환이다. 하지만 이제는 온라인+오프라인이 결합한 하이브리드형 콘텐츠의 등장과 이런 향유 방식에 익숙해진 소비자들의 요구를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OCCA의 ‘디지털전환 시대 콘텐츠 이용 트렌드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온라인 공연 유료 이용자의 83.6%가 앞으로 기회가 되면 온라인 공연을 볼 것이라고 응답했다. 공연 장르가 현장 체험 이점이 높기 때문에 동일한 콘텐츠라면 오프라인으로 관람하겠다는 응답자가 41.8%를 차지했지만, 나머지는 온라인 공연을 우선 또는 혼합하여 지속적으로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응답자의 17.7%가 동일한 콘텐츠라면 온라인으로 관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콘텐츠에 따라 온라인·오프라인 공연을 결정하겠다는 응답도 32.3%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추세에 따라 앞으로의 문화예술 콘텐츠 산업이 ▲온라인의 오프라인 흡수형 ▲오프라인의 온라인 확장형 ▲온라인+오프라인 통합형 등의 유형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말 그대로 온라인 관람은 이제 대안이 아닌 선택이 된 분위기다.
KOCCA는 “디지털 전환시대에는 이용자에게 집중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앞으로 다가올 미래는 이용자가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라고 전망했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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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08-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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