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또 하나의 원대한 목표
뉴럴링크는 2016년 일론 머스크와 7명의 과학자와 공학자 등 총 8명이 컴퓨터가 인간의 뇌와 직접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하고자 설립한 회사이다. 위 기업은 일론 머스크의 또 다른 기업들, 즉 스페이스 엑스, 테슬라, 그리고 트위터만큼 유명하진 않지만 일론 머스크가 참여하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큰 화제가 되고 있는 기업이다.
일론 머스크는 과학을 기반으로 기업가적인 접근 방식을 선택하는 사람이기에, 그가 몸담고 있는 곳은 대부분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물론 성공만큼 논란도 항상 따라다니는 그이지만, 적어도 뉴럴링크 기업이 추구하는 과학적인 목표만큼은 높게 평가할 수 있을듯하다. 뉴럴링크는 마비, 실명, 조현병 등 현재까지 사실상 의학적인 치료가 불가능한 복잡한 신경 질환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궁극적으로 인류에 큰 도움을 가져다 주고자 시작한 기업이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이 뉴럴링크 관련 뉴스가 나올 때마다 큰 관심과 기대를 보이고 있다.
뇌 임플란트란?
뇌 임플란트라니, 듣기에도 생소한 용어이다. 하지만 위 기술은 이미 10년 전부터 꾸준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기술이다. 뇌 임플란트는 치아 임플란트처럼 뇌를 완전히 대체하는 무언가를 머릿속에 집어넣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뇌에 미세 전극을 이식하여 뇌 속에서 발생하는 생체 전기 신호를 컴퓨터를 통해서 해석하고 조종하는 기술이다. 즉,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Brain Computer Interface)기술의 한 종류로, 현재는 주로 루게릭병 등 신체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위주로 이들의 의사소통을 좀 더 자유롭게 해주는 역할을 시도 하고 있다.
이처럼 뇌 임플란트를 연구하는 과학 공학자들은 신체 활동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들의 의도와 생각을 컴퓨터를 통해서 번역할 수 있다면 이들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설명한다. 뇌 임플란트는 주로 운동 피질에 있는 뉴런의 전기 신호를 기록 후 컴퓨터로 신호를 보내 해석할 수 있도록 설계된다. 운동 피질은 일반적으로 사고에 관여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말을 하기 위한 신체의 외부 기관 등에 움직이라는 명령을 보내는 곳이다. 따라서 뇌 임플란트는 실제 생각을 기록하고 해석하기보다는 움직이라는 명령등을 기반으로 뇌의 계획을 기록할 수 있는 장치이다.
지난 2015년 네덜란드 위트레흐트대 닉 램지 의대 교수팀은 루게릭병 환자 하네케 드 브라우너를 대상으로 뇌 임플란트 수술을 최초로 성공한 바 있다. 연구팀은 환자의 두개골을 열고 뇌의 운동피질 영역에 작은 전극을 이식한 후 환자 가슴에 이식한 무선 송신기를 이 전극과 연결했다. 이어서 위 송신기를 컴퓨터와 연결하여 뇌에서 발생한 미세한 전기 신호를 컴퓨터로 보내는 데 성공했다. 환자가 선택하려는 글자를 떠올리면 뇌에서 그에 따른 특정 전기 신호를 발생시키고, 컴퓨터는 이를 읽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환자가 기계를 이해하고 기계와 소통하는 데 상당히 긴 시간이 필요했으며 알파벳 한 글자를 표현하는 데에도 수십 초가 소요되었다고 한다. 반면, 2010년 말 뇌 임플란트를 받은 환자의 타자 속도가 기존보다 4배나 빨라졌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며 최근 상당한 발전을 보이고 있는 기술이다.
일론 머스크 역시 지난 2019년, 뉴럴링크 기술을 처음 선보이며 뇌에 뉴럴링크 칩을 이식한 돼지와 원숭이가 뇌의 신호를 이용하여 탁구공을 움직일 수 있음을 선보인 바 있다.
현실판 "매트릭스"?
지난 2020년, 일론 머스크는 뉴럴링크가 개발한 뇌 임플란트의 잠재적 용도에 대해 설명하면서 "미래는 이상해질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실제로 지난 7년 동안 뉴럴링크는 수천 개 이상의 뉴런 활동을 머리카락보다 얇은 실에 부착된 전극을 통해서 모니터링하도록 설계된 컴퓨터 칩을 개발해 온 바 있다. 바로 20년 전 영화이지만 큰 충격을 불러일으켰던 영화 "매트릭스"에서처럼 뇌와 컴퓨터를 연결하여 마음속 깊은 곳에 있는 정보와 기억을 다운로드할 수 있는 기술이 떠오르는 기술이다.
뉴럴링크는 위 기술을 통하여 주로 실명이나 마비 같은 신경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그치지 않고 인간의 텔레파시를 실현함에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뉴럴링크는 위 기술의 성공적인 설계와 운영을 기반으로 인류가 인공지능과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한다. 더 놀라운 점은, 아직 뉴럴링크 쪽에서 시험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을 밝히진 않았지만, 며칠 전 미국 식품의약청(FDA)의 승인을 받아 첫 번째 인체 대상 임상 연구를 곧 시작할 것이라는 점이다. 뉴럴링크는 조만간 자세한 내용을 공지하며 시험 참가자를 모집할 예정이다.
뉴럴링크뿐이 아니다
이러한 시도를 하고 있는 기업은 뉴럴링크뿐이 아니다. '블랙 록 뉴로 테크'를 포함한 몇몇 기업은 인간의 뇌에 칩을 인식하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심지어 뉴럴링크보다 더 다양한 연구를 통해서 진전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물론 뉴럴링크의 경우는 화제를 몰고 다니는 일론 머스크 덕분에 대중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투자의 기회가 늘어날 가능성이 훨씬 크지만, 이러한 유명세가 반드시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사실 우리는 여전히 사람의 마음을 읽을 수 없다. 또한, 뇌를 연구한다고 해도 현재의 기술로는 우리가 이해하고 해독할 수 있는 정보의 양이 매우 제한적이다. 즉, 매우 근본적인 질문으로 돌아가서 우리가 생각하는 것이 뇌의 어느 곳에 저장되는지 또한 어떠한 상호작용을 거쳐서 뇌를 통해서 외부 신체 기관으로 나오는지에 대한 자세한 기작들은 알려진 것이 거의 없다. 그 때문에 현실판 매스릭스를 자유롭게 경험하려면 적어도 한 세기는 걸릴 전망이라는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무엇보다도 더 빠르고 정교한 뇌 임플란트를 만들기 위해서 뇌에 더 많은 전극을 연결해야 신호 해석의 정밀도를 높일 수 있기에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서 제한점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다.
또한 현재까지는 대부분의 뇌-컴퓨터 인터페이스 기술들이 일회성에 사용되거나 동물에게만 실험되어 왔다. 따라서 인간 임상 연구는 뉴럴링크가 처음 시도하는 것이다. 뉴럴링크는 이미 2022년 위 기술의 인체 적용을 위한 임상 실험 승인을 시도했지만, 안전 문제로 거부당한 바 있다.
물론 기술이 잘 적용되더라도 장치를 통한 뇌의 감염이나 면역 거부 반응을 통한 여러 부작용등은 제대로 대비가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또 다른 전문가들은 위 기술의 발전을 통해서 환자의 개인정보 문제 등을 통한 다양한 윤리적 문제가 발생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는 최근 기하급수적인 발전 속도를 보이고 있는 인공지능의 문제와 비슷하다. 이에 관련한 규정과 사회적인 약속 등 기술을 뒷받침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다양한 장치도 반드시 함께 준비될 수 있어야 한다.
- 김민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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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3-06-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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