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 최초의 별들은 어떻게 생겼을까?
천문학이 본격적으로 눈부시게 발전하기 시작한 20세기 초부터, 과학자들과 천문학자들은 우주의 신비와 기원에 대해서 파헤치기 시작했다. 수많은 원초적인 질문들에 대한 답을 하려 노력하는 천문학자들은 그 중 단연 최초의 별이 어떻게 생겼을까 하는 의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 노력하곤 했다.
이를 이해하려면 ‘우주의 새벽’이라고도 불리는 우주 탄생과 최초의 별 탄생 사이 시기를 살펴봐야 한다. 위 시기는 차가운 수소 가스들로 구성되어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어떠한 이유에서 유발되는 높은 밀도로 이루어지는 분자 구름이 형성되었다고 예측된다. 충분히 높아진 밀도와 이들이 유발하는 높은 중력으로 인해서 수소가 붕괴한 지점에서 첫 세대의 별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이론적으로 우주 최초의 별은 빅뱅에서 가장 먼저 나온 원소인 순수한 수소와 헬륨으로 구성되었을 것으로 예측된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더 다양한 원소들이 별의 내부에서 탄생하기 시작했고, 수많은 초신성 폭발로 인해서 더 다양한 원소들은 온 우주에 퍼져 나갔다고 예측된다. 즉, 위 첫 세대 별들은 현재의 별들과 구성성분에서 차이가 있으며 온 우주에 삶의 씨앗을 뿌리며 사라지기 시작한 별들이다. 위 세대의 별들이 없었다면 인간의 탄생은 결코 없었을 것이다.
최초의 별들을 관측하는 방법
아쉽게도 최첨단 과학 기술로도 위 별들이 폭발하기 전 모습을 직접 확인하기는 매우 힘들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에 대한 간접적인 증거들은 이론적으로 이미 많은 분석이 되고있다. 예를 들면, 첫 세대 별들은 고 에너지가 유발하는 자외선 방출이 진행되었다고 예측되는데, 이들의 등장은 수소 분자 구름의 상태를 변형시켰다고 예측된다. 수소 기체들은 우주 초기의 뜨거운 배경복사를 흡수하기 시작했으며, 이들은 자외선 특정 주파수에 흡수되었다고 예측된다. 이들의 관측은 미국 애리조나주립대 연구진에 의해서 마이크로분광계라고도 불리는 전파 망원경을 통해서 수행되었으며 지난 2018년 이들의 신호가 확인되었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이외에도 이론적으로 예측되고 있는 ‘우주의 새벽(우주 탄생의 순간인 빅뱅 Big Bang으로부터 최초의 별이 나타나기 전까지의 시기)’ 근처에서 형성된 아기 은하단을 찾는 방법을 들 수 있다. 이러한 은하들은 수천 개의 은하와 수조 개의 별들로 이루어진 광대한 은하단, 즉 우주에서 가장 큰 질량 덩어리 중 하나로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주 초기를 분석하기 안성맞춤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우주의 초기 시기를 조사하는 데 이상적이다. 실제로 위 우주망원경의 두 가지 큰 목표 중의 하나는 이러한 우주 초기의 천체를 관측함에 있으며,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시공간적으로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은하들이 지구에서 너무 빠르게 멀어지며 가시광선과 은하들에 대한 대부분의 정보가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적외선 파장으로 확장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측 첫해에도 이미 빅뱅 이후 불과 수억 년 만에 형성된 밝은 은하와 거대 블랙홀을 많이 찾아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최근 놀라운 관측을 또 한 번 해냈다.
수많은 “아기 은하”를 발견하다
제임스 웹 관측팀은 최근 7개의 오래된 은하들을 발견했는데, 이들은 빅뱅 이후 불과 6억 5천만 년 전에 탄생한 은하들이다. 연구와 관측을 이끈 캘리포니아 공과대학의 적외선 처리 및 분석 센터의 천문학자인 모리시타 타카히로 박사(Dr. Takahiro Morishita)는 당시 우주 전체에서 가장 거대한 시스템이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근적외선 카메라(NIRCam)로 촬영한 초기 우주의 먼 은하 원시 성단의 모습이다. 북쪽 및 동쪽 나침반 화살표는 하늘에서 아래로 바라볼 때 이미지의 방향을 나타내며, 아래에서 볼 때는 북쪽과 동쪽의 관계는 지상 지도의 방향 화살표와 반전되어야 한다. 스케일 바는 하늘에서의 각도 거리 측정값인 아크 초(1아크초는 1아크도의 1/3600배에 해당; 보름달의 각 지름이 약 0.5도임을 상기시켜보면 위 천체의 크기가 대략 가늠된다)로 표기되어 있다. 아랫부분 색상은 각 적외선 필터를 통과한 천체에 채색된 해당 가시광선 색깔을 나타낸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적색편이, 우주의 역사와 크기를 가늠하는 중요한 매개변수
천문학자들은 위 천체를 근적외선 분광기(NIRSpec)를 통해서도 함께 관측한 바 있다. 이를 통해서 거리를 정밀하게 측정하고 이 은하들이 발달 중인 성단의 일부임을 확인했다.
우주가 팽창함에 따라 빛의 파장이 늘어나 더 긴 붉은 파장으로 쪽으로 이동하는 현상을 “적색편이(redshift)”라고 부르는데, 늘어난 파장 값을 통해서 적색편이를 계산할 수 있다. 따라서 초기 우주에서 방출된 빛이 제임스 웹 망원경을 통해 감지하면, 위 적색편이 값은 우주를 여행하는 동안 이들이 얼마나 많이 이동했는지에 따라 결정되게 되며, 이를 통해서 이들이 탄생한 시기, 지구에서의 거리 및 대략적인 우주 크기도 짐작할 수 있게 된다.
참고로 보통 근적외선 관측 도구와 함께 오래된 은하를 찾기 위해서는 “라이먼 브레이크 (Lyman break: 자외선 범위의 Lyman alpha 임계 파장인 0.1216마이크로미터에서 스펙트럼이 갑자기 뚝 끊기는 것처럼 보이는 현상)” 현상을 관측하는데, 이 역시 스펙트럼이 얼마나 긴 파장 쪽으로 이동했는지, 즉 Lyman alpha 임계 파장이 얼마나 적색편이를 일으켰는지를 통해서 조사할 수 있다. 위 현상의 관측을 통해서 은하의 나이와 대략적인 우주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다. 또한, 정확한 질량 추정에 필요한 발머 브레이크 영역 역시 2.5 마이크로미터 이상의 파장으로 적색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적색편이는 우주의 기본 성질을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한 물리학적 그리고 천문학적인 파라미터라고 부를 수 있다.
이번에 관측된 7개의 은하는 대략 적색편이 7.9 값을 보이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이들이 탄생한 시기가 예측된다. 이 원시 성단은 지금까지 관측된 것 중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천체로, 따라서 가장 초기의 천체라고 부를 수 있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 은하들의 관측을 통해서 순식간에 130억 년 전의 순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
위 은하들은 허블 우주 망원경에 의해 이미 수년에 걸쳐 붉은 빛의 점으로 관측된 바 있으며 조각가 자리(constellation Sculptor)의 은하단 사이에 있는 판도라 성단의 높은 중력으로 인해 유발되는 공간 뒤틀림에 의해 확대되었기 때문에 이렇게 멀리 떨어진 곳에서만 관측이 가능해진 것으로 해석된다. 중력 렌즈 효과로 인해서 여러 개로 분해될 수 있는 소수의 천체는 반드시 추가 분광학적 관측을 통해서 같은 천체인지 식별해야 한다.
제임스 웹 망원경 팀은 이를 통해서 7개의 점이 모두 은하이며, 이들 모두 약 40만 광년 정도의 거리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참고로, 이전까지는 제임스 웹과 같은 고해상도 이미지와 민감한 분광 데이터가 부재했기에 더 먼 거리에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었던 YD4 은하의 거리를 이번 관측을 통해서 더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이 초기 은하 그룹에서의 흥미로운 다양성
모리시타 박사와 그의 동료들은 또한 분광학적 데이터를 통해 이러한 “유아시기의 아기 은하(Infant Galaxies)” 중 일부를 채우고 있는 별들이 놀랍게도 초기 별 세대들이 만들었으리라 예측하고 있는 산소나 철과 같은 다양한 원소를 상당량 포함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 은하 중 일부는 최소 10~100배나 큰 우리은하(Milky Way)보다 10배 이상 빠른 속도로 엄청난 속도로 별을 탄생시켰으리라 예측된다. 관측과 계산에 따르면 젊은 그룹의 다른 은하들은 1년에 겨우 하나의 별을 생성하고 있다고 예측되는데 모리시타 박사는 이를 통해서 이 초기 은하 그룹에서 흥미로운 다양성을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사실 이러한 관측들이 늘어날수록 일부 우주론 학자들 사이에서는 초기 우주가 표준 이론이 예측하는 것보다 훨씬 빠르게 별, 은하 및 블랙홀을 생성하고 있었을 수 있었다는 의혹이 늘어나게 만들고 있다. 모리시타 박사는 이에 관해서 반면 우주론에는 아직 ‘위기’가 없다고 의견을 밝혔는데, 다만 복잡한 현상인 초기 우주의 별 형성과 먼지 생성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이전까지 불완전했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놀라운 발견은 계속된다
이번 관측은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의 천문학자 토마소 트루 박사(Dr. Tommaso Treu)가 대략 10년 전에 조직한 GLASS(Grism Lens-Amplified Survey from Space: 우주로부터의 그리즘 렌즈 증폭 조사)팀이 망원경 발사 전에 제임스 웹 초기 과학 관측 프로그램 (JWST early release science)의 일환으로 제출한 “Through the Looking GLASS: A JWST Exploration of Galaxy Formation and Evolution from Cosmic Dawn to Present Day(우주의 새벽부터 현재까지 은하 형성과 진화에 대한 JWST 연구)” 제안서를 통해서 진행되었다.
일반적인 우주론에 기반한 모델과 이의 계산에 따르면, 막대한 중력은 결국 이 은하들을 적어도 1조 개의 별을 포함하는 거대한 성단으로 끌어당길 것으로 예측된다. 이탈리아 국립 천체물리학 연구소의 베네데타 불카니 박사(Benedetta Vulcani) 역시 이번 관측을 통해서 이런 은하들을 여러 강에 작은 물방울로 볼 수 있으며 이들은 나중에 모두 하나의 크고 거대한 강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의견을 주장했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3-05-0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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