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별들이 형성될 때 인근 은하의 가스와 먼지 구조들에 영향을 미친다
우리 태양계는 중심에 태양이 존재한다. 또한 행성, 미행성, 소행성, 혜성, 작은 먼지 등 크고 작은 천체들이 수없이 모여서 거대한 태양계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태양계들이 최소 수천억 개가 모여야 하나의 은하를 이룬다. 미국에는 “거대한 참나무도 작은 도토리에서 자란다(Great oaks from little acorns grow)”는 속담이 있다. 크고 작은 수많은 천체들이 모여서 더 큰 천체를 이루고 있는 태양계나, 은하, 그리고 더 큰 은하단 등에 잘 맞는 표현이다. 참고로 천문학자들은 보통 은하의 질량을 계산하여 대략적인 별의 개수를 파악하곤 하는데, 이를 통해서 우리은하에도 역시 최소 천억 개에서 수천억 개의 별이 존재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우리 태양 같은 경우 우리은하의 한쪽 구석에 자리 잡은 수많은 별 중 아주 평범한 하나의 별이다. 하지만, 이러한 크고 작은 별이 모여서 거대한 은하를 이루는 만큼 별들의 진화 과정은 분명 국소적으로 은하의 진화 과정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새로운 별들이 형성될 때 인근 은하의 가스와 먼지 구조들에 영향을 미치게 되며, 이들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서 다른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
PHANGS 프로그램 - 젊은 별들이 은하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PHANGS(Physics at High Angular resolution in Nearby Galaxies) 프로그램(관련 홈페이지 바로 가기)은 General Observer 프로그램 2107의 일환으로 수행되고 있는 천문학 프로젝트이다.
PHANGS팀은 인근 은하에 대해서 가장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팀이여 미국, 독일, 그리고 칠레 등에서 일하고 있는 100명 이상의 천문학자로 이루어진 팀이다. 이들은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허블 우주망원경, VLT 망원경, ALMA 전파망원경, IRAM 전파망원경 등 여러 파장(광학, 전파, 적외선 및 자외선 파장)을 이용하여 젊은 별들이 은하의 진화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한다.
가스나 온도가 낮은 먼지 같은 경우는 적외선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기에 허블 우주망원경 등 가시광선으로 보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예측된다. 특히 중적외선으로 관측하게 될 은하의 경우 세부 모습은 가시광선의 그것과 판이하게 다를 것으로 생각된다.
제임스 웹으로 본 젊은 별과 은하의 모습
PHANGS팀의 연구 중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과 관련된 연구는 National Science Foundation의 NOIRLab의 Gemini Observatory 수석 과학자이자 애리조나 대학의 천문학자인 재니스 리 박사(Dr. Janice Lee)가 이끌고 있다. 리 박사가 이끄는 제임스 웹 PHANGS팀은 현재 19개의 나선 은하의 다양한 표본을 연구하고 있으며, 첫 몇 달 동안 M74, NGC 7496, IC 5332, NGC 1365 및 NGC 1433 등 5개 은하의 표적 관측을 수행했다. 그리고 위 결과가 2월 중순 새롭게 공개되었다.
흐릿한 먼지구름을 뚫고 우주를 세세하게 들여다본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MIRI 장비는 먼 은하계 팔 부분에서 별의 형성과 가스 그리고 먼지 등에 대한 엄청난 관측 결과를 제공했다. 위 결과는 우리 우주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별이 형성될 때 가장 큰 규모의 천체 중 하나인 은하의 진화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지 설명해줄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위 초기 결과들을 기반으로 현재 20개가 넘는 관측 결과 논문이 The Astrophysical Journal Letters에서 제출, 발간된 상태이다.
그동안의 PHANGS팀 결과는 가시광선, 자외선, 전파만을 이용하여 은하를 관측했기에 제임스 웹이 관측한 모습과는 매우 다르다. 특히 중적외선의 눈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은하 내에서 고도로 구조화된 천체들을 보여주고 있다. 빛나는 먼지와 나선형 팔을 따라 늘어선 거대한 거품 모양의 가스가 보인다. 관측된 인근 은하의 일부 지역에서 이러한 거품 모양 망은 어린 별들이 에너지를 방출하는 과정에서 형성된 것으로 예측된다.
허블로 볼 때와 사뭇 다르다
허블 우주망원경과 같이 가시광선으로 관측했을 때는 위 대부분의 천체들이 어두운 모습으로 공개되었었는데, 이는 별 수명 초기 단계에 가스와 먼지구름 등에 의해서 둘러싸여 있기 때문으로 예측되고 있다. 그리고 같은 지역을 적외선으로 관측했을 시 예상처럼 정교한 세부 구조가 드러나게 되었다. 즉, 허블 우주망원경으로 관측할 수 없는 ‘사라진 퍼즐 조각’을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해서 찾을 수 있다.
특히, 성간 물질의 먼지는 별 형성 부근에서 빛을 흡수한 후 다시 적외선으로 재방출하며 상호작용하는데, 이러한 재방출 빛은 다시 먼지와 가스와 상호작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어린 별 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주변의 가스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직접 관측할 수 있다.
PHANGS 팀은 다른 지상 망원경이나 우주망원경으로 촬영한 같은 지역 사진을 기반으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결과와 비교 보완할 예정이며 이러한 결과들을 계속해서 대중에 공개할 예정이다. 리 박사는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해상도 덕분에 처음으로 별 형성에 대한 면밀한 조사를 수행할 수 있었고, 인근 은하에 존재하고 있는 성간 매질 기포 구조(interstellar medium bubble structures)의 정보를 얻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이러한 결과들이 쌓이면 별 형성과 이들의 부산물들이 어떤 방식으로 성간 매질과 상호작용하는지, 또 어떤 방식으로 별이 탄생하는지, 혹은 어떤 방식으로 별 형성이 방해되는지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NGC 1365
NGC 1365는 PHANGS팀의 공동 연구 대상 은하 19개 중 하나이다. NGC 1365 은하는 화로자리 (Fornax) 방향으로 지구로부터 약 5,600만 광년 떨어져 있는 이중 막대 나선은하이며, 현재까지 알려진 가장 큰 은하 무리 중 하나이다. 위 은하의 길이는 우리은하의 두 배 정도 되는 크기로 알려져있다. (고해상도 사진 바로 가기)
은하계의 나선팔 속에서 젊은 별들이 내뿜는 에너지로 인해서 해면 거품(cavernous bubbles)같이 보이는 복잡한 구조와 필라멘트 껍질 (filamentary shells) 구조를 확인할 수 있다.
NGC 1433
NGC 1433 역시 PHANGS팀의 공동 연구 대상 은하 19개 중 하나이다. 막대 나선 은하 NGC 1433은 시계자리 (constellation Horologium) 방향으로 지구에서 4,600만 년 이상 떨어져 있으며, 세이퍼트 (Seyfert: 응축된 핵과 다양한 이온 상태의 방출 스펙트럼을 보이는 은하) 은하로 알려져 있다. 지구와 비교적 가까운 은하이며 은하 중심에 초거대 질량 블랙홀이 주변 물질을 빠른 잠식 시키고 있다고 예측된다. (고해상도 사진 바로 가기)
제임스 웹으로 관측한 은하의 모습은 다른 우주망원경으로의 관측 결과와 매우 다름을 알 수 있다. 특히 나선팔 부분은 매우 어린 별들이 에너지를 방출하고 있기에 성간 매질의 가스와 먼지를 주기적으로 날려버리고 있다고 예측된다. 이를 통해서 별 형성과 관련한 은하의 진화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은하 중심부에 독특한 이중 고리 구조를 띠고 있는 촘촘하고 밝은 핵은 제임스 웹의 해상도가 아니었다면 관측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위 ‘이중 고리’는 실제로 은하 막대를 따라 타원형으로 감겨 있는 나선형 팔을 단단히 감싼 것으로 파악된다. 참고로 MIRI로 촬영한 NGC 1433의 밝기와 적은 먼지양으로 말미암아 최근 다른 은하와 충돌했을 가능성이 있다.
NGC 7496
NGC 7496 역시 PHANGS팀의 공동 연구 대상 은하 19개 중 하나이다. NGC 7496 은하는 두루미자리(constellation Grus) 방향으로 지구에서 2,400만 광년 이상 떨어져 있으며, 역시 해면 거품 구조와 필라멘트 껍질 구조가 확인된다. 위 은하에서 별과 행성의 형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환 방향족 탄화수소가 발견되었으며, 이들 대부분 나선팔의 먼지 부분에서 발견되었다. (고해상도 사진 바로 가기)
막대나선은하 NGC 7496의 중심에도 초대질량 블랙홀과 활성 은하핵(AGN)이 있다고 예측되고 있다. 이들은 사진 중앙에서 매우 밝게 빛나고 있는 부분이다. 위 사진에서 녹색이나 빨간색으로 드러나는 여러 배경 은하도 포착되었다. 연구팀은 또한 위 은하 안에서 60개 정도의 어린별을 찾아낸 바 있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3-02-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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