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 일상생활, 우리가 향유하는 문화가 된다면 우리는 ‘과학 하는 시민’으로 불리게 될까? 지난 9월에 개최된 ‘2022 청소년 과학페어’를 통해 만나본 미래의 희망, 청소년들을 보면 그런 날이 그리 멀지 않아 보인다.
‘청소년 과학페어’는 청소년이 과학을 탐구하고, 과학을 주제로 교류·소통하여 과학기술에 대한 관심과 흥미를 높이고자 시작된 행사다. 올해는 기존에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계속 운영해 온 ‘청소년 과학탐구대회’의 운영방식과 프로그램을 변형하여 치러졌다. 프로그램별로 길게는 3개월 남짓 기간에 시·도별 지역 예선, 본선을 통과한 전국의 초중고교 학생들은 최신 과학기술 및 사회 이슈를 주제로 열띤 경연을 펼쳤다.
사이언스타임즈에서 2022 청소년 과학페어 ‘융합과학’ 부문 대상 수상자인, 이시윤(진주교대 부설 초등학교 6학년) 학생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시윤 학생은 현재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이다. 또래 아이들과 똑같이 장난기 어린 얼굴이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융합과학에 대해서는 진지하게 접근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융합과학은 주변에 대한 관심을 과학으로 풀어낼 수 있어 매력적”이라고 말하는 이시윤 학생에게 청소년 과학페어에 참가하게 된 동기를 물었다.
Q. ‘2022 청소년 과학페어’에 참가하게 된 동기는.
A. 융합과학은 제가 좋아하는 것들을 모두 해볼 수 있는 분야이고 기회라고 생각해 참가했습니다.
제가 곤충, 해양생물을 관찰하고 세밀화 그리기를 좋아하고, 코딩과 블록으로 작동하는 기계 만드는 것도 좋아하는데요. 평소의 제 관심을 눈여겨보신 어머니의 권유로 작년 겨울에 ‘발명대회’에 참가했었고, 좋은 결과를 얻은 적이 있습니다. 그때 얻은 자신감으로 ‘청소년 과학페어’ 융합과학 대회까지 참가하게 됐습니다.
Q. ‘2022 청소년 과학페어’는 시·도 예선 본선 경연을 통과해야 참가할 수 있다. 지역 경연은 어떤 주제로 참가했는가.
A. 진주시 예선은 ‘로드킬을 막기 위한 두꺼비 생태도로 만들기’를 주제로 참가했고, 경남도 본선에서는 ‘save the bee’를 주제로 친환경 쓰레기통을 설계했습니다.
예선은 두꺼비와 사람의 안전한 공존을 목표로 두꺼비 생태도로, 두꺼비 마을을 조성한 작품을 제출했습니다. 이때 두꺼비 박사가 될 정도로 많은 논문과 영상자료들을 찾아보면서 생물에 대한 이해를 선행했고요. 그래서인지 사람과의 공존을 위한 생태마을과 생태도로를 만들고 참 뿌듯했습니다.
반면에 경남도 본선은 너무 긴장하고 시간이 부족해서 아쉬움이 남는 대회였습니다. 그래도 다행히 평소에 할아버지와 ‘벌’에 대한 대화를 나눴던 게 기억나서 ‘save the bee’를 주제로 작품을 설계하고 만들었는데요. 제가 설계한 대로 잘 실행되지 않아서 많이 속상했던 기억이 납니다.
이시윤 학생은 ‘2022 청소년 과학페어’에서 ‘탄소중립’을 주제로 한 작품을 만들어 대상을 받았다.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시윤 학생은 “제가 좋아하는 고래가 보호하고, 고래가 탄소중립을 상징하는 랜드마크가 되기를 바랐어요.”라며 본인의 작품을 설명했다.
Q. ‘2022 청소년 과학페어’ 주제는 ‘탄소중립’이었다. 주제를 받고 무슨 생각을 했나.
A. 아무래도 요즘 기후변화와 ‘탄소중립’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접해서 어렵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제한된 시간 안에 설계를 끝내야 해서 바닷가, 고래, 풍력발전을 떠올렸고, 이것들을 융합해 조형물의 모형과 조작 방법, 설계를 마쳤습니다. 평소에 탄소중립에 대해 관심이 없었다면 풍력발전을 떠올리기 어려웠을 거예요. 또 고래를 좋아해서 세밀화를 그려봤던 게 조형물의 모형을 설계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Q. ‘2022 청소년 과학페어’에 제출한 이시윤 학생의 작품을 설명해달라.
A. 제 작품의 이름은 ‘고래보호와 탄소중립을 위한 랜드마크’입니다.
제가 고래를 좋아해요. 그래서 고래를 주제로 친환경 에너지인 풍력을 이용한 고래 조형물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우선 바닷바람에 저항을 적게 받도록 선과 최소의 면을 사용했고, 바닷바람을 동력으로 작동하도록 오토마타로 설계했습니다. 이렇게 만들고 나니 제가 의도했던 대로 고래가 물 밖으로 튀어 오르는 역동적인 모습으로 잘 표현돼 기분이 좋았었어요.
Q. 작품 발표와 심사를 받을 때는 어땠는가.
A. 제 생각과 설계 방식을 준비한 대로 발표를 잘한 것 같습니다. 사실 오토마타 부분이 약간 삐그덕 거려서 보완하고, 조형물에 조명도 설치하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보완하고 싶은 부분 솔직하게 말씀드렸고요.
그리고 발표할 때 저 혼자 기자와 학생 역할을 번갈아 가면서 인터뷰 방식으로 발표했습니다. 저 나름대로는 잘 발표했다고 생각했는데, 심사위원께서 “아~ 1인 2역을 한 거야?”라며 웃으셨어요. 다음에는 연기도 연습할까 생각했었어요. (웃음)
이시윤 학생은 학교에서 발명반과 코딩반 활동을 통해 과학기술을 접하고, 융합적 사고를 기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생님, 친구들과 함께 작은 아이디어라도 메모하고, 현실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하고 만드는 과정이 즐겁다는 이시윤 학생은 ‘지구에 사는 수많은 생물과 인간이 건강하게 공존하는 방법’을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되고 싶단다.
Q. 과학을 무척 좋아하고 자주 접하는 것 같은데, 어떤 활동을 주로 하는가.
A. 학교에서 발명반과 코딩반 동아리 활동을 한 것이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선생님들께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는 방법, 프로그램을 구성하는 방법, 로봇이 작동하는 원리 등을 지도해주셨고, 여러 코딩대회에 나가면서 자신감을 얻고 견문도 넓어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과학에 관심을 갖고, 직접 체험하는 게 제일 즐겁습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다양한 박물관에 가면 책으로 보는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것을 경험하고 배우는 것 같거든요.
Q. 이시윤 학생의 꿈은.
A. 꿈은 나에게 즐거운 것이 다른 사람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게 가장 이상적이라고 들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조금 더 어렸을 때부터 과학에 관련된 꿈을 갖고 있습니다. 제가 좋아하는 공부를 계속할 수 있고, 그것이 다른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이 된다면 정말 멋진 일이라고 생각해서요.
지금은 지구에 사는 많은 생물이 멸종 위기를 맞지 않고, 인간과 함께 어우러져 살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는 생물학자가 되고 싶습니다.
※ 청소년 과학페어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재원으로 운영되며, 청소년들의 과학적 탐구력 향상과 흥미 제고를 목적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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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2-12-12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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