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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은 왜 광택을 가질까? 금속의 구조와 광택을 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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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접시는 빛을 받으면 반짝반짝 흰색 광택을 낸다. 금도 빛을 받으면 금 특유의 황금빛이 감돌며 광택을 낸다. 구리는 약간 붉은 기운이 도는 광택을 낸다. 이러한 광택을 내는 이유는 금속이 특별한 방법으로 빛을 반사하기 때문이다.

금속이란 무엇인가?

우리가 학교에 다닐 때 화학 시간에 배웠던 주기율표에는 118종의 원소가 있다. 그 원소들 가운데 96종의 원소가 금속으로 분류된다. 자연계에 존재하는 원소 중 산소, 수소, 황, 질소, 그리고 헬륨, 아르곤, 네온과 같은 비활성 기체 원소, 염소, 플루오린과 같은 할로젠 원소 등을 제외한 나머지 대부분은 금속 원소인 셈이다.

금속 원자는 가장 바깥에 있는 전자껍질의 전자와 원자핵이 약하게 결합하여 전자를 방출하기 쉽다. 그래서 가장 바깥쪽 전자껍질의 전자가 방출되어 자유 전자가 되고, 전자를 잃은 금속 원자는 양전기를 띤다. 금속 원자들은 양전기를 띠므로 반발력에 의해 서로 흩어져야 한다. 하지만 금속은 고체일 때 원자들이 규칙적인 배열로 강하게 결합하여 단단하고 잘 부서지지도 않는다. 그 이유는 금속 원자들의 가장 바깥쪽 전자껍질이 서로 겹쳐 있고, 겹친 전자껍질을 음전기를 띤 자유 전자가 자유로이 이동하기 때문이다.

이 자유 전자가 원자와 원자 사이를 이동하면서 양전기를 띤 금속 원자들 사이의 반발력을 없앤다. 결국, 모든 금속 원자들은 자유롭게 움직이는 전자들에 둘러싸여 있고, 이 자유 전자들은 양전기를 띤 금속 원자핵의 끌어당기는 힘을 받으면서 결합을 유지한다. 이런 결합을 금속 결합이라고 부른다.

금속의 자유 전자는 원자와 원자 사이를 이동하면서 양전기를 띤 금속 원자들 사이의 반발력을 없애 결합을 유지한다. ⓒ윤상석

금속의 광택은 자유 전자 때문이다

금속의 광택은 금속이 가진 독특한 성질 중 하나이다. 금속의 광택을 이해하려면 먼저 빛의 성질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빛은 전기를 띤 입자를 진동시키는 파동인 전자기파이다. 인간이 볼 수 있는 빛인 가시광선도 전자기파이고, 보이지 않는 빛인 전파, 적외선, X선, 감마선 등도 전자기파이다. 빛은 파동이기 때문에 에너지를 전달한다. 어떤 물체에 빛이 도달하면, 그 물체는 에너지를 전달받는다. 이 에너지를 받는 주인공은 바로 전기를 띤 입자인 전자이다.

가시광선이 금속 표면에 도달하면, 금속 표면의 음전기를 띤 자유 전자는 가시광선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같은 진동수로 진동한다. 그러면서 가시광선은 금속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사라진다. 동시에 자유 전자는 자기 자신의 진동으로 같은 진동수의 가시광선을 만들어 내놓는다. 그러면 금속 표면이 가시광선을 방출하므로 마치 빛이 반사된 것처럼 보인다.

결국, 우리가 보는 금속의 광택은 금속의 자유 전자가 만드는 가시광선이다. 금속은 가시광선의 반사율이 매우 높다. 그래서 사람들은 오래전부터 금속 표면을 매끈하게 다듬어 거울로 사용해 왔다. 우리가 사용하는 유리 거울도 투명한 유리 거울 뒤에 은, 알루미늄 등의 금속을 발라서 만든다.

우리가 사용하는 유리 거울도 투명한 유리 거울 뒤에 은, 알루미늄 등의 금속을 발라서 만든다. ⓒ윤상석

그런데 금속의 자유 전자는 모든 빛을 흡수하여 다시 만들어내는 것은 아니다. X선이나 감마선 등과 같은 빛의 진동수는 높아서 자유 전자가 움직일 수 있는 속도의 한계를 넘는다. 이렇게 진동수가 높은 빛에는 금속 표면의 자유 전자가 움직이지 않는다. 이런 빛들은 그대로 금속 안으로 들어가 금속 원자 안쪽의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흡수된다.

금속광택의 색이 다른 이유

금속마다 광택의 색이 조금씩 다르다. 금은 짙은 노란색이 도는 광택을 내고, 은은 하얀색이 도는 광택을 내며, 구리는 붉은빛이 도는 광택을 낸다. 그 이유는 금속마다 자유 전자의 움직이는 최고 속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가시광선은 우리 눈이 볼 수 있는 파장 범위에 있는 빛으로 가장 긴 파장의 붉은색부터 주황색, 노란색, 초록색, 파란색, 남색, 그리고 가장 짧은 파장의 보라색까지 있다. 우리가 흔히 무지개색을 말할 때 쓰는 빨, 주, 노, 초, 파, 남, 보는 파장이 긴 색에서 파장이 짧은 순서로 나열한 가시광선의 순서이다. 빛의 파장이 짧을수록 진동수가 높다.

금은 자신이 가진 자유 전자의 움직이는 최고 속도로는 초록색 이상의 진동수를 가진 가시광선을 흡수하여 다시 만들 수가 없다. 그래서 금 표면에 빛을 받으면, 초록색과 파란색, 남색, 보라색의 가시광선은 원자 안쪽의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흡수되고, 금 표면의 자유 전자가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다시 만들어 방출한다.

그래서 금은 짙은 노란색 광택을 낸다. 반면에 은은 자유 전자의 움직이는 최고 속도가 금의 자유 전자보다 빨라 거의 모든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다시 만들어 방출한다. 그래서 은 표면에 빛을 받으면 흰색의 광택을 낸다. 가시광선 7가지 색의 빛이 모두 합쳐지면 흰색이 되기 때문이다. 또한, 구리는 자유 전자의 움직이는 최고 속도가 금의 자유 전자보다 느려 붉은색의 광택이 난다.

금 표면에 빛을 받으면, 초록색과 파란색, 남색, 보라색의 가시광선은 원자 안쪽의 전자껍질에 있는 전자에 흡수되고, 금 표면의 자유 전자가 노란색, 주황색, 빨간색 가시광선을 흡수하고 다시 만들어 방출한다. ⓒ윤상석
윤상석 프리랜서 작가
저작권자 2021-12-1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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