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기술의 발전이 이끈 위성의 소형화
1957년 인류 최초의 인공위성이 발사된 이후로 현재까지 수많은 지구 관측 위성들이 발사되었다. 이들은 통신 및 군사적인 목적으로 활용될 뿐 아니라 재난 감시, 기상 및 기후 변화, 그리고 환경 변화 등을 자세히 감시하는 등의 과학적인 용도로도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각종 과학적인 장비를 탑재하게 되면 위성의 무게는 점점 무거워진다. 예를 들어서 고해상도 대형 위성들은 대략 1000-2000 kg가 넘는 무게를 자랑하고 있다. 대형위성들은 무게가 무거울 뿐 아니라 개발에 많은 예산과 시간이 소모된다.
최근 전기 전자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위성 부품 및 본체의 소형화를 가능하게 만들고 있다. 위성의 소형화는 무엇보다 개발 기간이 단축되며 개발 및 발사 비용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에 따라서 소형 위성들 역시 지구 관측 및 우주 탐사 등의 임무에도 많이 활용되고 있다. Grand View Research의 최신 보고서에 따르면 나노 위성 (1~10kg) 및 초소형 위성(10~100kg) 시장의 규모는 2025년까지 대략 5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한다.
유럽 학생들이 개발한 초소형위성 - SSETI Express 위성
유럽은 매우 흥미로운 초소형 위성 개발 역사를 지니고 있다. 개발에 착수함과 동시에 발사까지 2년이 채 걸리지 않은 초소형 위성의 개발 전력이 있기 때문이다. 보통 위성을 만드는 데는 최소 수년이 필요함을 고려하면 이는 엄청나게 빠른 속도인데, 더 놀라운 점은 유럽 전역에서 모인 23개의 대학교 약 300명 정도의 학생들이 인터넷을 통해 함께 협력하여 1억이 안 되는 예산으로 초소형 위성을 제작했다는 점이다.
2000년 유럽 우주국의 교육부는 학생들에게 실용적인 실습 경험을 제공하고 우주 기술 및 과학 분야에서 경력을 쌓도록 장려함으로써 미래를 위한 재능 있는 전문가 풀을 만들고 이들을 실제 우주 임무에 투입 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보다 장기적인 학생 우주 탐사 및 기술 착수 SSETI (Student Space Exploration and Technology Initiative)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유럽 우주국은 위 프로젝트를 통하여 초소형 위성의 설계를 포함하여, 건설, 발사 및 운영을 담당할 임무를 계획했고 향후 달 착륙선과 같은 보다 복잡한 프로젝트를 준비하기로 계획했다.
유럽 우주국은 먼저 120kg 초소형 위성인 ESEO(European Student Earth)를 제작하기로 계획했지만, 다소 긴 개발 시간을 우려하여 보다 단기적인 프로젝트를 시작하기로 했다. 이를 통하여 시작된 프로젝트는 바로 SSETI Express 위성 미션인데 유럽 우주국은 SSETI Express의 주요 후원사로써 학생들을 도울 뿐 위성의 계획부터 제작까지 학생들이 모두 도맡아서 진행하였다. SSETI 미션내 학생들에게 조언을 담당했던 덴마크 Aalborg 대학의옌스 닐슨 (Prof. Jens Dalsgaard Nielsen) 교수는 학생들이 문제에 부딪히게 되면 다른 방식으로 생각해보길 권유하는 등 최소한의 조언만을 주었다고 밝힌 바 있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모르텐 비스가르드 (Morten Bisgaard) 역시 위 임무는 전문가가 전혀 관여하지 않은 프로젝트이기에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유럽 각지에서 모인 학생들은 보다 쉽게 그리고 저렴한 비용으로 소통하기 위해서 대부분 인터넷을 통해서 토의를 진행하며 위성의 설계 및 구축을 시작하였다. 학생들은 공유의 목적으로 그들의 서버에 최신 개발 상황에 관해서 업데이트했으며 1주일에 최소 2번씩 깊이 있는 화상 회의를 진행하였다.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학생들은 위 미션은 교육 프로젝트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학습이 가능했다고 입을 모았으며 처음엔 40명 정도로 시작했던 프로젝트는 향후 300명 이상이 모일 정도의 큰 규모를 자랑하게 되었다.

SSETI Express 위성과 장치들의 개발
SSETI Express 위성에는 각각 무게가 약 1kg인 극소형 피코위성 (picosatellite: 100g~1㎏) 3개가 탑재되었다. 예를 들어서, 일본 도쿄 대학에서 새로 개발된 태양 전지를 우주에서 시연하기 위하여 제작된 XI-V는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하여 지구를 촬영하며 아마추어 무선 주파수를 사용하여 메시지 전송 서비스를 운영하기 위하여 탑재되었다. 이외에도 독일의 뷔르츠부르크 대학교에서 인터넷 관련 인프라 구축과 이들의 최적화 관련 통신 실험을 수행하기 위하여 개발된 UWE-1 그리고 GPS 신호를 수신하는 데 사용되는 자동 식별 시스템(AIS)을 탐지하며 지상국과 통신하기 위해서 노르웨이 Andøya Rocket Range가 개발한 Ncube-2가 탑재되었다.

또한 전원 제어 장치, 통신용 UHF 장치, 위성 제어용 컴퓨터, 추진 시스템 및 카메라 등도 유럽 전역에서 개발되었다. 유럽 우주국은 위성의 철저한 테스트를 위한 유럽 우주국 시험 센터(ESTEC)의 전문가를 SSETI Express 팀에 제공했으며 이에 따라서 위성은 유럽 우주국이 개발한 특수 챔버에서 전자기 적합성을 성공적으로 마친 바 있다. 또한, 여러 진동과 충격 테스트를 거쳐서 진공 및 극한의 열 조건 에서의 여러가지 테스트도 성공적으로 통과했으며 마침내 유럽 우주국 시험 센터에서의 최종 위성 조립이 진행되었다.


위성의 본래 이름은 단순히 SSETI 위성이었지만 성공적인 테스트를 통과하여 비행 준비를 검토할 때에 불과 18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 이에 따라서 SSETI “Express” 위성이라는 이름이 붙게 되었다.
SSETI Express 위성의 발사
2005년 9월 8일 러시아에 도착한 SSETI Express 위성은 발사에 필요한 모든 테스트를 통과했지만 2단 액체 연료 로켓인 코스모스-3M의 문제로 인해서 한차례 발사가 연기되었다. 이에 학생들의 긴장감은 점점 고조되었으며 새로운 발사 날짜를 기다릴 동안 SSETI Express 위성은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었다.

SSETI Express 팀의 학생들은 이를 통해서 실망하기에 앞서 우주 산업에서는 인내심을 포함한 과학 및 공학 기술 이상의 다른 부수적인 것들이 필요하다는 점을 배웠다. 우주 산업은 여전히 리스크가 큰 산업이기에, 작은 문제라도 발견이 되면 확실한 성공을 위하여 모든 문제점이 해결될 때까지 발사가 중단됨이 너무도 자명하다.
로켓의 문제가 해결된 후 발사 날짜는 다시 한 달여 뒤인 2005년 10월 27일로 확정되었으며 오전 8시 52분 마침내 이들의 위성은 성공적으로 발사되었다. 발사 후 대략 1시간 반 후인 10시 29분, 덴마크의 Aalborg 대학교 지상관제 센터는 위성으로부터 첫 번째 신호를 수신함과 동시에 위성은 성공적으로 작동되었다. 19개 하위 시스템 중 12개는 성공적으로 작동했으며 5개는 임무가 조기에 종료되었고 2개는 전원 문제로 인해서 작동하지 않았다. SSETI Express 프로젝트 매니저인 닐 멜빌 (Neil Melville)은 이에 관해서 다소 실망스럽지만 교육 및 기술적 관점에서 위 임무는 여전히 큰 성공이라고 밝혔다. 위 임무의 주요 목표는 학생들이 우주 임무의 모든 다양한 측면에 직접 참여하게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SSETI Express 위성이 전해준 감동
SSETI Express 위성의 성공적인 발사로 인해서 이는 대중들에게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최소 약 1억 명이 발사 장면을 지켜보았으며 수많은 사람에게 큰 영감을 주었다. 또한 이로 인해서 '우주 오스카'라고 불리는 Sir Arthur Clarke Award의 학생 성취 부문에 지명되는 등 큰 영광을 얻었다.
닐 멜빌은 이에 관해서 학생들의 놀라운 열정과 헌신을 인정받아서 큰 영광이라고 밝히며 유럽 우주국은 SSETI의 또 다른 미래 프로젝트의 성공을 위해 계속해서 협력할 것이라고 약속한 바 있다.
- 김민재 칼럼니스트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1-09-3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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