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완공된 영국 런던 시청(City Hall, London)의 겉모습은 달걀을 닮았다. 건축의 측면에서 볼 때 달걀 모양으로 지은 것은 최소 재료 비용으로 최대 하중을 견딜 수 있기 때문이다.
달걀을 비롯한 모든 새의 알의 형태는 신비한 느낌을 준다. 알의 모양은 오랫동안 분석적인 관점에서 수학자, 공학자, 그리고 생물학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알의 모양은 배아를 배양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큰 공간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알을 낳을 때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새의 몸을 빠져나갈 수 있을 정도로 작아야 한다. 동시에 구조적으로 무게를 지탱할 수 있을 만큼 견고해야 한다. 그러면서 알은 많은 새의 생명의 시작이 된다. 그래서 알은 '완벽한 모양'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이 완벽한 모양인 알을 수학적으로 설명하는 '알의 공식'이 사상 처음으로 탄생했다. 영국 켄트 대학(University of Kent) 연구팀은 자연에 존재하는 모든 새의 알을 설명할 수 있는 보편적인 수학 공식을 발견했다. 알 공식의 발견은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한 위업이라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모든 알 모양의 분석은 네 개의 기하학적 도형이 사용된다. 구체, 타원체, 난형(卵形), 그리고 서양 배와 같은 원뿔 모양이다. 이중 서양배 원뿔 모양은 아직 수학적 공식이 도출되지 않았다.
알 공식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연구원들은 난형 공식에 추가 함수를 도입하여, 모든 난자 기하학에서 적용되는 수학적 모델을 개발했다. 새 공식은 구-타원체(sphere-ellipsoid) 변화의 마지막 단계로 특징지어지는 완전히 새로운 기하학적 형상에 맞는 수학적 모델이라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이 알 모양에 대한 새로운 보편적 수학 공식은 네 가지 매개 변수에 기초한다: 알의 길이, 최대 너비, 수직축의 이동, 그리고 알 길이의 4분의 1의 지름이다.
오랫동안 추구되어 온 이 보편적인 공식은 알 모양 자체뿐만 아니라 그것이 어떻게 그리고 왜 진화했는지를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단계이다. 따라서 생물학적, 기술적으로 광범위한 응용을 가능하게 한다.
기본적인 알 모양에 대한 수학적 설명은 이미 식품 연구, 기계 공학, 농업, 생명과학, 건축 및 항공학에서 응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이 공식은 전형적인 구면보다 더 강해야 하는 알 모양의 벽면의 공학적인 구성에 적용될 수 있다.
이 새로운 알의 공식은 대체로 3가지 방향으로 응용될 수 있다고 연구팀은 발표했다.
첫번째는 생물학적 물체에 대한 과학적 설명이다. 알이 수학적 공식을 통해 설명됨에 따라 생물 체계학 연구, 기술적 매개 변수의 최적화, 알의 부화, 그리고 좋은 알을 골라내는 축산업에 이용된다.
생물학, 공학, 건축, 축산 등에 두루 이용 가능
생물학적 물체의 물리적 특성에 대한 정확하고 간단한 설명이 가능해졌다. 알의 외부 특성은 알을 배양, 가공, 저장, 분류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원들과 기술자들에게 매우 중요하다. 알의 부피, 표면적, 곡률 반경 및 이 공식이 제공하는 알의 윤곽을 설명하기 위한 기타 지표를 사용하는 간단한 식별 프로세스가 필요하다.
미래 생물학에서는 알 공식의 영감을 받은 공학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한다. 알은 최첨단 공학 기술을 설계하기 위해 연구된 자연적인 생물학적 시스템이다. 알 모양의 기하학 형상은 런던 시청 같은 건축물에 채택되었는데, 알의 공식은 이러한 응용을 더욱 확대할 것이다.
수학자들은 알의 형성과 같은 생물학적 진화 과정은 이 공식으로 증명된 것처럼 수학적으로도 설명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왔다. 켄트 대학의 대런 그리핀(Darren Griffin) 교수는 “알의 공식은 기초 분야의 연구에 자극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켄트 대학의 방문 연구원인 미카엘 로마노프(Michael Romanov) 박사는 "이 수학 방정식은 수학과 생물학의 특정한 철학적 조화에 대한 인간의 이해를 설명하면서 동시에 알의 모양을 가지고 있는 우주를 더 잘 이해하는 방법을 제시한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알의 모양이 아름다운 형태를 띠기 때문에 예술 분야에도 폭넓게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연구결과는 뉴욕과학원회보(Annals of the New York Academy of Sciences)에 게재됐다.
- 심재율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21-09-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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