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적으로 흔히 사용하는 절연재료로 만든 작은 원반을 빛으로 공중부양 시킬 뿐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실험이 성공했다.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 연구팀은 0.5마이크론 두께의 전기절연재인 마일러(mylar)로 센티미터 크기의 작은 원반을 만들었다. 이 원반의 한쪽은 탄소 나노튜브로 코팅했다. 연구팀은 이 마일러 원반을 밀폐된 실험실 안에 넣었다.
실험실은 지상에서 50~80km 상공에 위치한 중간권(mesosphere)을 모방한 것으로 압력이 10에서 30파스칼이다. 중간권은 대기가 매우 희박하고 기온은 매우 낮은 곳이다.

연구팀은 이 원반의 아래에서 태양광선에 버금가는 레이저 광선을 쏘았다. 그랬더니 원반이 가열되면서 탄노나노튜브에 의해 원반의 상단과 하단 측면에서 분자의 움직임이 달라지고 반동력이 발생했다. 이 반동력에 의해 거의 진공에 가까운 실험실 안에서 직경 6mm 짜리 원반이 떠올랐다.
흔히 구할 수 있는 절연재료 사용
레이저 광선에 의한 공중부양이 이뤄진 것이다. 연구팀은 또 공중부양 원반을 광학적으로 가두어 놓는 명시야(light field)를 사용하여 원반의 이동을 제어했다. 공중부양된 원반은 밀폐된 실험실 안에서 이리저리 방향을 바꾸며 이동했다.
실험적으로 검증된 이론적 모델은 상승력이 필름 무게의 몇 배가 될 수 있다. 연구팀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50~100km 고도에서 햇빛을 받는 저비용 소형 비행체가 최대 10mg의 페이로드를 실을 수 있다”고 예측했다.
더구나 실험에 사용한 마일러는 자기테이프 재료로 사용하는 강화 폴리에스테르 필름으로, 상업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재료이다. 음료수 용기 등으로 많이 사용하는 페트(PET)를 더욱 늘려 만든 필름(BoPET)이다.
현재 인류가 사용하는 비행 물체는 50~80km의 고도에 위치한 대기 상층부인 중간권에서는 지속적인 비행을 하기가 어렵다. 항공기는 30~50km 이상 상공에서 장시간 비행할 수 없다. 왜냐하면 이러한 고도에서 공기 밀도가 너무 낮아서 비행기가 뜨는데 충분한 양력을 생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반면에 인공위성에게는 이 희박한 대기가 방해물이다. 위성이 운행하면 아무리 희박하다고 해도 중간권에 있는 공기가 큰 저항을 일으키면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위성은 지상에서 150 km 이하로 떨어지면서 운행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이 중간권을 비행할 수 있는 유일한 비행체는 현재로서는 로켓이지만, 로켓은 한 번에 몇 분 동안만 비행할 수 있다.
중간권 대기에 기상 센서 띄우는데 활용될 수도
이 때문에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레이저 빛으로 공중부양하는 기술을 통해 중간권을 이용하는 비행 물체를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번 연구결과는 매우 높은 공간에서 비행하는 방법에 대한 단서를 제공하면서 그것이 얼마나 잘 작동했는지를 설명한다고 발표했다.
지구와 기상학자들은 현재 가능한 것보다 더 높은 대기로 센서를 보낼 수 있기를 원한다. 그래야 공기 흐름을 모니터링해서 날씨 예보를 개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발표한 방법을 이용하면 과학자들은 아주 가벼운 비행 물체를 중간권에서 운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연구원들은 이번 성과는 이제 초기 수준이라는 점을 인정한다. 이 같은 방법이 밀폐된 실험실이 아니고, 실제로 지구 상층 중간권에서 통할 수 있는지도 아직은 확실하지 않다. 또 원반을 유용한 크기로 늘렸을 때도 공중부양하면서 방향을 바꿀 수 있는지 확인하는 추가 실험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레이저 빛으로 원반을 움직이게 하는 결과를 내놓은 것은 과학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한 성과이다.
- 심재율 객원기자
- kosinova@hanmail.net
- 저작권자 2021-02-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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