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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20-10-15

가상현실 이용해 세포 속을 걸어 다닌다? 3차원 탐구로 생물학 문제 해결…새 치료법 개발에 기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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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현실(virtual reality) 소프트웨어를 이용해 연구자들이 세포 속을 ‘걷고’, 개별 세포를 자세히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이에 따라 새로운 시각으로 생물학의 근본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고, 질병에 대한 새로운 이해를 통해 치료법 개발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

‘블룸(vLUME)’이라 불리는 이 소프트웨어는 영국 케임브리지대 과학자들과 3D 이미지 분석회사인 룸 브이알(Lume VR Ltd) 사에 의해 개발됐다.

블룸은 초고해상도 현미경 데이터를 가상현실에서 시각화하고 분석할 수 있으며, 개별 단백질에서부터 전체 세포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물학 데이터를 연구하는 것이 가능하다고 연구팀은 밝혔다.

블룸 개발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과학저널 ‘네이처 메소드(Nature Methods)’ 12일 자에 소개됐다.

통상적인 블룸(vLUME)의 작업 공간에서 수행한 성숙한 뉴런에 대한 DBScan 분석. © Alexandre Kitching

초고해상도 현미경과 가상현실의 만남

2014년도 노벨화학상 수상 항목인 초고해상도 현미경은 기발한 물리학 트릭을 이용해 빛의 회절로 인한 한계를 극복하고 나노 수준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연구자들은 이 현미경을 통해 분자 과정에서 일어나는 일을 관찰할 수 있으나, 문제는 이 데이터를 3차원으로 시각화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는 점이었다.

연구를 이끈 케임브리지대 화학과 스티븐 리(Steven F. Lee) 박사는 “생물학에서 일어나는 일은 3차원으로 발생하기 때문에, 2차원 컴퓨터 화면에서는 자료를 직관적이고 몰입감 있게 다루기가 어려웠다”고 지적하고, “데이터를 가상현실에서 보기 시작하자 모든 것이 제 자리에 들어맞았다”고 밝혔다.

연구원이 VR 헤드셋을 쓰고 가상현실을 탐색하고 있는 모습. 홈페이지 캡처. ©University of Cambridge

인간을 나노 수준의 세계로 데려가

블룸 프로젝트는 리 박사팀이 런던 과학박물관에서 열린 공개 참여 이벤트에서 Lume VR 설립자를 만나면서부터 시작됐다.

리 박사 그룹은 초고해상도 현미경에 대한 전문 지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Lume VR 팀은 공간 컴퓨팅과 데이터 분석에 전문화돼 있었다. 따라서 두 팀은 함께 협력해 가상현실에서 복잡한 데이터세트를 탐색할 수 있는 강력한 새 도구를 개발할 수 있었다.

Lume VR의 알렉산더 키칭(Alexandre Kitching) 대표는 “블룸은 인간을 나노 수준으로 데려가는 혁신적인 이미징 소프트웨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과학자들은 이를 통해 가상현실 환경에서 실시간으로 3차원 생물학 데이터를 시각화하고 질문을 던지며 상호 작용함으로써 생물학적 질문에 대한 답을 더욱 빨리 찾을 수 있다”고 설명하고, “새로운 발견을 위한 새로운 도구”라고 강조했다.

블룸에서 이미지화된 뉴런의 단백질 분자인 스펙트린 스캐폴드. Z 방향으로 색칠돼 있다(프랑스 마르세유 르테리에 랩). 성숙한 뉴런(35일 배양)을 고정시켜 항-베타2-스펙트린 1차 항체로 표지를 한 다음 항-마우스 2차 항체를 Alexa Fluor 647에 연결했다. © Alexandre Kitching

문제를 새로운 관점에서 있어

이런 방식으로 데이터를 살펴보게 되면 새로운 문제 해결책이나 아이디어가 자극될 수 있다. 예를 들면, 리 박사 그룹의 아누쉬카 한다(Anoushka Handa) 박사과정생은 자신의 혈액에서 추출한 면역세포를 이미지화한 다음, 이 소프트웨어로 가상현실을 구현해 자신의 세포 속에 들어가서 서 있을 수 있었다.

한다 연구원은 “믿기지 않을 정도로 놀랍다”며, “이런 상황 속에 들어가면 누구든 자신의 과업에 대해 완전히 다른 관점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소프트웨어는 수백만 개의 데이터 포인트를 가진 여러 데이터세트를 로딩시킨 다음 내장된 알고리즘 군을 이용해 복잡한 데이터의 패턴을 찾는다. 그리고 여기서 발견된 결과들은 소프트웨어의 이미지 및 비디오 기능을 사용해 전 세계 공동 작업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

‘네이처 메소드’ 12일 자에 게재된 논문. 홈페이지 캡처. ©Springer Nature / nature methods

연구 시간 단축, 편의성도 높아

키칭 대표는 “초고해상도 현미경에서 생성된 데이터는 엄청나게 복잡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이 이 데이터를 분석하는 데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블룸을 이용하면 시간을 대폭 단축해 빠른 테스트와 분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뉴런이나 면역세포 및 암세포 같은 생물학 데이터세트를 주로 블룸을 이용해 분석하고 있다. 리 박사 그룹은 주요 연구 주제 중 하나로, 항원 세포가 우리 몸에서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방법을 연구하는데도 블룸을 쓰고 있다.

리 박사는 “블룸으로 데이터를 세분화하고 확인함으로써 특정 가설들을 빠르게 배제하고 새로운 가설을 제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원들이 이 소프트웨어를 통해 새로운 방식으로 데이터를 탐색, 분석, 분류 및 공유할 수 있으며, 간단히 VR 헤드셋만 있으면 된다”고 편의성을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20-10-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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