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로 배우지 않아도 아는 것을 우린 본능(innate behavior)이라고 한다. 동물들은 굳이 배우지 않아도 배가 고프면 먹을 것을 찾아서 먹고, 목이 마르면 마실 것을 찾아 마시고, 짝을 찾아 번식한다.
그렇다면 우리 뇌에 본능은 어떻게 형성되어 있고,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작용할까?
카이스트의 김대수 교수 연구실에서는 물체를 탐색하고 소유하고자 하는 욕구를 만드는 신경회로에 대해 연구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이 신경회로를 자극하여 동물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들은 쥐가 물체와 상호작용을 할 때마다 뇌의 전시각중추(MPA, Medial preoptic area)와 수도관주위 회색질신경(PAG, Periaqueductal gray)라는 곳이 활성화되는 것을 관찰했다. 그들은 MPA에서 PAG로 신호를 보내는 신경회로가 물체의 상호작용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지 알아보기 여러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그들은 광유전학이라는 기술을 통해 빛으로 이 MPA-PAG 회로를 자극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그랬더니 쥐는 이 회로를 자극할 때에만 여러 물체와 상호작용하고 물체를 움직이는 데 열중하는 것을 관찰했다.
그리고 반대로 이 회로를 억제하였을 때는 물체에 대한 관심도가 크게 떨어지는 것을 관찰했다. 이로써 그들은 이 MPA-PAG 회로가 물체에 대한 욕구를 담당하는 회로인 것을 알아냈다.
그리고 그들은 이 신경 회로를 통해 쥐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는 MIDAS (MPA-induced drive assisted steering)라는 기술을 개발했다.
MIDAS의 작동 원리는 간단하다. 쥐의 눈앞에 물체를 매달아 놓고 광유전학으로 물체에 대한 소유욕을 담당하는 것으로 판단되는 MPA-PAG 회로를 자극하여 쥐가 물체를 향해 앞으로 달리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 물체를 움직임으로써 쥐가 달리는 방향까지 조절할 수 있었다.
이들은 실제로 쥐가 원하는 동선으로 움직이게끔 만드는 데 성공하였다. 이로써 본능을 자극하여 동물을 우리 마음대로 움직이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저자는 MIDAS라는 기술이 행동 실험에서뿐만 아니라, 군대 또는 사고 현장 등의 실제 상황에서도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쥐 이외의 다른 종에서도 이 기술이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류는 동물들을 보며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 것인가’에 대한 원초적인 질문을 던져왔지만, 오랜 시간 동안 철학적으로나 형이상학적으로밖에 해석하지 못했다.
과학 기술이 발전하고 과학적 지식이 번영하며 본능에 대한 연구가 가능해졌고, 본능에 대한 연구는 ‘그들은 왜 그렇게 행동하는가’라는 원초적인 질문에 대한 답의 실마리를 제공했다. 본능에 대해 연구하며 그 동물 자체를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능에 대한 연구는 지금 현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 신치홍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20-10-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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