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시스 콜린스(Francis S. Collins) 박사는 세계적인 유전학자이면서, 의사, 물리학자다.
최초로 시도된 인간유전체연구사업(인간게놈프로젝트)을 이끌었으며, 현재 미국 국립보건원(NIH) 원장직을 맡고 있다.
그는 25일 ‘타임’ 지에 보낸 기고문을 통해 지난 50년 동안 심혈관계 질환으로 인한 사망률이 70% 감소했으며, 지난 20여 년간 암으로 인한 사망률이 매년 1% 이상 줄어들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1900년 47세였던 기대수명이 지금 78세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21세기는 난치병 치료의 시대
무엇보다 극적인 것은 항레트로바이러스제 개발로 HIV(인체면역결핍바이러스) 증식을 억제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몸 안에 살면서 인간의 면역기능을 파괴하는 이 바이러스를 통제할 수 있음에 따라 누가 HIV에 감염됐다 하더라도 정상적인 수명에 가까운 삶을 살 수 있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밝혔다.
더 기대되는 것은 유전자편집, 뇌과학, 그리고 첨단의학을 적용한 개인맞춤형 정밀의료(precision medicine)의 발전이다. 이로 인해 인류는 그동안 가장 두려워했던 질병들을 퇴치할 수 있다는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대표적인 사례가 유전자편집이다.
콜린스 박사는 유전자가위라 불리는 크리스퍼(CRISPR) 기술을 통해 박테리아 속에 들어 있는 DNA를 편집할 수 있게 됐으며, 요구르트 속에 들어있는 유산균의 기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지금 유전자편집을 통해 그동안 난치병으로 여겨온 수많은 질병들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 그리고 유전적 결함으로 인한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방안이 속속 발표되고 있는 중이다.
뇌과학 역시 큰 기대감을 품게 하고 있는 분야다.
특히 NIH가 주도하고 있는 BRAIN 이니셔티브는 사람의 뇌가 약 1000억 개의 세포 결합체이며, 각 세포마다 약 1000개의 신경연결고리를 통해 실시간 서로 신호를 주고받고 있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젝트가 완료될 경우 인류는 사람의 행동을 유발하는 사고와 감정, 인지과정 등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파킨슨, 알츠하이머, 치매, 뇌일혈, 트라우마, 우울증 등 뇌 관련 질환 치료에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개인맞춤형 정밀의료 시스템 구축
콜린스 박사는 이런 성과가 있었던 원동력으로 기초과학을 꼽았다.
기초과학이 없었더라면 새로 등장하고 있는 첨단 치료법 개발이 불가능했다고 말했다. 특히 개인맞춤형 종합적 진단과 치료가 가능한 정밀의료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NIH에서는 국민의 자발적인 참여 하에 유전자편집, 뇌과학, 면역치료 등 첨단 치료법을 총동원한 정밀 의료(precision medicine)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는 중이다.
지난 2018년 5월 시작한 ‘All of Us Research Program’에 미국 전역에서 100만여 명의 미국인이 자원 참여하고 있는데 특히 제3세계 출신 아프리카계 미국인, 히스패닉과 라틴계, 아메리칸 인디언 등 인종적, 민족적 소수집단이 다수 참여하고 있다.
콜린스 박사의 말에 따르면 의료연구와 무관했던 소수 집단에서 약 21만 명이 참가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미 전역에 살고 있는 다양한 계층들을 대상으로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며 거대한 정보망을 구축하고 있다.
콜린스 박사는 “이 정보망이 완성될 경우 더 빠르고, 신속하며 비용이 적게 드는 연구 환경이 조성되고, 많은 사람들이 의료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오랜 기간 동안 진행되는 임상실험은 의약품 가격을 올리고, 의료 불평등을 조장하는 요인으로 지적돼 왔다. 콜린스 박사는 NIH의 이런 노력이 과학적 발견으로부터 치료 과정에 이르기까지 공백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사회적으로 논란이 일고 있는 의료 불평등의 요인을 일부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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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9-10-2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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