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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민아 객원기자
2019-09-20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 난제를 풀다? 과학서평 / 라플라스의 마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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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중 예기치 못한 일들과 마주쳐 기쁠 떄도 혹은 슬프거나 후회할 때도 있다. 그 순간 그곳을 지나지 않았다면, 그 사람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등의 가정을 해보지만 내 앞에 무슨 일이 닥쳐올지 그 누구도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소설 '라플라스의 마녀'엔 이러한 가정을 현실로 만들어 주는 소녀가 등장한다. 그녀의 이름은 마도카.

토네이도로 엄마를 잃고 의사인 아버지와 지내는 그녀에겐 남들에게 없는 신비한 능력이 있다. 비와 눈이 언제 오고 그치는지를 정확히 예지할 수 있는 것을 포함해 풍선을 띄워 높은 곳에 있는 사람이 피우고 있던 담배를 놓치게 할 수도 있고 엎질러진 물이 어느 지점에서 멈출 수 있는지도 알 수 있다.

소설은 그런 그녀를 잠시 뒤로한 채 온천지의 황화수소 중독으로 일어난 사망 사건을 펼쳐나간다. 영화 프로듀서가 아내와 여행을 간 온천지에서 황화수소 중독으로 사망을 하게 된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같은 사인의 사망 사건이 또 다른 도시에서 재현된다.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윤옥 옮김/현대문학

사건의 자문을 맡게 된 지구화학과 교수 아오에는 단순한 자연재해 사건이라는 결론을 내린다. 하지만 자신을 찾아온 형사 나카오카에 의해 사건에 대해 의구심을 품게 된다. 그 후 그 두 사람은 각자의 방식으로 종결된 그 사건을 집요하게 파헤친다.

그 결과 그들은 두 사건이 이십 대 초반 한 남자의 정확한 예지 능력에 의한 살인사건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겐토 라는 이름의 그 남자의 능력은 단순한 예지력이 아니었다. 그의 능력은 물리적 현상의 정보처리를 현격하게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초인적 능력으로 뇌 수술 후 생겨난 예기치 않은 오류에 기인한 것이었다. 마도카의 비범함 역시 뇌 수술 후에 생겨난 것인데 그건 그녀가 아버지의 연구를 위해 겐토와 같은 수술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물리적 현상의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 공식은 이미 오래전에 나와 있었다. 그것은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이라는 것으로 점성을 가진 유체의 운동을 기술(記述)하는 운동방정식이다. 19세기 프랑스 물리학자 클로드 루이 나비에와 영국의 수학자 조지 가브리엘 스토크스가 처음 소개해 그들의 이름을 따서 이름이 지어진 이 방정식은 유체의 흐름에 따른 속도 변화를 밀도, 압력, 점성률, 유체의 단위질량에 작용하는 외부로부터 힘을 이용해 공식화 한 것이다.

현재 날씨 예보에 사용되고 있는 슈퍼컴퓨터의 수치모델에 사용되는 방정식이 바로 이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이다. 하지만 종종 날씨 예보가 틀리기도 하는데 그 이유는 이 방정식이 아직 완전한 방정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기상현상은 비선형이기 때문에 3차원에서의 방정식의 정확한 해는 구할 수 없는 나비에스토스크 방정식으로는 구할 수 있는 것은 근사 값뿐이기 때문이다.

소설 속 수리학 연구소 팀은 이러한 난제를 풀어낼 힌트가 겐토의 머릿속에 있다고 여기며 연구를 진행해 온 것이었다. 그리고 후반부까지 이 난제를 향해 달려오던 이야기는 수학자 라플라스의 가설에 닿는다.

가설의 내용은 만일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원자의 현재 위치와 운동량을 파악해내는 지성이 존재한다면 그 존재는 물리학을 활용해 그러한 원자의 시간적 변화를 계산할 수 있기 때문에 과거와 현재의 모든 현상을 설명하고 미래까지 완전하게 예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 후 그 존재에겐 ‘라플라스의 악마’라는 별명이 붙었다. 나비에 스토크스 방정식과 방향을 같이 하는 가설이다.

작가는 이 가설을 발판삼아 그 원자의 하나인 인간을 언급하며, 평범한 그들 하나하나의 생이 온 우주를 움직이고 있음에 경의를 표한다. 소설의 전 페이지에 걸쳐 과학에 힘입은 비범한 능력을 가진 소년의 사건을 서술해 내려가던 이야기는 결국엔 평범한 인간에게로 수렴됐다.

 

김민아 객원기자
g-story@naver.com
저작권자 2019-09-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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