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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9-08-01

“공기-물 인터페이스 통해 생명 탄생” 원시세포와 외막 형성과정에 시사점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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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상 생명체는 어떻게 탄생되었을까? 이에 대해 생화학, 세포생물학 혹은 진화생물학적으로 여러 가설이 존재하지만, 화학진화 가설이 일반적으로 널리 받아들여지고 있다.

화학진화에 따르면 뜨거운 열수구 주변의 다공성 암석에 있는, 기체로 채워진 작은 기포들이 생명의 기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을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독일 루드비히-막시밀리안대(LMU) 과학자들은 이 기포를 중심으로 액체 상태간 접점(interface)에서의 온도 차이가 생물 발생 이전의 화학진화를 촉발시켰을 것이란 연구를 내놓았다.

초기 지구에서는 수많은 물리화학적 과정들이 진행되면서 생명 시스템이 출현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생물학적 진화의 시대에 앞서 상당히 장기간에 걸친 ‘생명 발생 이전(prebiotic)’의 화학진화가 선행됐고, 이 기간 동안에 자신을 복제할 수 있는 최초의 정보를 지닌 분자가 모여서 선택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시나리오는 즉시 또 다른 의문을 불러일으킨다. 어떤 환경 조건 아래에서 생명 발생 이전의 진화가 일어났느냐는 점이다. 이에 대해 한 가지 가능성 있는 환경 조건이 오랫동안 토의되고 탐구돼 왔다. 바로 화산암에 있는 작은 구멍들이다.

이번 연구가 게재된 ‘Nature Chemistry’ 홈페이지  Credit: 2019 Springer Nature Publishing AG
이번 연구가 게재된 ‘Nature Chemistry’ 홈페이지 ⓒ 2019 Springer Nature Publishing AG

물-공기 인터페이스, 기포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돼

LMU의 디터 브라운(Dieter Braun) 교수(시스템 생물물리학)가 이끄는 국제연구팀은 이런 구멍들에 있는 물-공기 인터페이스를 자세히 조사해 이것이 생명의 기원에서 갖는 중요성을 밝혀냈다.

이 인터페이스는 가스가 가득 찬 기포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며, 흥미로운 효과의 조합을 보여주었다.

연구팀은 이 인터페이스가 생명의 기원에 기여하는 물리화학적 상호작용을 용이하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브라운 교수팀은 특히 이런 인터페이스가 생명 발생 이전 화학진화의 초기 단계를 촉발시킨 여러 화학반응들을 자극할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았다.

이번 연구는 ‘네이처 화학’(Nature Chemistry) 29일 자에 발표됐다.

이 연구는 화산암의 구멍에 갇혀서 구멍 표면과 반응한 작은 가스 기포들이 궁극적으로 최초의 세포를 탄생시킨 화학 네트워크 형성을 가속화시켰을 것이란 생각을 강력하게 뒷받침한다.

연구팀은 관련 화학반응에서의 공기-물 인터페이스의 촉진 효과를 실험을 통해 증명하고 특성화할 수 있었다.

만약 이런 기포 표면에 온도 차이가 있다면, 창문에 떨어지는 빗방울이 유리의 평평한 표면을 따라 흘러내리다 결국 증발하는 것과 같이, 물은 기포의 따뜻한 부분에서는 증발하고 차가한 부분에서는 응축되는 경향을 보일 것이다.

브라운 교수는 “원리상 이 과정은 무한히 반복될 수 있는데, 그 이유는 물이 기체와 액체 상태 사이를 지속적으로 순환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화산암 구멍에 있는 기포의 물-공기 인터페이스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Image: perfectfitsolutions / pixabay.com
화산암 구멍에 있는 기포의 물-공기 인터페이스에서 생명의 기원을 찾기 위한 연구가 진행됐다.ⓒ perfectfitsolutions / pixabay.com

기포의 따뜻한 쪽에 분자들 고농도로 응축

브라운 교수는 박사과정생인 마티아스 모라쉬(Matthias Morasch) 연구원을 비롯한 팀원들과 함께 이 메커니즘과 기저의 물리적 과정에 대한 특성을 상세하게 밝혀냈다. 이 순환 현상의 결과, 분자들은 기포의 따뜻한 쪽에 매우 고농도로 응축돼 축적되게 된다.

모라쉬 연구원은 “우리는 기저 메커니즘의 본질을 밝혀내기 위해 다양한 조건 아래에서 반응 속도를 측정하는 것부터 작업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현상은 놀라울 정도로 효과적이고 견고한 것으로 판명됐다. 심지어 작은 분자까지도 고농도로 응축됐다.

모라쉬 연구원은 “이어 생명의 기원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했을 물리 및 화학적 과정의 전 범위를 테스트했다”며, “이 모든 과정들은 공기-물 인터페이스에서 주도적 위치를 점하는 여러 조건들 아래에서 현저하게 가속화되거나 가능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브라운 교수의 생물물리학자 그룹과, 그와 함께 ‘생명의 기원 협동연구센터(SFB/TRR)’에서 일한 화학 및 지질학 전문가 그룹 그리고 국제연구팀과의 상호 협력에서 도움을 얻었다.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는 바다 열수구 침전물에서 발견된 화석화된 미생물로, 42억80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는 45억4000만년 전, 바다는 44억10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섭씨 100도 이상의 뜨거운 흰 연기가 솟아나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샴페인 분출구(Champagne Vent) 모습.  Credit: Wikimedia / NOAA
지구상 최초의 생명체는 바다 열수구 침전물에서 발견된 화석화된 미생물로, 42억8000만년 전에 살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지구는 45억4000만년 전, 바다는 44억1000만년 전에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섭씨 100도 이상의 뜨거운 흰 연기가 솟아나는 태평양 마리아나 해구의 샴페인 분출구(Champagne Vent) 모습. ⓒ Wikimedia / NOAA

원시세포와 외막 형성 과정에 시사점 제시

연구팀은 고분자 형성을 촉진하는 물리화학적 과정이 수성(水性) 환경과 가스 단계 사이의 인터페이스 가용성에 의해 자극되거나 첫 단계에서 가능하게 됨으로써 화학반응과 촉매 메커니즘의 속도를 현저하게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실제로 그런 실험들에서 연구원들이 적당한 화학 성분들을 첨가했을 때 분자들은 지질막 안에 고농도로 축적될 수 있었다.

모라쉬 연구원은 “이런 방식으로 생성된 소포체들은 완벽하지는 않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연구는 최초의 기본 원시세포들(protocells)과 이 세포들의 외막이 어떻게 형성되었는가를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런 종류의 물리화학적 과정들이 그런 소포체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가의 여부는 기포 안에 있는 가스의 성질에 달려있지 않다.

브라운 교수는 “중요한 것은 온도 차이로 인해 물이 한 곳에서는 증발하고 다른 곳에서는 응축될 수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초기 연구에서 브라운 교수팀은 물 자체에서의 온도 차이가 분자들을 응집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메커니즘에 대해 기술한 바 있다.

그는 “우리의 설명 모델은 증발과 응축 두 가지 효과를 결합할 수 있게 해주며, 응축 효과가 향상되면서 그에 따라 생명 발생 이전 과정들의 효율성을 증대시킨다”고 설명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8-0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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