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전지를 만들 때 페로브스카이트(perovskites)란 소재가 사용된다.
이 물질은 광자(photons)의 움직임을 전기로 바꿀 수 있는 광전효율(photoelectric efficiency)이 매우 높은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TV나 휴대폰의 LED 화면과 매우 유사한 성질을 지니고 있는데 많은 과학자들은 이 속성을 더 발전시켜 나갈 경우 기존의 LED보다 더 깨끗하고 뛰어난 컬러 재현이 가능하다고 보고 그 기능을 발전시켜왔다.
기존의 LED 성능 뛰어넘을 수 있어
그 결과 최근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5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케임브리지 대학 연구팀이 컬러 인쇄를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필름을 패턴화하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구를 이끈 물리학자 리처드 프렌드(Richard Friend) 교수는 “새로운 영감을 주는 환상적인 패턴이 나왔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미래에는 저렴한 비결정체를 활용해 디스플레이 혁신을 이룰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페로브스카이트는 1939년 러시아 우랄산맥에서 독일 광물학자인 구스타프 로즈(Gustav Rose)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이 광물질의 명칭을 러시아의 광물학자 레브 페로브스키(Lev Perovski)의 이름을 따 페로브스카이트라 명명했다.
이 물질의 결정구조가 처음 서술된 것은 1926년이다. 독일의 결정학자 빅터 골드슈미트(Victor Goldschmidt)의 저항 인자(tolerance factor) 연구논문을 통해 처음 서술되었다.
골드슈미트는 페로브스카이트가 천연 물질인 티탄산 칼슘(CaTiO3)으로 이루어진 칼슘 타이타늄 산화광물이며, 여러 다른 양이온이 이 구조에 들어갈 수 있어서 다양한 재료 공학 물질로의 개발이 가능하다고 기술했다.
이 물질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기존의 LED 성능을 대체하거나 더 발전시켜나갈 수 있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의 LED와 페로브스카이트의 차이는 제작 과정에서 발생한다. 기존의 LED를 제작하기 위해서는 진공 상태에서 초고온의 압력이 가해져야 한다.
그러나 페로브스카이트는 이미 그 과정이 완료된 물질이다. 평상시 온도에서 제작이 가능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합성이 끝난 후 결정화하는 과정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하더라도 물질의 속성이 변하지 않아 빛을 발광하는데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관련 논문은 과학학술지 ‘사이언스어드밴시스(ScienceAdvnces)’에 최근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Perovskite nanowire–block copolymer composites with digitally programmable polarization anisotropy’이다.
발광효율 높이며 상용화에 접근
프렌드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14년 페로브스카이트 LED 시제품을 선보인 바 있다.
연구팀은 빛의 삼원색 RGB(레드‧그린‧블루) 중 적외선에 가까운 레드(red), 그린(green)을 처음 구현해냈다. 이후 다른 연구팀에서 블루(blue)를 포함한 RGB 빛의 삼원색과 함께 모든 컬러 스펙트럼을 완성할 수 있었다.
또 다른 문제는 발광 효율이었다.
페로브스카이트 LED는 페로브스카이트 소재로 만든 전극들로 구성돼 있는데 충전 시 페로브스카이트 속성에 따라 컬러가 정해진다.
최초로 선보인 페로브스카이트 LED의 경우 빛으로 전환이 가능한 전극은 0.76%에 불과했다. 전류가 소재를 구성하고 있는 (결정영역 사이의) 물질을 통과하지 못했기 때문. 이후 많은 연구팀이 이 장애물을 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리고 지난해 케임브리지대학 프렌드 교수팀이 발광 폴리머 층을 추가함으로써 이 문제를 일부 극복할 수 있었다. 이 방식을 통해 레드(red)의 발광 전극의 효율을 20.1%로 끌어올릴 수 있었다.
프렌드 교수팀의 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동안 지난해 토론토 대학의 화학자 에드워드 사전트(Edward Sargent) 교수 연구팀은 또 다른 방식으로 효율을 높이고 있었다.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된 논문에 따르면 이 방식은 페로브스카이트 비결정체 주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방식을 통해 그린(green)의 발광 전극 효율을 20.3%까지 높일 수 있었다고 보고했다.
스웨덴 린세핑 대학의 물리학자 펭 가오(Feng Gao) 교수 연구팀도 지난 3월 25일 ‘네이처’ 지를 통해 새로운 방식을 제안했다.
이 연구는 페로브스카이트 내 납 이온(lead ions)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외부적인 영향을 줌으로써 적외선과 유사한 레드(red) 발광효율을 21.6%까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케임브리지 대학의 프렌드 교수는 ‘사이언스’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페로브스카이트 LED와 관련, 지난 5년간 놀라운 발전이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전에는 페로브스카이트 LED가 50시간 이상 지속될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현재 약 1만 시간 동안 지속이 가능해 상업적 이용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최근 태양전지 분야 연구자들도 더 오랜 기간 동안 태양전지를 바람과 습도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페로브스카이트 성능을 더 오래 지속시키려는 노력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이런 연구 성과로 하버드 대학의 물질과학자 제니퍼 루이스(Jennifer Lewis) 교수 연구팀은 3D 프린터를 사용해 다양한 컬러의 색상 구현이 가능한 유선형 페로브스카이트 구조를 만들어냈다.
그리고 이번에 케임브리지대 프렌드 교수 연구팀이 3D 프린터를 통해 점 모양의 페로브스카이트 패턴을 구현함으로써 향후 LED 분야의 새로운 혁신을 예고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 aacc409@naver.com
- 저작권자 2019-06-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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