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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9-05-15

공룡은 어떻게 새가 되었을까? 막 날개 사라지고 깃털이 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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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동부의 쥐라기 퇴적물에서 공룡의 비행 기원을 엿볼 수 있는 새로운 단서가 발견됐다.

중국과학원 연구팀은 1억 6300만 년 전 두 발로 걷는 비조류(non-avian) 육식성 공룡 화석에서 공룡의 비행 기원을 특징지을 수 있는 풍부한 진화론적 실험 정보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중국과학원 척추동물 고생물학 및 고인류학연구소(IVPP) 왕 민(WANG Min), 징마이 오코너(Jingmai K. O'Connor), 쑤 씽(XU Xing) 및 주 종해(ZHOU Zhonghe) 박사팀은 깃털과 피부막 조직을 함께 가진 새로운 쥐라기 공룡의 골격을 분석해 과학저널 ‘네이처’(Nature) 최근호에 발표했다. 관련 동영상

암봅테릭스 롱기브라키움(Ambopteryx longibrachium)으로 명명된 이 새로운 종은 비조류 수각공룡 가운데 가장 특이한 그룹의 하나인 스칸소리옵테리지드(scansoriopterygid) 공룡에 속한다.

왼쪽 그림 a는 새로운 종류의 공룡인 암봅테릭스 화석. 그림 b는 복원한 모습으로 기준자는 10mm. 그림 c는 막 날개의 멜라닌 소체. 그림 d는 뼈 위(bony stomach)의 조직 분석. CREDIT: WANG Min
왼쪽 그림 a는 새로운 종류의 공룡인 암봅테릭스 화석. 그림 b는 복원한 모습으로 기준자는 10mm. 그림 c는 막 날개의 멜라닌 소체. 그림 d는 뼈 위(bony stomach)의 조직 분석. ⓒ WANG Min

막 날개와 손목뼈 완벽하게 보존돼

스칸소리옵테리지드과는 다른 수각류 공룡과 신체 비율, 특히 앞다리(앞날개) 비율이 다르며, 이로 인해 특이한 날개구조를 지지할 수 있다. 이 날개 구조는 암봅테릭스의 가까운 친척으로 스칸소리옵테리지드의 한 속(屬)인 이 치(Yi qi, 翼奇)에서 처음 확인됐었다.

이 두 종은 조류 같은 다른 비행 공룡과 달리 다른 공룡에서는 발견되지 않는 막대 같은 손목 뼈에 의해 지지되는 막 날개(membranous wings)를 가지고 있다. 막 날개는 익룡류와 지금의 날다람쥐에서 볼 수 있다.

두 발로 걷는 수각류 공룡들 가운데 이런 비행기구를 가진 공룡이 있다는 것은 2015년 이 치(Yi qi)가 발견되고 나서 확실히 알려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 치’의 원형 표본이 불완전하고 비행기구를 가진 다른 종이 없었기 때문에 이 날개 구조의 진실성과 정확한 기능을 놓고 학계에서는 열띤 논쟁을 벌여 왔다.

이번에 발견된 암봅테릭스는 가장 완벽하게 보존된 표본으로서 막 날개와 막대 모양의 손목이 잘 보존돼 있어 스칸소리옵테리지드과에서 이런 날개 구조가 널리 퍼져 있었음을 뒷받침해준다.

중생대 실루로사우리아의 분기도와 문형공간(phylomorphospace) CREDIT: WANG Min
중생대 실루로사우리아의 분기도와 문형공간(phylomorphospace) CREDIT: WANG Min

손목뼈 대(對) 손바닥뼈

왕박사팀은 암봅테릭스의 생태학적인 형태공간 불일치를 다른 비조류 공룡인 실루로사우리아(coelurosaurians) 및 중생대 조류와 비교해 조사했다. 실루로사우리아는 수각류 공룡의 하위그룹으로 대형 포식자 공룡보다는 조류에 좀 더 가깝다.

비교 결과 스칸소리옵테리지드와 다른 조류 계통 사이에는 날개 구조 진화에서 극적인 변화가 나타났다. 두 분기군은 서로 갈라진 다음 비행을 달성하는 경로에서 매우 다른 진화 과정을 겪었던 것으로 보였다.

흥미롭게도 비행 공룡의 중요한 특징인 앞다리가 길게 늘어난 현상은 스칸소리옵테리지드에서는 주로 상완골과 척골의 신장을 통해 이뤄진 반면, 마이크로랩터와 조류를 포함한 비-스칸소리옵테리지드 공룡들에서는 손바닥뼈가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스칸소리옵테리지드에서 손가락이 늘어나고 손목뼈가 막대 모양이 된 것은 상대적으로 짧은 손바닥뼈를 보상하고 막 날개에 대한 주된 지지대 역할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이한 막 날개를 가진 암봅테릭스 롱기브라키움의 살아있는 모습 상상도.  CREDIT: Chung-Tat Cheung
특이한 막 날개를 가진 암봅테릭스 롱기브라키움의 살아있는 모습 상상도. ⓒ Chung-Tat Cheung

막 날개 사라지고 깃털 날개 생존

대조적으로, 대부분의 새와 유사한 공룡에서 상대적으로 손바닥뼈가 길어진 것은 비행 깃털이 부착될 수 있는 면적 증가의 필요성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라 마이크로랩터와 조류에서 날개 표면이 만들어지게 되었다.

막 날개와 짧은 손바닥뼈 그리고 이와 상대적인 깃털 날개와 긴 손바닥뼈의 동시 발생은 매우 다른 두 가지 비행 전략의 진화가 전체 앞다리 구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보여준다.

지금까지 알려진 모든 스칸소리옵테리지드는 후기 쥐라기에 나타났으나 이들의 독특한 막 날개 구조는 이후의 백악기에서는 생존하지 못 했다. 이는 이 날개 구조가 생명력이 짧았고 비행에는 성공적이지 못 했음을 나타낸다.

이와 대조적으로, 후기 쥐라기 비조류(non-avian) 공룡들에서 처음으로 발견된 깃털 날개는 수많은 골격과 연조직 변형 진화를 통해 더욱 정제돼 적어도 두 개의 독립적인 공룡 비행 기원을 창출했고, 마침내 현대 조류의 출현으로 이어졌다.

김병희 객원기자
hanbit7@gmail.com
저작권자 2019-05-1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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