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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8-12-04

"해수면 상승은 자연재해 아닌 인재" 바닷물 온도 높아지면서 해수면 급격히 높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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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지구가 몸살을 앓고 있다. 방글라데시 등의 저지대 국가, 뉴욕‧마이애미‧암스테르담과 같은 저지대 도시, 몰디브‧투발루‧키리바시와 같은 해발고도가 낮은 작은 섬들이 수몰 위기에 처해있는 상황.

더 혼란스러운 것은 해역에 따라 들쭉날쭉한 해수면 상승 속도다.

특히 미국의 동부 해안, 미국·멕시코·쿠바로 둘러싸여 있는 멕시코만 등은 지나치게 빠른 해수면 상승으로 큰 주목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과학자들에 의해 그 수수께끼가 밝혀지고 있다.

지난 4반세기 동안 해역에 따라 큰 차이를 보였던 해수면 상승이 자연현상이 아닌 기후변화 인재(人災) 때문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역에 따라 들쭉날쭉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자연현상이 아니라 사람에 의한 기상이변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Wikipedia
해역에 따라 들쭉날쭉한 해수면 상승 속도가 자연현상이 아니라 사람에 의한 기상이변에 의한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해수면 온도가 높아지면서 특정 해역의 해수면이 급격히 상승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Wikipedia

바닷물 온도에 따라 해수면도 들쭉날쭉  

4일 ‘유레칼러트(EurekAlert)’에 따르면 해당 연구 논문은 미국립기상연구소(NCAR), 콜로라도 대학 연구진에 의해 작성됐다.

연구진은 그동안 인공위성에 설치한 고도계(altimeter)를 통해 해역마다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해수면 상승 현상을 면밀하게 관찰해왔다.

그리고 1993년 이후 25년 동안 해역 위치에 따라 해수면 상승 속도가 극히 불규칙하게 나타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공동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구 평균 해수면 높이를 측정한 후 해역별로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해수면 높이를 첨가해 지구 전역을 대상으로 해수면 상승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를 나타낸 지도를 작성했다.

이 지도를 보면 남극과 미 서부해안으로 둘러싸여 있는 해역의 해수면 상승 속도는 매우 낮은 반면, 필리핀‧인도네시아를 포함한 동남아시아 해역 그리고 미 동부 해안은 해수면이 급속히  상승하고 있는 중이다.

연구를 이끈 NCAR의 존 파술로(John Fasullo) 박사는 “해역별로 해수면 상승속도 차이가 대체적으로 2배까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25년 동안의 데이터를 과거 데이터와 비교해 이 불규칙한 해수면 상승 패턴이 현재만 나타나고 있는 일시적인 현상인지, 아니면 그동안 진행돼온 지속적인 자연현상인지 분석을 시도했다.

그리고 해수면 상승이 바다에 축적된 열량에 의해 좌우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바닷물의 온도가 올라갈 경우 해수면 높이가 올라가고, 바닷물 온도가 내려갈 경우 해수면 높이가 내려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21세기 말까지 60cm 이상 상승 예고

파술로 박사는 “특정 해역이 해류와 바람, 떠내려온 빙하 등에 영향을 받으면서 온도가 수시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런 영향으로 인해 해수면 높이가 불규칙하게 오르내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태평양 10년 주기 기온 변동(Pacific Decadal Oscillation)’, ‘엘니뇨(El Niño)’와 같은 이전에 규칙적으로 변화해왔던 기후변화 현상에 이상 징후가 발생하고 있다는 것.

이번 연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해수면 상승 속도에 대해 체계적으로 밝혀냈기 때문이다.  해수면이 지역별로 큰 편차를 발생시키며 불규칙하게 상승하고 있는 원인을 밝혀냈다.

이를 통해 미래 예측도 가능해졌다.

별다른 조치가 없다면 지금까지 해수면 상승이 극심했던 미 동부해안, 멕시코만, 호주 서부 해역, 남태평양 등의 급속한 해수면 상승이 향후에도 계속 지속될 전망이다.

파술로 박사는 “지금과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21세기말에 60cm 이상의 해수면 상승이 예상되며, 지역마다 차이는 있지만 호주 서남부 해안, 남태평양 도서 지역, 미 동부 해안지역 등에 대규모 침수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연구진은 온실가스에 의한 기후변화 현상이 해수면 상승속도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는지 측정하기 위해 다양한 기후연구 모델을 적용했다.

그중에는 미 국립해양대기국(NOAA)에서 사용해온 ‘복합지구시스템모델(CESM, Community Earth System Model)’과 ‘지구시스템 모델 버전 2M(ESM2M, Earth System Model Version 2M)’이 포함돼 있다.

파술로 박사는 “이 다양한 연구 모델을 통해 지구 해수면 상승이 어떻게 일어나고 있는지 다양한 분석이 가능했다”고 말하며 “이전의 해수면 상승과는 전혀 다른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이 항상 급속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의 경우는 정상적인 상승 속도보다 훨씬 더 느리게 해수면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후변화로 인해 해류와 바람, 해수 온도 변화 등이 예측할 수 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파술로 박사는 “인간에 의한 기후변화로 인해 해수면 상승에 수많은 변수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불규칙한 해수면 상승 패턴은 예상치 못한 기상이변의 원인이 된다. 기상예보 차원에서 해수면 상승과 기상이변 간의 상관관계를 측정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번 연구는 국립과학재단(NSF)의 지원을 받아 이루어졌다. 논문은 3일 미 ‘국립과학원회보(PNAS)’에 게재됐다. 제목은 ‘Altimeter-era emergence of the patterns of forced sea-level rise in climate models and implications for the future’.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12-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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