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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8-11-23

2억4000만 년 전 포유류 발견 "포유류 역사, 다시 쓸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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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가 탄생한 시기는 약 45억 년 전으로 추정된다. 이후 다양한 지질시대를 거치면서 2억5190만 년 전부터 2억130만 년 전까지 지구상에 있는 모든 땅이 하나로 합쳐진 트리아스기(Triassic period)로 돌입한다.

그리고 판게아(Pangea)로 불리는 하나로 합쳐진 땅에 공룡이 등장한다. 이어 악어‧포유류‧개구리‧도마뱀과 같은 다양한 종의 생물들이 생겨난다. 지금 지구상에 살고 있는 모든 동물들의 조상들이 탄생한 시기다.

2억5190만 년 전부터 2억130만 년 전까지 트리아스기에 오래 동안 살아남았던 공룡을 닮은 초식동물 ‘리조비키아 보야니’ 화석. 거대해 몸무게가 9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Tomasz Sulej
공룡을 닮은 포유류 초식동물인 ‘리조비키아 보야니’ 화석. 그 몸무게가 9톤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Tomasz Sulej

큰 몸집과 빠른 발로 사나운 공룡들과 공존

그동안 과학자들은 이 시기에 살았던 또 다른 종(種)의 동물들을 찾고 있었다. 그리고 최근 새로운 사실들이 밝혀지고 있다.

23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스웨덴 웁살라 대학 고생물학자들은 폴란드 과학아카데미와 공동으로 트리아스기에 살았던 거대한 포유류처럼 생긴 동물 화석을 발견했다.

공룡의 사촌격인 이 동물은 겉은 코뿔소 모습이었지만 거북이처럼 크고 뾰족한 코를 가지고 있었다. 몸집은 아프리카 코끼리처럼 거대해 고생물학자들은 몸무게가 9톤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구팀은 이 동물이 공룡의 원조격인 수궁류(therapsids), 초식성 파충류로 이빨이 퇴화한 쌍아류(dicynodonts), 그리고 악어, 익룡, 거북이, 개구리, 도마뱀 등의 특징을 함께 지니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스웨덴 웁살라대, 폴란드 과학아카데미 공동 연구진은 이 새로운 종의 이름을 ‘리조비키아 보야니(Lisowicia bojani)’로 명명했다. 관련 논문은 23일 ‘사이언스’ 지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Giant mammal cousin rivaled early dinosaurs’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리조비키아 보야니’ 화석이 2억4000만 년 전부터 2억100만 년 전에 살았던, 공룡의 사촌격인 포유류 동물의 화석이라고 밝혔다.

이 시기 공룡들이 번창하면서 많은 포유류들이 멸종되거나 어두움 속에서 숨어 살았다. 그러나 이 초식동물은 이빨을 거칠게 변모시키는 대신 몸집을 거대하게 부풀려 사나운 공룡들과 공존할 수 있었다.

연구팀은 ‘리조비키아 보야니’가 지구 내부의 폭발로 생물 대부분이 멸종한 고생대 마지막 시기인 페름기(Permian period, 2억9890만 년 전 ~ 2억5190만2000년 전)에도 살아남아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포유류 탄생의 역사 새로 구성해야”

연구팀이 화석을 발견한 곳은 폴란드의 한 시골마을인 리조비케(Lisovice)다.

‘리조비키아 보야니(Lisowicia bojani)’란 명칭은 이 마을의 이름과 해부학자로서 세계적인 존경을 받은 바 있는 독일 과학자 루드비히 하인리히 보야누스(Ludwig Heinrich Bojanus)의 성을 결합한 것이다.

이번에 발견한 화석은 길이 4.5m, 높이 2.6m 크기로 지금의 코끼리 무게로 환산하면 9톤 정도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런 크기와 무게는 파충류에서 진화한 다른 포유류 초식동물인 쌍아류 화석들보다 40% 더 크거나 무거운 것이다.

연구팀이 화석의 다리뼈를 분석한 결과 이 동물은 매우 빨리 달릴 수 있어 사나운 공룡들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을 수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강한 생존력을 가지고 트리아스기 말기까지 살아남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에 참여한 폴란드 과학아카데미 토마츠 슐레이(Tomasz Sulej) 박사는 “‘리조비키아 보야니’란 새로운 종 발견으로 트리아스기에 살았던 ‘디키노돈트(Dicynodont)’에 대한 재평가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디키노돈트란 포유류와 비슷한 멸종된 초식성 파충류다. 페름기 후기와 트라이아스기에 해당하는 2억6000만에서 2억2500만 년 전 사이에 살았던 생물종이다.

이들은 이빨이 없고 뿔 모양의 부리로 먹이를 잡아 찢어 육중한 턱으로 분쇄시켜 먹었다. 또한 다리는 억세고 거동은 느렸다.

디키노돈트는 지구상의 모든 곳에서 다양한 환경에 적응해 살아갔다. 개체수뿐만 아니라 종의 수도 아주 많아 페름기의 표준 화석으로 간주되고 있다.

웁살라 대학의 그르체고르츠 니츠비츠키(Grzegorz Niedzwiedzki) 박사는 “디키노돈트가 트리아스기 동안 매우 성공적인 생존을 거듭하면서 ‘리조비티아 보야니’로 진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는 또 “‘리조비티아 보야니’ 화석은 트리아스기에 살았던 포유류와 비숫한 공룡들의 역사를 추적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며 이번 연구를 통해 포유류의 역사가 새로 써질 수 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폴란드 리조비케 마을 탐사는 지난 2005년부터 시작됐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1000여 개의 뼈 화석과 관련된 화석들을 수집했다.

고생물학자들은 트리아스기 말기 화석이 대거 축적돼 있는 이 마을에서 다양한 동물 화석들을 발견했다. 그중에는 디키노돈트, 목이 긴 공룡인 사우로포도모르프(Sauropodomorphs) 등의 화석이 포함돼 있다.

연구팀은 그중에서도 특히 디키노돈트의 화석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 종과 새로 발견한 ‘리조비티아 보야니’와의 비교 연구를 통해 사람이 포함된 포유류 조상들의 역사를 새로 써나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8-11-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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