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과 배우 없는 방송국 ‘넷플릭스’, 숙박업소 없는 숙박업 ‘에어비앤비’, 자동차 없는 차량공유서비스 ‘우버’.
이들이 세상에 나왔을 때 세상 사람들은 ‘물건 없이 무엇을 팔 것이냐’며 이들을 비웃었다. 하지만 이들은 제품 없이도 제품을 연결시켜 판매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통해 세계의 경제 패러다임과 비즈니스 규칙을 바꿨다.
앞으로 도래하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기술의 발달과 함께 더 많은 비즈니스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이제 기업들은 어떤 방식으로 생존과 도약을 모색해야 할까.
22일(목) 서울 강남구 양재동 엘타워 그레이스홀에서 열린 ‘2018 대한민국 모바일 컨퍼런스’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새로운 비즈니스 패러다임이 요구되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를 넘을 수 있는 다양한 해법들이 제시됐다.

4차 산업혁명, 새로운 패러다임 속에서 기존 기업들이 생존하려면
첨단 과학기술이 날로 발전하면서 이에 따른 비즈니스 해법도 달라지고 있다. 무엇보다 소비자들이 변하고 있다.
기존의 트렌드와는 전혀 다른 길을 소비자들이 걷고 있다. 비즈니스도 이에 맞춰 변해야한다.
박준 SK주식회사 C&C DT Lab Unit장은 현재 비즈니스 세계는 철저히 소비자 중심으로 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4차 산업혁명을 기존의 산업혁명들과는 다르다고 판단하고 있다. 대량생산, 공급자 중심의 패러다임에서 맞춤형, 초개인화 된 수요자 중심의 생태계로 패러다임이 변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맞춤형, 초개인화 시대에는 소비자들이 스스로 상품을 선택하고 결정한다. 소비자들은 각각 다양한 목소리를 내고, 자신들의 니즈를 즉각적으로 제품에 반영해주기를 바란다. ‘속도’와 ‘유연성’이 중요한 비즈니스 요건이 된 셈이다.
이런 환경은 스타트업에게는 아주 좋은 현상이다. 소비자들의 다양한 니즈를 즉각적으로 수용하기 위해서는 고객의 피드백을 받아 제품을 수정하고 원하는 제품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빠른 의사결정 능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존의 전통적인 기업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공급자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해 온 기업들은 앞으로의 변화가 두렵다.
박 DT Lab Unit장은 “이제 기업들은 기존에 누렸던 것을 더 작고, 더 빠르게 만들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존의 비즈니스 규칙에 최적화 된 조직구조를 새로운 비즈니스 규칙에 맞는 구조로 진화시켜야 한다는 말이다. 성공의 승패는 앞으로의 변화에 대비해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에 달렸다.
박 DT Lab Unit장은 “아이디어를 소비자의 니즈에 맞게 설계하는 한편, 빠른 개선과 스케일러빌리티(Scalability, 확장성)가 필요하다.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를 통해 인사이트(insight, 통찰력)를 얻는 것도 중요하다”며 “아이디어와 시스템의 간극을 줄이는 작업이 앞으로 기업이 생존하는데 필요한 요건”이라고 조언했다.
성공보다 실패 확률이 높은 스타트업, 의미 있는 제품을 공급해야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 등 많은 스타트업들이 스타 기업이 되어 세상을 호령하고 있지만, 현실 세계에서 스타트업은 성공보다 실패할 확률이 더 높다.

김영덕 롯데 엑셀러레이터 센터장은 “이제 소비자들은 최초, 최고의 제품에 관심 없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제품이 중요하다”며 “스타트업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객에게 의미 있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나 ‘사람’이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과 시스템, 여기에 이것을 잘 운영하고 이끌어 낼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스타트업이 생존하고, 이어 더 큰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인재를 잘 뽑고 이들을 잘 이끌어나가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사람에 대한 깊은 이해가 큰 기업을 만든다”고 강조했다.
기술은 사람들의 생각보다 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반면 사람들은 느리게 변화한다. 기술과 사람들의 라이프 패턴, 생각과는 간극이 존재한다. 그렇기에 기술의 변화에 맞춰 인재를 구하려다 보면 번번이 실패할 수밖에 없다.
예를 들면 전기차 배터리 충전 최적화를 위한 딥러닝 엔지니어, 마케팅 분석에 능통한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신약 개발 지식이 있는 AI 전문가는 기업들이 지금 원하는 인재 요건이다.
하지만 이처럼 최적화 되어 있는 AI 전문가를 채용할 확률은 매우 희박하다. 원하는 곳은 많지만 배출되는 인력은 매우 적기 때문. 그렇다면 내부 인재들 중에서 필요한 AI 업무 능력을 연마시켜 부족한 스킬을 확보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내부 인재를 발굴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니다. 이에 박 DT Lab Unit장은 “조직 내 기획자,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함께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이를 바탕으로 문제를 해결해 비즈니스 모델을 완성하는 ‘해커톤(Hackathon)’, ‘밋업(Meetup)’을 통해 숨겨진 인재를 발굴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평상시에는 전혀 알 수 없었던 사람들이 이러한 프로세스를 거쳐 보석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을 더 높은 레벨로 만들기 위해서는 재교육뿐만 아니라 직접 실무 현장과 연결해 직접 교육과 일을 병행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과정은 적절한 멘토링을 통해 이뤄진다.
디지털 역량의 향상 역시 교육과 업무 수행의 병행을 통해 가능하다. 시작은 문제를 바라보는 다각도의 ‘눈’이다. 이날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다각도로 살펴본 것들을 데이터로 녹여 성과물로 추출해내고자 하는 사람이 앞으로 기업들이 원하는 인재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은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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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11-2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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