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회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이 지난 12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일상 속에서 과학을 플레이하다’라는 슬로건으로 진행된 이번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은 21만 명의 관람객들에게 색다른 여름추억을 선물했다. 특히 과학기술이 이제는 단순 지식이나 산업의 도구에서 벗어나 우리 생활방식을 변화시키는 중요한 문화적 요인이 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건강, 기후 등 생활과학이슈 많이 다뤄져
이번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은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도시공간을 전시체험공간으로 설정했다. 이를 바탕으로 건강, 안전, 환경, 에너지 등 생활과학 이슈들을 많이 다뤄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한국원자력의학원에서는 암세포와 정상세포를 어떻게 구별할 수 있는지를 고밀도 현미경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암세포 관찰 체험을 진행했다. 일반적으로 암 조직은 정상 조직과 다르게 전체적으로 모양이 일정하지 않고 불규칙적이며 비정형적인 모양을 하고 있음을 실제 눈으로 관찰할 수 있어 일반 성인 관람객들의 참여율이 높았다.
올 여름 최악의 폭염으로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덕분인지 ‘함께하는 기후변화 대응’이란 녹색기술센터의 체험부스에도 관람객들이 몰렸다. 특히 이상기후로 인한 자연재해를 직접 경험해 볼 수 있는 VR 태풍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몸이 휘청거릴 만큼 VR 속에서 태풍의 위력을 실감한 학생들은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방법으로 ‘에너지 하베스팅’에 도전했다. 실내의 조명등, 자동차의 열, 사람의 움직임 등 생활 속에서 버려지는 작은 에너지를 수확하여 전기에너지로 변환해 이용하는 것이 ‘에너지 하베스팅’이다. 관람객들은 압전 발판을 밟아서 직접 에너지를 만들어보는 체험을 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최근의 경주, 포항 등 강진 발생으로 우리나라도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염려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기상청의 지진재난 체험에도 관심이 높았다. VR 체험을 통해 지진의 강도를 실제로 느껴보고, 지진발생 시에는 어떻게 대피하는지를 시뮬레이션 해보면서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과학을 직접 만나볼 수 있었다.
이밖에 한국기상산업기술원의 ‘찾아가는 날씨체험캠프’에서는 ‘물방울 여행’ 부채 만들기 체험을 통해서 물의 순환을 이해하고 구름이 만들어지며 비가 내리는 원리를 배웠다. 또 한국전기연구원 ‘작은 번개 만들기’ 체험에서는 간단한 도구로 직접 작은 번개를 일으켜 보면서 번개가 칠 때 조심할 점도 배울 수 있었다.
VR과 증강현실, 체험 활용이 대세
이번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의 대세는 VR과 증강현실 체험이었다.
관람객들은 증강현실을 통해 멸종위기 동물들을 만나보고, 그들과 함께 살아가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할 수 있는지를 경험해 볼 수 있었다.
해양생물자원관에서는 우리 바다 속 해양생물과 그들의 서식처를 VR로 체험했다.
미세먼지를 증강현실로 체험하는 부스도 있었다. 미세먼지가 호흡기관으로 어떻게 들어가는지, 나무를 심고 숲을 이루면 어떻게 되는지를 색칠하고 증강현실을 통해 체험활동을 진행했다.
VR에 시뮬레이터의 움직임을 더한 실감나는 가상현실 체험도 인기를 끌었다. VR기기를 착용하고 가상의 세계에서 실제와 100% 똑같은 면접시험을 경험할 수 있는 VR면접 시뮬레이션 체험도 있었다.
이처럼 다양한 VR 활용으로 인해 이번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은 놀이동산을 방불케 할만큼 실감나는 재미가 더해졌다.
과학의 열기는 전시장 밖에까지 이어졌다. 올해 행사는 킨텍스 야외로 나가 과학을 일상에서 놀이와 여가로 즐길 수 있도록 일산 호수공원 일대에서도 진행됐다.
호수공원에서의 야외 과학공연과 체험행사들은 좋은 반응을 얻었다. 누구나 과학문화를 향유할 수 있도록 대중 속으로 한걸음 더 들어가는 새로운 시도였기 때문이다.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진행된 이번 대한민국과학창의축전은 예년에 비해 짧은 기간에도 불구, 일상에서 과학을 즐길 수 있도록 과학문화의 영역을 넓혀나갔다. 특히 가상과 현실을 넘나들고 실내와 야외를 오고가며 짜릿한 과학 바캉스를 선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 김순강 객원기자
- pureriver@hanmail.net
- 저작권자 2018-08-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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