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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순강 객원기자
2018-07-06

남북 과학기술협력 기대 한층 높아져 철도, 표준, 광물자원 등 분야별 교류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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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북미 정상회상회담으로 남북협력의 물꼬가 트였고, 이를 위한 남북 과학기술 분야의 교류 협력에 대한 기대가 한층 더 높아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일 열린 ‘2018 이노베이트 코리아’에서는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철도, 표준, 광물 자원 등 분야별로 구체적인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 '한반도 신경제구상,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 '한반도 신경제구상, 유라시아 철의 실크로드'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대륙철도 연결, 한반도 열린 영토로 나아가는 길

나희승 한국철도기술연구원장(이하 철도연)은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신경제지도구상은 우리의 경제 영토를 북한과 동북아시아, 유라시아로 확장해 한국 경제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것”이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남북철도연결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는 남북경협 특구의 활성화를 좌우하는 주요기반 시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북한 철도의 복선화율이 3%에 불과하고 전력사정이 좋지 않아 전기기관차 운영이 어렵다는 것이다.  또 철도시설 역시 노후화 돼 열차속도가 매우 낮은 수준이다. 나 원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단순 남북철도 연결을 넘어 북한철도의 개보수를 진행해야 한다”며 “북한의 노동‧토지 요소와 남한의 자본‧철도기술 요소가 결합된다면 남한의 4분의 1 사업비로도 건설 및 보수 작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나 원장은 또 최근 추진중인 ‘TKR-TSR 8일 프로젝트’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이는 러시아 TSR화물 고속화 정책과 남북철도(TKR)를 연계하는 사업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북한의 레일 간격(1천435㎜)과 러시아 철도의 레일 간격(1천520㎜)이 다르다는 것.

이에 철도연은 중국과 러시아까지 운행할 수 있는 동북아 공동 화차를 만드는 한편 철도 대륙연결을 위한 상호호환 시스템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이처럼 남북철도가 연결되고 대륙 철도망과 이어진다면 한반도 1일 생활권은 물론 동북아 1일 생활권 시대가 열릴 것으로 나희승 원장은 내다봤다. 나 원장은 “상이하고 낙후된 이종시스템, 통관 시스템의 비표준화 등 기술적 문제가 많은 것은 사실”이라며 “이를 극복한다면 우리나라는 ‘닫힌 영토, 폐쇄된 영토’에서 ‘열린 영토’ 개념으로 한반도 국토 공간을 발전시켜 나갈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표준의 통일, 남북통합 선도적 역할해야

하지만 이질적인 두 시스템의 통합은 그에 따른 비용 문제가 선결돼야 한다. 박상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은 “기회와 위기로 다가오는 남북한의 통합을 위해서는 고도의 전략적 접근이 요구된다”고 주장했다. 통합의 비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그 효과가 극대화 돼야 하기 때문이다.

'남북통합과 표준 통일의 역할'에 대해 박상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남북통합과 표준 통일의 역할'에 대해 박상열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이 발표하고 있다. ⓒ 김순강 / ScienceTimes

박 원장은 그 방법론으로 ‘남북 표준의 통합’을 제안했다. “표준은 하나의 체제 안에서 모든 활동이 조화로운 방식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기준 체계”라며 “부실 표준을 악용한 문란한 조세정책이 프랑스대혁명의 도화선이 됐던 것처럼 부적절한 표준은 혼란과 불공정을 초래하고 사회의 균열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남북은 각각 2만2000종과 1만1000종에 달하는 각종 국가규격을 가지고 있다. 박 원장은 “이 많은 규격들을 일시에 통합하고자 하는 것은 무리다. 작업 피로도 역시 상당할 것”이라며 “가장 기초적인 측정표준의 통합과정에서부터 합리적인 의사결정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고 강조했다.

실례로 남북정상회담 후 북한의 표준시를 동경135도 자오선을 기준으로 변경함으로써 남북한의 표준시가 통일됐다. 이에 대해 박 원장은 “정확한 시각은 곧 초고속 정보 사회의 핵심 기반이기에 북한도 첨단 기술 영역에 뛰어들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박 원장인 이어 “표준의 선제적 통일이 여러 갈래의 남북통합을 이루는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통일 비용의 부담을 덜어줄 것으로 기대되는 북한의 풍부한 광물자원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다. 고상모 한국지질자원연구원 DMR 융합연구단장은 “단순 낙관적인 시나리오가 아니라 정확한 매장량과 조건, 경제적 효과 등에 대한 분석을 통해 남북 광물자원협력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즉 북한 광물자원 부존량에 대해 신뢰성있는 자료 구축이 필요하단 의견이다.

김순강 객원기자
pureriver@hanmail.net
저작권자 2018-07-0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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