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펫 위를 밟고 가서 문고리를 잡을 때 정전기를 느끼거나, 털가죽을 세게 문지르면 그 위에 풍선이 달라붙는 현상을 체험하게 된다. 바로 정전기 현상이다.
이 같은 정전기 효과는 지난 1000년 동안 우연히 그것을 체험하는 사람들이나 과학자들을 매료시켰으나 정전기가 발생해 저장되는 양상에 대해서는 아직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최근에 과학자들은 두 물질의 표면이 분리된 뒤에도 특정 물질이 전하를 유지하는 방법에 대해 많은 세부 사항들을 발견했다. 이 정보는 정전기를 전원으로 활용하는 도구들을 개선하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미국 조지아 공대(GIT) 재료과학 및 공학대 종 린 왕(Zhong Lin Wang) 교수는 “접촉 대전(帶電)에서 발생하는 에너지는 물질에 의해 실온에서 몇시간 동안 정전기 전하로 손쉽게 유지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며, “우리 연구에 따르면 물질 표면에 잠재적인 장벽이 있어 접촉 후 정전기를 만들어낸 고체로 다시 흘러가거나 접촉 표면에서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마찰 전기량을 정량화
연구팀은 재료과학 저널 ‘첨단 소재’(Advanced Materials) 3월호에 발표한 연구에서 전자 이동은 두 무기물 고체가 접촉할 때 발생하는 접촉 대전에서 우선적으로 나타나는 과정이며, 이는 정전기에 대해 이미 관찰된 몇몇 특성들을 설명해 준다고 기술했다.
왕 교수는 “그동안 접촉 대전과 관련해 전하 이동이 전자 또는 이온을 통해 일어나는지 그리고 대전으로 생성된 전하는 왜 빨리 소멸되지 않고 표면에 머무르는지 등 몇 가지 논쟁이 있어 왔다”고 말했다.
왕 교수팀은 8년 전 마찰 전기를 이용한 나노발전기에 대한 연구를 처음으로 발표한 바 있다. 이 발전기는 움직일 때 전하를 생성하는 한편 바람이나 해류, 소리 진동 같은 다양한 소스로부터 에너지를 모을 수 있도록 고안됐다.
왕 교수는 “전에는 시행착오를 거쳐 이 효과를 극대화했다”며, “이번에는 새로운 정보를 이용해 전력 변환에서 더욱 우수한 성능을 발휘하는 재료들을 고안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나노 규모의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를 사용해 마찰이 일어나는 순간에 축적되는 전하의 양을 정량화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나노발전기는 티타늄과 산화 알루미늄 또는 이산화 실리콘 층으로 구성했다.
마찰전기 효과 전자 열이온 방출이론과 일치
이 방법은 축적된 전하를 실시간으로 추적할 수 있었고 매우 높은 온도를 포함해 광범위한 온도층에서 작동했다. 이 연구 데이터는 전자가 어떻게 장벽을 가로질러 흐르는가 하는 마찰 전기 효과의 특성은 전자 열이온 방출 이론과 일치한다는 것을 나타냈다.
연구팀은 또한 고온에서 견딜 수 있는 마찰전기 나노발전기를 고안해 내는 과정에서 온도가 마찰 대전 효과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왕 교수는 “우리는 마찰전기가 온도에 좌우되는 현상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며, “온도가 섭씨 300도 가까이 올라갔을 때 마찰 대전에 따른 전자 이동 현상이 거의 사라진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섭씨 80~300도 사이에서 표면이 전하를 유지하는 능력이 얼마나 되는지를 테스트했다. 그리고 이 데이터를 토대로 마찰 전기 효과의 물리학적 과정을 설명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온도가 올라감에 따라 전자의 에너지 변동성이 점점 커진다”고 말하고, “따라서 전자가 포텐셜 범위 밖으로 뛰쳐나가기가 더 쉽고 처음 대전을 일으킨 물질로 되돌아 가거나 혹은 공기 중으로 방출된다”고 기술했다.
- 김병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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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3-0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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