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이 25일 막을 내렸다. 이번 올림픽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첨단기술이었다. 청와대는 25일 보도자료를 통해 “세계 최초 5G 시범망을 올림픽 경기지역에 구축해 ICT 강국의 면모를 과시했다”고 평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세계이동통신협회 마츠 그란리드(Mats Granryd) 사무총장 등 ICT 관련 주요 관계자들이 개막일 다음날 강릉 올림픽파크 방문를 방문해 KT가 세계 최초로 시범 서비스를 실시한 ‘5G 이동통신’ 기술을 극찬했다고 밝혔다.
또 차기 동·하계올림픽을 준비 중인 중국과 일본 ICT 관계자들이 대거 방한해 평창에서 선보인 첨단시스템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전했다. 평창올림픽에 이어 2020년에 열리는 도쿄 하계올림픽, 2022년에 열리는 베이징 동계올림픽으로 기술올림픽이 이어질 전망이다.
IT 기업들 도쿄올림픽서 5G 스폰서 구상
25일 미국 온라인 매체 ‘쿼츠(Quartz)’에 따르면 2년 후 도쿄 올림픽을 목표로 기술 스폰서를 원하는 기업이 줄을 잇고 있다. 300대의 드론으로 평창 하늘을 수놓았던 인텔(Intel)은 평창에 이어 도쿄 올림픽에서도 기술을 스폰서 할 계획.
26일(현지 시간) 밤에 개최된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obile World Congress)’에서 ‘2020 도쿄 올림픽’을 위한 협력의사를 표명했다. 이외에도 일본 최대 이동통신사인 NTT도코모, 자동차업체인 도요타 등도 동참의 뜻을 표명하고 있는 중이다.
평창올림픽의 열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이들 공룡 기업들이 올림픽 참여를 선언하고 있는 이유는 5G 때문이다. 이동통신망은 1980년대 1세대(1G) 통신망을 도입한 이후 약 10 년간의 간격으로 발전을 거듭, 현재 4세대(4G) 통신망에 도달해 있다.
1세대 통신망은 기존의 전화망을 기반으로 한 음성통화 위주의 아날로그 통신망을 말한다. 이 통신망이 2세대 이동통신망을 거쳐 데이터 서비스를 기반으로 하는 3세대 통신망으로 발전했고, All-IP 기반의 4세대 이동통신망인 LTE를 통해 새로운 시대를 맞게 됐다.
LTE는 음성 위주의 서비스를 멀티미디어 기반의 고속 데이터 서비스로 패러다임을 바꾸는 분기점이 됐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해 대량의 데이터가 발생하면서 LTE의 데이터 처리 속도에 한계가 노출돼왔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 5세대(5G) 이동통신 기술이 개발돼 왔다.
5G 통신망은 4G와 비교해 최대 1000배의 데이터 트래픽(data traffic)을 수용할 수 있다. 또 1초에 약 10억 비트의 데이터를 전달할 수 있는 1Gbps의 전송률, 또 LTE 대비 약 1000배에 달하는 디바이스 수용을 목표로 각국 기업 간에 치열한 개발경쟁이 이어져왔다.
공룡 IT 기업들이 차기 올림픽을 목표로 서둘러 스폰서 의사를 내비치고 있는 것은 올림픽과 같은 대형 이벤트를 통해 자사에서 개발한 5G 기술을 세상에 알리고 새로 창출되는 5G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해석하고 있다.
도쿄, 베이징 올림픽도 5G 기술 도입 전망
실제로 인텔은 평창올림픽은 물론 이어지는 올림픽에서 계속 스폰서 기업으로 활동하기 위해 1억 달러를 훨씬 넘는 비용을 배정해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강렬한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은 그동안 퀄컴 등 다른 기업에 빼앗겼던 시장을 되찾기 위해서다.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CPU를 AP라고 부른다. PC의 CPU와 달리 주 연산을 위한 CPU와 영상을 위한 GPU, 그리고 통신 기능 등 다양한 기능이 하나의 칩 안에 모두 들어있기 때문이다. 현재 스마트폰 AP의 최대 강자는 퀄컴이다.
인텔은 CPU의 1위 기업으로 명성을 되찾기 위해 5G를 기반으로 한 스마트폰AP 개발에 총력을 기울여왔다. 인텔의 아이차 에반스(Aicha Evans) 통신 및 디바이스 그룹 부사장 겸 총책임자는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MWC)를 통해 인텔의 기술력을 자신했다.
인텔이 의도하고 있는 것은 올림픽이 열리는 스타디움 및 관련 시설 전체를 5G화 하겠다는 것. 무인자동차, 4K 비디오, 안면인식 장치 등 경기 운영에 필요한 장치를 5G로 연결해 접근과 보안이 완벽하게 구현되는 ‘스마트 시티’를 선보이겠다는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그동안 무인자동차 개발을 통해 ‘커넥티드 전략(connectede strategy)’을 펴왔던 도요타도 ‘스마트 시티’ 플랜에 큰 관심을 표명하고 있는 중이다. 커넥티드 전략 책임자인 케니치 무라타 단장은 “그동안 5G기술을 커넥티드 기술에 접목하는 방안을 모색해왔다.”고 말했다.
일본을 대표하는 이동통신사 NTT도코모도 평창 올림픽 현장에 관계자를 파견하는 등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이다. 평창올림픽에서 5G 기술이 대거 선보이고, 세계로부터 하이테크 올림픽으로 극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평창올림픽에서는 세계 최초 5G 시범망을 통해 관중들이 이전보다 훨씬 능동적으로 경기를 시청할 수 있는 장면을 연출했다. 또 세계 최초의 4K UHD 지상파 생중계로 올림픽 개막식의 생생함을 전달했다.
DMB보다 해상도, 확장성이 우월한 이동형 HD를 시연한 점 역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박에 관람객의 편의를 증진하기 위한 IoT, VR, AI기술 등을 다양하게 선보여 관람객들로 하여금 이전에 볼 수 없었던 즐거움을 선사했다.
관계자들은 2년 후 열리는 도쿄 올림픽 역시 한국의 KT와 인텔이 협력했던 방식으로 NTT도코모와 같은 일본 이동통신업체와 인텔이 협력해 5G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형태의 첨단기술을 선보이는 패턴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2년 사이에 5G 기술이 더 업그레이드되고 또 다른 변화를 보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세계 스포츠인들의 축제인 올림픽이 5세대 이동통신 기술을 개발하는 IT 기업들의 본격적인 경연장이 되고 있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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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8-02-2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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