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가 소리를 내고 있다. 최근 과학자들은 가청주파수 영역을 벗어난 초저주파의 소리를 이용해 지구 스스로 소리를 내고 있음을 확인하고 있다. 과학자들은 이 소리가 ‘웅웅거린다’고 해서 ‘험(hum)’이란 단어를 붙였다.
땅 속 어디에서인가 매우 낮은 음으로 계속해 웅웅거리는 것 같은 소리를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 소리가 매우 오래된 TV에서 발생하는 잡음과 비슷하지만 그 진폭이 매우 낮아 1만분의 1에 불과하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은 지구가 고정돼 있다는 주장이 틀렸음을 말해주고 있다. 지구에서 무엇인가가 끊임없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지속적으로 진동이 발생하고 있으며, 또한 사람들 역시 진동하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극지 등에서 ‘웅웅거리는’ 소리 음파 탐사
컬럼비아 대학의 지진학자 슈파르 웹(Spahr Webb) 교수는 이 소리와 관련, 10일 ‘워싱톤 포스트’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지구가 온종일 초인종을 누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 진폭이 매우 적어 귀로는 인지가 불가능하다는 것.
“때문에 과학자들이 특수 장비를 활용, 이 소리를 남극과 알제리에서 기록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가 이어지고 있지만 이 소리의 근원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원인이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바다의 파도가 부딪치는 소리라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과학자들은 대기의 움직임으로 인한 소리라고 주장하고 있고, 바다와 대기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소리가고 주장하는 과학자들도 있다. 이 소리가 지구 밑에서 나는 소리라는 주장과 함께 외계에서 보내진 소리라는 주장도 있다.
새로운 사실도 밝혀지고 있다. 새로운 진동수(frequencies)와 진폭(amplitudes)의 소리가 발견되고 있다. 이는 지구에서 발생하고 있는 모든 소리가 다 웅웅거리는 허밍(humming)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그중에는 지진으로 인한 음파도 포함돼 있었다. 지난 2011년 일본을 강타한 대지진이 대표적인 사례다. 이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소리는 웅웅거리는 것이 아니라 ‘쾅’하는 소리에 더 가까웠다. 대지진으로 인해 당시 지구는 약 한달 동안 진동이 이어졌다.
과학자들은 지진으로 인해 발생한 음파를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허밍 소리와 구분하고 있다. 그리고 원인을 알 수 없는 이 허밍 소리의 근원을 파헤치기 위해 극지 등에서 특수장비를 동원, 세밀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중이다.
이 허밍 소리가 끊이지 않고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점은 이미 밝혀진 사실이다. 지난 1998년 과학자들은 동남극 설치한 중력계를 통해 이 웅웅거리는 소리가 멈추지 않은 채 계속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인도양에서 파도와의 연계성 확인 중
3년 후인 2001년 산타바바라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지구 어딘가에서 발생하고 있는 이 지속음이 2~7 밀리헤르츠(mHz, ¹/₁₀₀₀ hertz)라는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사람이 귀로 들을 수 있는 영역보다 수천 배 낮은 음의 영역이었다.
최근 들어서는 새로운 주장들이 등장하고 있다. 대기와 굳은 땅 사이에서 상호작용이 일어나면서 충격과 움직임을 만들어내고 그 결과 지속적으로 웅웅거리리는 소리가 발생하고 있다는 주장이 대표적인 경우다.
웹 교수는 그러나 많은 연구 논문들은 대지보다 바다의 파도를 그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다에서 발생하고 있는 파도들이 끊임없이 해변을 향해 돌진하고 그 진동을 유발하면서 새로운 음파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것.
특히 얕은 연안에서 파도가 거친 해변과 마찰하면서 허밍과 같은 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프랑스 해양탐사연구소(French Research Institute for Exploitation of the Sea)는 지난 2015년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보고서를 발표한 바 있다.
해양탐사연구소의 한 해양학자는 “파도가 지속적인 지구 음파를 만들어내고 있다는 연구 결과는 그동안 신비에 싸여있었던 지구 허밍의 비밀을 밝혀낼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며 연구 결과의 의미를 강조하고 있다.
일부 과학자들은 이 허밍소리가 지구 핵과 연결돼 있다고 보고 있다. 어떤 과학자들은 (지구 핵과 연결된 것으로 보이는) 이 허밍 소리를 다른 행성들과 연결해 지구와 외계를 연결하는 도표를 그리자는 주장을 펴고 있다.
그러나 웹 박사는 지구 허밍소리 연구가 도를 넘어서는 영역으로 확대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연구 목표는 어디까지나 지구의 허밍소리에 국한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속도로 연구를 진행할 경우 그 비밀을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과학자들은 지구 전역에서 허밍소리를 내는 음파를 탐지하고 있는 중이다. 수년 전부터는 인도양 마다가스카르 섬 가까이에 지진계를 설치하고 인근 화산대를 집중적으로 탐지했으나 그곳에서 어떤 허밍 파도 발견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최근 연구는 바다에 집중되고 있는 중이다. 해류의 움직임, 파도 등 해양에서 발생하고 있는 다양한 소리들을 분석하고 있는데 특히 파도 영향력에 따라 인근 허밍소리가 영향을 받고 있는 현상을 발견하고 있는 중이다.
지구물리학회(American Geophysical Union, AGU) 관계자는 “최근 해양 파도소리가 줄어들 경우 인근에서 측정한 지구 허밍소리가 줄어들고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있다.”며, “오래지 않아 웅웅거리는 소리의 비밀이 밝혀질 것”으로 보았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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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12-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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