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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11-13

온도 조절하는 옷감 등장 계절용 의류 패션 사라질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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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 입는 것이 보통이다. 동복을 여름에 입을 수 없듯이 하복 또한 겨울에 입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번거로움이 사라질 지도 모르겠다. 과학자들이 온도변화가 가능한 직물을 개발했다.

12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이 합성직물은 양면을 특수 처리해 뒤집어 입을 때마다 뜨거워지기도 하고, 차가와지기도 한다. 그동안 과학자들은 신소재를 적용해 외부 온도변화에 따라 모양이 변하거나, 색상이 바뀌는 합성 직물을 개발해왔다.

그러나 온도가 변하는 직물을 개발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이 직물을 개발한 스탠포드대 연구팀은 이 직물을 상용화하는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상업화에 성공을 거둘 경우 4계절 공통적으로 입을 수 있는 의류가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입는 번거로움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스탠포드대 연구팀이 체온 조절이 가능한 4계절용 직물을 개발했다.  ⓒjoann.com
계절에 따라 옷을 바꿔입는 번거로움이 사라질지도 모르겠다. 스탠포드대 연구팀이 특수 처리해 개발한 물질을 원료로 체온 조절이 가능한 4계절용 직물을 개발했다.  사진은 시중에서 판매 중인 직물. ⓒjoann.com

옷 하나로 난방, 냉방 모두 가능해    

또한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로운 옷을 선택해야 하는 소비자들의 고민을 해소하는 것은 물론 온대·한대·열대지방 등 세계 전역에서 의류구입비를 크게 절감해 의류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초래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에너지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난방과 냉방을 위한 에너지 소비량은 엄청나다. 미국의 경우 가정에서 난방과 냉방을 위해 소비하고 있는 에너지 소비량이 전체 에너지 사용량의 40%에 달할 정도다.

그러나 자체적으로 난방과 냉방이 가능한 의류가 보급될 경우 에너지 사용량 역시 크게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너지 산업은 물론 주택건설 등 다른 관련 산업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스탠포드대 물질과학자인 이 쿠이(Yi Cui) 교수 연구팀은 현재 수은 같은(mercury-like) 옷을 개발했으며 이를 컨트롤 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찾고 있는 중이다. 온도조절이 가능한 이 신기한 합성직물의 구조는 매우 간단하다.

보온이 가능한 쪽은 특수 물질을 절연 처리해 인체로부터 발산되는 열을 보온할 수 있도록 했다. 시원한 쪽은 거친 면으로 구성돼 있다. 특수 제작된 섬유가 피부로부터 발산된 열을 그때그때 흡수할 수 있는 구조다.

온도 조절이 가능한 것은 적외선 조절 기능 때문이다. 사람은 인체로부터 적외선을 발산하고 있다. 적외선을  모두 발산할 약 40~60%의 체온을 떨어뜨린다. 이 적외선을 차단할 경우 체온을 보존할 수 있다. 적외선 조절에 따라 체온 조절이 가능하다.

연구팀은 적외선 투사를 조절하기 위핸 폴리에틸렌(PE)을 원료로 45미크론(micron, 1mm~0.5μ) 두께의 신물질을 만들었다. 이 물질은 매우 작은 나노 크기의 구멍들로 겹겹이 층을 이루고 있다.

섭씨 6.5~13도까지 온도 변화 가능    

많은 구멍들로 구성돼 있지만 빛은 통과하지 못한다. 그러나 적외선은 투사가 가능하다. 이 적외선 투사 기능을 적용해 외부 환경변화에 따라 적절하게 온도 조절이 가능한 신기한 직물을 만들었다.

직물 내부는 기능이 다른 두 개의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한쪽은 블랙 카본(Black Carbon)으로 표면 처리했는데 적외선을 흡수할 수 있는 기능을 지니고 있다. 또 다른 한쪽은 아주 얇은 구리(銅) 박막으로 표면 처리돼 적외선을 발산할 수 있다.

이 두 기능을 지닌 두 부분이 두 겹으로 밀착돼 각각 다른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이 직물로 만든 옷을 뒤집어 입을 때마다 피부와 밀착돼 있는 부위가 달라 앞과 뒤가 다른 보온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는 것.

인체에서 나온 적외선을 발산할 경우 온도가 떨어지면서 시원한 느낌을 갖게 된다. 적외선을 차단할 경우 보온이 가능해지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이 직물을 통해 다른 옷들과 비교해 섭씨 6.5도의 온도 변화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 논문은 세계적인 국제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Science Advances)’ 지 10일자로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A dual-mode textile for human body radiative heating and cooling’ 이다.

이전에 온도를 자동조절하는 서모스탯(thermostat)이 개발돼 건축 등에 사용된 바 있다. 서모스탯이란 전기난로 ·전기담요 등에 넣은 자동 스위치로 온도가 올라가면 열리고, 내려가면 닫혀 지는 기능을 말한다.

스탠포드 연구팀은 서모스탯과 유사한 기능을 직물 속에 적용했다. 이 직물이 대량 생산될 경우 계절에 관계없이 입을 수 있는 옷 생산이 가능해진다. 관계자들은 현재 6.5도의 온도 변화가 가능하지만 향후 13도까지 온도 변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MIT의 기계공학자인 에블린 왕(Evelyn Wang) 교수는 “스탠포드 연구팀이 놀라운 연구결과를 내놨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멋지고 매우 단순한 구조로 온도조절이 가능한 직물을 개발했다.”며 연구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현재 쿠이 교수 연구팀은 이 직물의 상용화 작업을 진행하면서 벤처기업 설립을 준비 중이다. 수년 내에 제품을 의류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다. 연구팀은 이 직물의 원료인 폴리에틸렌이 매우 싼 가격에 거래되고 있어 가격 경쟁력을 손쉽게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쿠이 교수는 “이 직물이 출현하면서 기존의 섬유 및 의류업계에 한 차례 도약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내구성, 안정성 등을 추가해 세계인들이 모두 사용이 가능한 첨단 직물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11-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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