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3일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린 CES에서 가정용 로봇 ‘큐리(Kuri)’가 선보여 큰 주목을 받았다. 실리콘벨리의 스타트업 메이필드 로보틱스(Mayfield Robotics)는 이 로봇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경비를 설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상한 움직임이 포착되면 자동으로 사진과 영상을 촬영한다는 것. 또한 알람, 음악 재생, 전자기기 원격 작동 등의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그리고 7개월이 지난 지금 메이필드 로보틱스에서 그 시제품을 공개했다.
‘IEEE 스펙트럼’, 은 2일 논평을 통해 “이 50cm 높이의 이 로봇이 제작사의 말대로 매우 ‘명랑한 성격(cheerful personality)’을 지니고 있어 인간의 삶을 이전보다 훨씬 즐겁게 해줄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아기 잠잘 때 동화 들려주기도
오는 12월 정식 판매를 앞두고 ‘큐리’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놀라운 인식 능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얼굴, 애완동물 등의 움직임과 언어를 인식할 수 있어 가정 내에서 자연스러운 접촉이 가능하다.
사람이 명령을 하면 그 사람이 원하는 방송이나 음악 등을 틀어주기도 한다. 주택 모습의 공간 안에서 시현된 시제품 공개행사에서 ‘큐리’는 넘어지거나 비틀거리는 일 없이 집안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람과 대화를 나누며 심부름을 할 수 있었다.
어린 아이가 침대 안에서 ‘큐리’에게 잠잘 때 들려주는 동화를 이야기해달라고 하면 주변에 있는 애완동물을 방에서 내보낸 후 로봇 안에 있는 오디어 장치를 통해 책에 있는 내용을 녹음한 동화를 틀어주었다.
가족들이 멀리 있을 때는 가족 대신 집을 지키는 눈이 되어준다. 앱을 통해 집안에 전등을 켜놓았는지, 혹은 주차장 문이 열려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문제가 발생했을 경우 직접 가서 스위치, 문을 끄거나 닫아놓는다.
‘큐리’가 이처럼 남다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것은 로봇 안에서 그동안 볼 수 없었던 첨단 기술을 작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람의 안면과 애완동물 인식 기능, 언어소통, 센서 기능 등을 통해 매우 자연스러운 모습을 실현하고 있다.
‘큐리 비전(Kuri Vision)’이라고 하는 홈 비디오 기술도 주목을 받고 있다. 1080픽셀의 영상을 재현할 수 있는 카메라를 장착하고 집안에서 무슨 수상한 움직임 등이 감지되면 그때그때 집안을 촬영해 외출한 가족에게 그 상황을 실시간 전달한다.
사람처럼 이런 판단이 가능한 것은 로봇 안에 인공지능이 들어있기 때문이다. 로봇 혼자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는 기계학습 기능, 머신러닝(machine learning) 알고리듬을 통해 정상적인 상황과 비정상적인 상황을 분별하는 일이 가능하다.
영리한 로봇 잇따라 출시될 전망
움직임에 안정을 주기 위해 레이저 센서를 장착했다. 어떤 새로운 장소에 가게 되면 이 센서를 통해 집안 전체를 구조를 파악한다. 스스로 지도를 제작하는 셈이다. 그리고 그 지도에 따라 원하는 곳을 돌아다닐 수 있다.
충격을 대폭 완화할 수 있는 바퀴를 통해 장애물을 넘어 다닐 수 있는 기술을 넘어 다닐 수 있는 기술을 적용한 것도 주목할 부분이다. 인체공학 기술을 활용해 웬만한 문지방을 자연스럽게 건널 수 있도록 했다.
메이필드 로보틱스의 제작진은 “비서, 혹은 집사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 다른 로봇들과는 달리 ‘사랑스러운(adorable)’ 홈 컴패니언으로서 친구(friend)에 가까운 로봇 이미지를 재현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사생활을 침해할 수 있다는 질문에 대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말했다. 만일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하려는 로봇을 보고 “부엌으로 돌아가!”라고 말 한 마디만 하면 그 정보가 로봇 안에 입력돼 다시는 목욕 장면을 촬영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 로봇은 오는 12월부터 정식으로 시판을 시작할 계획. 가격은 799달러(한화 약 90만원)로 책정했다. 예상보다 낮은 가격이다. 회사 측은 “소비자들의 선 주문에 따라 로봇을 제작해 판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관계자들은 이 로봇이 시장에서 큰 반응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마치 친구처럼 가족처럼 집안일을 다양하게 도울 수 있다는 점에서 799달러 가격이면 소비자들에게 큰 부담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영리한 모습의 ‘큐리’가 모습을 드러내면서 많은 언론들이 향후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지 주목하고 있다. ‘와이어드’ 지는 아직까지 로봇에 대한 사회적 규범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했다.
‘와이어드’ 지는 “‘큐리’가 아무리 영리하더라도 사람이 사람과 소통하는 것처럼 ‘큐리’와 소통하지 못할 것”이라고 논평했다. “로봇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이 강한 이 사회가 ‘큐리’와 같은 로봇과 소통하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했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지난 2015년 기준 전체 로봇 시장 중 서비스 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은 38%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5년 내 산업로봇 시장규모를 추월해 로봇 산업 전체를 주도해나갈 것으로 전망했다.
서비스 로봇이란 인간 삶과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한 일을 수행할 수 있는 친근감 있는 로봇을 말한다. 서비스 로봇 시장이 이처럼 커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불가능했던 섬세한 기술들이 실용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로봇의 지능을 좌우하는 프로세스와 센서의 성능은 최근 급속히 업그레이드되고 있으며, 또한 가격은 빠른 속도로 하락하고 있다. ‘큐리’와 같은 서비스 로봇이 개발될 수 있는 여건이 급속히 조성되고 있는 중이다.
- 이강봉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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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7-08-0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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