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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07-13

인공지능이 걸작 그릴 수 있을까? 독창적인 화가 알고리듬 CAN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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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이 심층신경망(DNN, Deep Neural Networks) 기술을 이용해 지금 미술을 배우며 수준 높은 작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고 12일 권위 있는 미술 인터넷 매체 ‘아트네트(Artnet)’가 보도했다.

기계학습(machine learning)의 한 방법인 심층신경망(DNN)은 사람의 뇌처럼 미세하게 연결된 다수의 가상신경에 의해 다양한 자료를 추적해 분석하고, 자체적인 판단 기준에 따라 새로운 데이터를 양산해 축적해나가는 기술을 말한다.

이 기술이 지금 미술에 적용되고 있다. 미국 뉴저지주 러트거스대학의 ‘아트·인공지능 연구소(Art & Artificial Intelligence Lab)’는 심층신경망 기술을 활용, 화가처럼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알고리듬을 제작했으며, 최근 미술품을 제작해 선보이고 있다.

인공지능이 심층신경망 기술을 활용해 기존 화가들이 그린 작품과 다른 독창적인 미술작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러트거스대에서 개발한 알고리듬 CAN이 그린 미술작품들. 미술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 ScienceTimes
인공지능이 심층신경망 기술을 활용해 기존 화가들이 그린 작품과 다른 독창적인 미술작품을 양산하기 시작했다. 사진은 러트거스대에서 개발한 알고리듬 CAN이 그린 미술작품들. 미술계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 ⓒ ScienceTimes

특정 유파에 속하지 않는 독창적 그림 창작    

연구소에서 창작된 작품들은 최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국제 컴퓨터 창의력 컨퍼런스(International Conference on Computational Creativity)’ 기간 중 일반에게 소개돼 참석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과학자들이 인공지능을 활용해 미술작품을 제작해왔으며, 최근 들어서는 저명한 미술작품들과 비교해 큰 차이가 나지 않는 높은 수준의 작품들을 선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연구소가 사용하고 있는 심층신경망은 GAN(Generative Adversarial Networks)이란 딥러닝 알고리듬을 개량한 것이다. GAN 대신 ‘CAN(Creative Adversarial Networks)’이란 이름을 붙였다.

이 알고리듬을 통해 기존 작가들이 선보인 페인팅 스타일(paingting style), 점묘법(Pointillism), 컬러 필드(Color Field) 야수파(Fauvism), 추상적 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 등을 습득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까지 CAN이 스타일 등을 습득한 작품은 1119명의 화가가 그린 8만1449개 작품이다. 연구소는 “교재로 사용한 그림들이 WikiArt를 통해 일반에게 공개된 저명한 미술작품들”이라고 밝혔다.

CAN은 이들 작품들을 보고 스스로 평가를 내린 후 자신이 필요하다고 느낀 방식을 사용해 다른 어떤 유파에도 속하지 않은 자신만의 그림을 그리고 있다. 다른 작품이 사용한 기법, 스타일 등을 똑같이 모방하지 않도록 프로그램 돼 있기 때문.

보고서는 “가능한 기존 기법과 스타일에서 벗어난 새로운 기법과 스타일로 가능한 적은 수의 특징 있는 미술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말했다. 그중에는 초상화, 풍경, 종교화, 인물화 등 다양한 장르가 모두 포함돼 있다.

인공지능 그림 가치평가 놓고 논란 예상    

흥미로운 사실은 CAN이 다 빈치가 그린 걸작 ‘모나리자’를 높이 평가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기법 면에서 다른 작품들과 비교해 서열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이 그린 그림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그림은 추상화다.

설문조사 결과 85%의 응답자가 CAN의 그림을 보고 사람이 그린 그림이라고 판단했다. CAN이 그린 그림 전체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는 53%가 사람이 그린 그림이라고 응답했다. 이는 GAN의 35%보다 18% 포인트 더 많은 것이다.

세계적인 아트페어 아트 바젤(Art Basel)에 출품된 작품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는 41%를 기록했다. CAN의 53%는 인공지능이 사람이 그린 작품보다 더 인간적인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설문조사 참가자들은 인간적인 그림의 조건으로 보다 의도적(intentional)이고 시각적으로 구조적이며(visually structured), 소통이 원활하고(communicative), 영감을 불러일으키는(inspiring) 작품을 인간적이라고 평가하고 있었다.

보고서는 “인공지능이 아직 걸작품을 만들어내고 있지 못하지만, 기존 작가들과 비교해 뒤지지않는 창작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향후 기술발전에 따라 미술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클 것”이로 전망했다.

러트거스대학 사례에서 보듯 최근 인공지능의 미술작품 창작활동은 기존 미술품 시장으로부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중이다. 지금과 같은 속도로 인공지능의 능력이 업그레이드될 경우 머지않아 사람보다 그림을 더 잘 그릴 수 있다는 가능성 때문이다.

실제로 지금의 실력으로도 반 고호, 피카소 등 기존 작가의 기법을 모방해 새로운 작품을 그리는 것이 식은 죽 먹기다. 문제는 위대한 화가들처럼 독창적인 방식으로 새로운 기법, 스타일의 그림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공지능이 창의적인 미술작품을 창조할 경우 많은 화가는 물론 아마추어 작가들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컴퓨터가 그림을 그리기 때문이 고통스러운 작가수업을 손쉽게 해줄 수 있기 때문.

또한 정교한 컴퓨터 영상기술로 기존의 작품보다 더 뛰어난 창작물을 제작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사람대신 컴퓨터의 역할이 더 커지면서 인공지능 창작물을 사람의 예술작품처럼 평가해야할지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

인공지능이 화가들이 귀중한 가치로 삼고 있는 영감(inspiration)을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모두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를 맞아 화가들의 고민이 시작되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7-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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