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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김병희 객원기자
2017-06-13

멜라토닌으로 기능 강화한 줄기세포 치료제 첫 개발 심장병 줄기세포 치료 한계 극복, 높은 효과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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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기세포 치료가 각 분야에서 활발히 연구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멜라토닌을 이용한 프리온 단백질 조절을 통해 기능을 향상시킨 중간엽 줄기세포 치료제를 세계 처음으로 개발했다.

순천향대 의대 생화학교실(순천향의학연구소) 이상훈 교수팀은 심혈관질환이 있는 실험 동물에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송과선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투여한 결과 허혈성 질환으로 감소된 혈류량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됐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멜라토닌으로 줄기세포 안의 프리온 단백질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허혈성 질환에 따른 과도한 산화성 스트레스 발생으로 이식된 줄기세포가 사멸하는 것을 방어하는 한편, 염증성 면역반응을 억제해 줄기세포 생착률을 높이는 성과를 거뒀다고 소개했다.

이번 연구는 생리학 분야의 주요 국제학술지인 ‘송과체 연구 저널’(Journal of Pineal Research)에 실렸다.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 후 28일 차에 혈관형성 표지인자인 모세혈관 표지인자(CD31)와 동맥 표지인자인 alpha SMA를 면역형광염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에서 동맥과 모세혈관 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온 단백질(PRNP: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을 억제한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은 혈관 형성 비율이 낮았다. 사진 제공 : 이상훈 교수연구실 / 순천향의대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 후 28일 차에 혈관형성 표지인자인 모세혈관 표지인자(CD31)와 동맥 표지인자인 alpha SMA를 면역형광염색을 통해 확인한 결과,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에서 동맥과 모세혈관 밀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프리온 단백질(PRNP: 프리온 단백질 유전자)을 억제한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은 혈관 형성 비율이 낮았다. 사진 제공 : 이상훈 교수연구실 / 순천향대 의대

멜라토닌의 줄기세포 강화 효과

중간엽 줄기세포(MSCs)는 뼈, 연골, 근육, 지방 등으로 분화가 가능하고, 심근경색과 뇌졸중, 말단 허혈성 질환 등의 다양한 질병을 치료하고 조직을 재생하는 유망한 줄기세포 치료 방법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그러나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는 손상된 부위의 병태생리학적 조건과 환자가 지닌 질병위험인자로 인해 줄기세포의 기능이 저하돼 이식된 줄기세포의 생착률이 낮고 혈관으로 분화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있다. 이로 인해 치료 잠재성이 아직은 제한적인 실정.

이번 연구에서는 허혈 질환을 가진 쥐에게 인간 유래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28일 동안 매일 20㎖/㎏의 농도로 멜라토닌을 투여한 결과 혈관과 조직이 괴사하지 않고 혈류량이 정상에 가깝게 회복되었으며, 다리 기능에도 문제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혈관 수복 속도도 일반 줄기세포를 투여했을 때보다 줄기세포에 멜라토닌을 투여했을 때 3일 정도 빨랐다. 그러나 줄기세포만 이식한 대조군에서는 발가락에서 발등까지 괴사하는 등 상대적으로 미미한 치료효과를 보였다. 이와 함께 줄기세포 이식 후 정맥과 모세혈관 생성을 면역염색법을 이용해 살펴본 결과 멜라토닌을 투여한 부위는 혈관 형성 밀도가 더 높아졌다.

이상의 실험은 멜라토닌이 줄기세포의 기능을 강화해 왕성하게 증식시키는 역할을 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멜라토닌을 투여한 후의 치료 효과 / A.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줄기세포 이식 후 멜라토닌을 투여해 혈류량을 측정한 결과 혈류량을 회복하고 하지를 보호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B.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 후 3일차에 생존율 인자(세포사멸 표지 인자 - Tunel, Caspase3)와 면역조절 인자(대식세포 표현형 인자 Macrophage)를 면역형광염색을 통해 측정한 결과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 후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에서 생존율과 면역조절 효과가 가장 높게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줄기세포 이식 후 28일 차에 면역형광염색을 통해 혈관 형성(모세혈관 표지인자 CD31, 동맥 표지인자 alpha SMA)을 측정한 결과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이 가장 높은 혈관 밀도를 형성했다. 사진 제공 : 이상훈 교수 연구실 / 순천향대 의대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를 이식하고 멜라토닌을 투여한 후의 치료 효과 / A.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줄기세포 이식 후 멜라토닌을 투여해 혈류량을 측정한 결과 혈류량을 회복하고 하지를 보호하는 치료 효과를 보였다. B. 하지 허혈 동물모델에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 후 3일차에 생존율 인자(세포사멸 표지 인자 - Tunel, Caspase3)와 면역조절 인자(대식세포 표현형 인자 Macrophage)를 면역형광염색을 통해 측정한 결과 중간엽 줄기세포 이식 후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에서 생존율과 면역조절 효과가 가장 높게 증가하는 효과를 보였다. 또한 줄기세포 이식 후 28일 차에 면역형광염색을 통해 혈관 형성(모세혈관 표지인자 CD31, 동맥 표지인자 alpha SMA)을 측정한 결과 멜라토닌을 투여한 그룹이 가장 높은 혈관 밀도를 형성했다. 사진 제공 : 이상훈 교수 연구실 / 순천향대 의대

세포 사멸 줄이고 줄기세포 생착률 높여

심근경색 등으로 혈관이 막혀 산소 공급이 안되면 활성 산소종(ROS)이 강하게 발생해 세포가 죽게 된다. 그러나 줄기세포 이식 후 멜라토닌을 투여한 쥐에서는 ROS에 의한 세포 사멸이 줄기세포만 이식한 실험군보다 20~30% 정도 크게 감소한 것으로 밝혀졌다. 멜라토닌은 또한 줄기세포의 면역조절 기능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멜라토닌 전처리를 한 줄기세포는 염증 억제 단백질인 IDO-1(Indoleamine 2,3-dioxygenase 1)을 증가시켜 대식세포의 활성을 억제함으로써 이식한 줄기세포 생착률을 두 배 가까이 높였다.

연구팀은 이 같은 멜라토닌의 효과가 줄기세포 안에 있는 프리온 단백질 발현을 증가시켰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동안 학계에서는 멜라토닌이 줄기세포의 기능을 강화한다는 사실은 알려져 있었으나, 멜라토닌과 프리온의 관계를 밝힌 것을 이번 이교수팀의 연구가 처음이다.

멜라토닌이 프리온 단백질을 조절해 중간엽 줄기세포의 기능성을 증진시키는 메커니즘 모식도. 멜라토닌을 처리한 중간엽 줄기세포는 프리온 단백질 발현이 증가해 세포증식이 늘어나고 산화성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사멸을 방어하는 한편 면역조절 단백질 IDO-1의 조절을 통해 항염증 효과를 촉진시킨다. 활성산소(ROS)와 염증반응이 높은 허혈 부위에 이식된 줄기세포는 투여된 멜라토닌에 의해 생존율과 면역조절 기능이 증가해 질환 부위의 생착률을 높이고 나아가 혈관 수복을 통한 혈류랑 회복 등의 치료 효과를 높였다. 사진 제공 : 이상훈 교수 연구실 / 순천향대 의대
멜라토닌이 프리온 단백질을 조절해 중간엽 줄기세포의 기능성을 증진시키는 메커니즘 모식도. 멜라토닌을 처리한 중간엽 줄기세포는 프리온 단백질 발현이 증가해 세포증식이 늘어나고 산화성 스트레스에 대한 세포사멸을 방어하는 한편 면역조절 단백질 IDO-1의 조절을 통해 항염증 효과를 촉진시킨다. 활성산소(ROS)와 염증반응이 높은 허혈 부위에 이식된 줄기세포는 투여된 멜라토닌에 의해 생존율과 면역조절 기능이 증가해 질환 부위의 생착률을 높이고 나아가 혈관 수복을 통한 혈류랑 회복 등의 치료 효과를 높였다. 그림 제공 : 이상훈 교수 연구실 / 순천향대 의대

가려진 프리온 단백질의 순기능

프리온 단백질에는 정상 프리온과 변형 프리온이 있다. 이중 변형 프리온은 광우병 같은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프리온의 이런 부정적 이미지 때문인지 정상 프리온 단백질의 기능에 대해서는 세계적으로 연구가 미미한 편이다.

연구팀은 멜라토닌이 정상 프리온을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연구를 통해 확인하는 한편, 멜라토닌 수용체1B를 통해 프리온 단백질의 발현이 조절되는 것을 확인했다. 멜라토닌에 의한 프리온 단백질 발현 증가는 중간엽 줄기세포 증식 능력 증가와 ROS에 의한 세포사멸 억제력 증가 및 면역 조절 기능 향상으로 이어졌다.

특히, 프리온 단백질 발현을 억제시킨 줄기세포를 이식했을 때에는 멜라토닌을 투여해도 전혀 치료 효과를 나타내지 못하는 결과를 보여주었다.

연구를 수행한 순천향대의대 이상훈 교수(가운데) 연구팀. 오른쪽은 논문 공저자인 한용석 박사과정생, 왼쪽은 윤철원 석사과정생. 사진 제공 : 이상훈 교수 연구실 /순천향대 의대
연구를 수행한 순천향대의대 이상훈 교수(가운데) 연구팀. 오른쪽은 논문 공저자인 한용석 박사과정생, 왼쪽은 윤여민 석사과정생. 사진 제공 : 이상훈 교수 연구실 /순천향대 의대

멜라토닌 이용하면 심질환 치료에서 높은 효과 기대돼”

이상훈 교수는 “이번 연구의 주요 기제인 프리온 단백질은 그동안 변형 프리온 단백질에 의한 소해면상 뇌증(광우병) 같은 뇌 질환에 집중돼 긍정적인 기능이 가려져 있었다”며, “이번 연구에서는 프리온 단백질이 줄기세포를 증식시키고 세포사멸을 방어하며 염증반응을 조절하는 주요 메커니즘임을 규명하고, 이를 이용한 새로운 줄기세포 치료 개선방안을 제시했다”고 말했다.

이교수팀은 이번 연구를 통해 멜라토닌이 허혈성 심혈관질환 환자에게 줄기세포 치료의 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는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고, 줄기세포 치료에서는 정상 프리온 단백질이 심혈관 질환 치료의 중요한 인자가 될 가능성이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교수는 “멜라토닌을 이용해 기존 심혈관질환 줄기세포 치료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이를 임상에 활용하면 심혈관 질환 치료에서 한층 높은 효과가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김병희 객원기자
kna@live.co.kr
저작권자 2017-06-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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