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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7-04-05

암흑에너지는 환상에 불과한가? 이론가들, 기존 물리학으로 우주팽창 설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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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년 동안 물리학자들은 허블 망원경을 통해 우주팽창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우주팽창의 원인이 암흑 에너지(dark energy)라고 추측했다. 이 에너지가 풍선을 불듯이 우주를 바깥으로 밀어내고 있다는 것.

'암흑에너지'란 만유인력과 정반대되는 개념이다. 우주 팽창 속도가 점점 빨라지고 있다는 것을 발견한 과학자들은 질량을 가진 물질 사이에 서로 끌어당기는 중력만 있다면 만유일력보다 더 강한 밀어내는 힘이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그리고 지금 많은 우주론자들(cosmologists)은 전체 우주 가운데 69%가 암흑 에너지에 의해 형성된 것이라고 믿고 있는 중이다. 시험을 거친 표준 모형까지 만들어 세상에 선보이고 있지만 이론물리학자들의 생각은 다르다.

빅뱅 이후 우주팽창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다이어그램. NSAS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팀이 작성했다. ⓒ NASA
빅뱅 이후 우주팽창의 모습을 그림으로 보여주고 있는 다이어그램. NASA WMAP(Wilkinson Microwave Anisotropy Probe) 팀이 작성했다. 최근 우주팽창 이론을 뒷받침하는 암흑에너지 존재 여부를 놓고 과학자들 사이에 뜨거운 논란이 일고 있다. ⓒ NASA

물리학자들, 암흑에너지 개념에 의문 제기

우주팽창을 설명하는데 구태여 암흑 에너지란 개념까지 동원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다. 밀도(density) 안의 변이(variations), 불균등성(inhomogeneities)과 같은 물리학적인 개념들로 우주팽창을 충분히 설명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성이론으로 충분히 설명할 수 있는 사안을 암흑에너지까지 끌어들이며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주장이다. 이런 주장에 우주론자들은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하와이 대학의 우주론자인 닉 카이저(Nick Kaiser) 교수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는 4일 ‘사이언스’ 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들의 주장이 맞다면 2011년 노벨 물리학상을 회수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2011년 노벨위원회는 사울 펄머터(Saul Perlmutter), 브라이언 슈미트(Brian Schmidt), 아담 리스(Adam Riess) 등 3인에게 노벨물리학상을 수여했다.

이들은 초신성의 연구를 통해 우주 팽창이 가속화됨을 발견한 공로로 노벨물리학상을 받았다. 세 사람 중 특히 사울 펄머터는 1998년 8개의 초신성을 분석한 자료를 통해 우주 팽창속도가 느려지는 것이 아니라 빨라지고 있다는 관측 결과를 발표한 중요한 인물이다.

빅뱅(대폭발) 이후 우주의 팽창속도가 점차 느려진다고 여긴 기존의 우주론을 뒤집었다. 그의 관측 결과에 따르면 오늘날의 우주는 70억 년 전의 우주에 비해 15%나 빠른 속도로 팽창하고 있었다.

이 연구 결과로부터 우주 팽창을 가속화하는, 보이지 않는 에너지라는 뜻의 암흑에너지(dark energy) 개념이 도출됐다. 그리고 2003년 미국항공우주국(NASA)은 암흑에너지의 존재를 뒷받침하는 것 같은 우주의 초기 모습을 공개했다.    

“암흑에너지 개념은 착각에 불과”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입증하는 문제를 놓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미국 케니언 칼리지의 컴퓨터 우주론자인 톰 기블린(Tom Giblin) 교수는 “그동안 암흑 에너지의 존재를 입증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아직까지 이들의 이론을 입증할 시뮬레이션을 만들어내지 못했다”고 말했다.

헝거리 로란드대학과 하와이대학 물리학자들의 경우도 유사한 경우다. 이들은 수백만 개의 입자에 중력을 가한 후 이들 입자가 어떻게 합쳐져 우주 초기의 은하 모습으로 변화했는지 그 과정을 수학적으로 모델링하려고 시도했다.

그리고 이 모델을 확장한 결과 유사한 모습으로 마치 '거품'과 같은 확장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은 이 거품 현상을 평균값으로 환산해 우주팽창의 가속도가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추정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연구 결과는 구태여 암흑에너지 개념을 도입하지 않아도 우주팽창 이론을 설명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로란드 대학의 라즐로 도보스(László Dobos) 교수는 “이전의 쟁점들이 양탄자 속에 덮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금 자신들이 시도한 물리학적인 방식으로 우주팽창 이론을 설명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동안 일부 학자들이 주장해왔던 암흑에너지 이론은 변화하고 있는 우주 속에서 에너지를 설명하기 위한 착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우주론 논쟁은 지난 138억년 동안의 우주의 진화 과정을 연구하는 우주론자들의 계산 방식에 집중돼 있다. 이들은 어떻게 지금의 은하(galaxies)가 생성됐는지 설명하려고 애를 쓰고 있지만 이 역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중이다.

우주가 어디에서 시작했는지를 규명하려는 우주론 논쟁은 그동안 과학자들 간의 뜨거운 논쟁을 불러일으켜 왔다. 20세기까지 과거 논쟁의 쟁점은 우주의 모습이 정적인지, 아니면 팽창하고 있는지에 집중돼왔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우주팽창의 증거가 드러나면서 과학자들 간에 우주팽창의 증거를 입증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중이다. 특히 암흑에너지의 존재 여부를 놓고 환상(illusion)에 불과하다는 주장이 최근 힘을 얻고 있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7-04-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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