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70여 개국 3500여 명(장‧차관급 140여 명 포함)의 정부대표단이 참석하는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20일 오전 11시 개막식을 시작으로 오는 11월7일까지 3주간의 일정에 들어간다.
19일 미래창조과학부는 이번 ITU 전권회의를 통해 그동안 세계적으로 논란이 돼왔던 ICT 분야 주요 현안들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U 전권회의(Plenipotentiary Conference)란 UN 산하 전기ㆍ정보통신 분야 전문기구인 ITU의 최고 의결회의를 말한다. 나라마다 서로 다른 통신체계를 조정하고 협의하기 위해 1865년부터 회의를 개최하기 시작했다.
우주자산 등기, 융합신기술 확대안 등 상정
ITU 전권회의가 아시아에서 개최되기는 지난 1994년 일본이후 한국이 두 번째다. 한국은 지난 2010년 한국에서 19차 회의를 개최하기로 의결한 후 국가 차원에서 이 행사를 준비해왔다.
특히 한국이 제안한 의제들이 최종 결의안으로 채택되고, 표준화총국장 직에 출마한 한국 측 후보가 당선될 수 있도록 막바지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중이다. 이번 회의에서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제들은 매우 다양하다.
상정이 예상되고 있는 주요 의제들 중에는 ▲ 우주자산의 등기 운영기관 설치 ▲ 아동 보호 ▲ 기후변화‧환경보호 ▲ 여성 평등 문제, ▲ 장애인의 ICT 기술 접근성 ▲ 정보처리에 있어 신뢰성과 보안성 ▲ 융합 신기술 확대 등 ICT 분야 주요 관심사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우주자산의 등기 운영기관 설치 안은 지난 2009년 사법통일국제연구소(UNIDROIT)에서 ‘우주자산 이동장비 담보권 협약안’을 마련하고 ITU의 (국경을 초월한) 우주자산 등기 운영기관 역할 수행을 요청한데 따른 것이다.
아동 보호안은 온라인 환경 하에서 위험에 노출된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한 지침 수립과 관련된 것이다. ITU 이사회는 지난 2009년 결의를 통해 보다 안전한 아동 인터넷 환경 조성을 위해 ITU 역할을 강조하고 회원국들이 참여하는 작업반을 설치한 바 있다.
기후변화‧환경보호와 관련 ITU에서는 그동안 기후변화 작업반을 두고, 3개 부문으로 나누어 프로젝트를 추진해왔다. 이 사안에 대해서는 회원국 대다수가 같은 의견을 보이고 있어 무난한 의결이 예상된다.
반면 정보처리에 있어 신뢰 및 보안강화 문제는 ITU의 활동 방향과 내용 등을 놓고 이해 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이다. 그동안 ITU는 그 활동 영역을 사이버 보안 분야로 계속 확대해왔다.
표준화총국장 후보 선거에 한국인 출마
그리고 현재 세계정보사회정상회의(WSIS) 활동방향(Action Line) C5(ICT 이용의 신뢰 및 보안 강화)의 촉진자로 지정되었으며, GCA(글로벌 사이버보안 아젠다) 프레임워크 하에서 5개의 주요 분야(pillar)를 정하고 이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전개 중이다.
또 인터넷을 통한 국제 민‧관 협력 대응체계 구축을 위해 MoU 체결 방식으로 사이버 보안 관련 활동을 진행 중이다. 그러나 지난 2012년 열린 국제전기통신세계회의(WCIT-12)에서 사이버보안 영역이 ITU의 권한에 속하는지 그 여부를 놓고 논란이 이어졌다.
한국이 제안한 ICT 융합 문제도 뜨거운 쟁점이 될 전망이다. 지금 세계는 ICT와의 융합기술들이 대거 개발되고 있지만 부문 간의 기술적, 산업적 차이 등으로 인해 기대만큼 활성화되고 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산업 각 분야에 걸쳐 ICT 융합 비중이 계속 높아지고 있고, 정부 및 관련 민간부문 관계자들 역시 활성화 방안을 요구하고 있어 ITU 차원에서 폭넓은 논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ITU에서는 통신 인프라 및 서비스정책 작업반(WPCISP)을 통해 융합에 관한 연구를, 정보경제 작업반(WPIE)을 통해 일자리 창출, 그리고 녹색성장 및 기후변화문제 해결에 있어 ICT의 활용에 관한 연구를 지시해놓고 있다.
한국에서는 또 기술 표준의 선점이 되고, 기업 활동에 큰 영향을 미치는 표준화총국장 직위에 한국인을 출마시키기로 하고 각국의 지지를 모으고 있는 중이다. 선거는 오는 24일 있을 예정이다.
3주간 이어지는 이번 행사 기간 중에 부대행사들도 다양하게 진행된다. 미래 이동통신(5G) 준비 현황과 주요 이슈를 논의하는 '5G Global Summit'(20∼21일), 빅데이터의 미래 전망을 제시하는 '빅데이터 월드 컨벤션'(22∼23일) 등.
ICT 분야의 국내·외 저명인사와 최고경영자(CEO)들이 창조경제의 성과와 과제를 논의하는 '글로벌 ICT 프리미엄 포럼'(27∼28일), '클라우드 엑스포'(27∼29일), '헬스 IT융합 전시회'(27∼29일) 등도 마련된다.
주말에는 '부산불꽃축제'(24∼25일), 문화 토크쇼 'U-클린콘서트'(25일), K팝을 비롯해 아시아 지역 유명가수들이 참여하는 대중음악 축제 '아시아송페스티벌'(11월 2일) 등 온가족이 즐길 수 있는 문화행사도 열린다.
-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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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4-10-20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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