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2일 제30회 런던 올림픽이 막을 내렸다. 개최국인 영국은 금메달 29개, 은메달 17개, 동메달 19개로 총 65개의 메달을 따내 전체 순위 3위에 올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금 19개, 은 13개, 동 15개로 총 47개를 획득한 것에 비하면 현저히 많아진 숫자다.
영국의 과학자들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올림픽 개최국은 평균 메달 획득 수에 비해 두 배가 넘는 메달을 따는 것으로 나타났다.
2차 세계대전 이후의 올림픽 경기 결과를 집계해서 평균 메달 획득 수를 산출한 뒤 2.05를 곱하면 개최국으로서 몇 개의 메달을 따게 될 지 예측 가능하다는 것이다. ‘홈 경기가 훨씬 유리하다’는 속설을 수학적으로 증명한 셈이다.
이번 연구는 ‘홈 경기 이점을 반영한 로짓 회귀 모형으로 올림픽 메달 수 예측 가능(Olympic medal count can be predicted using logit regression models that include home advantage)’이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정리돼 학술지 ‘영국 스포츠 의학 저널(British Journal of Sports Medicine)’ 최근호에 게재됐다.
개최국은 ‘홈 경기 이점’으로 성적이 2.05배 높아져
영국 울버햄튼 대학교의 앨런 네빌(Alan M. Nevill),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나이젤 발머(Nigel J. Balmer), 셰필드할람 대학교의 에드워드 윈터(Edward M. Winter) 등 스포츠 과학과 수학 분야의 전문가 3인은 올림픽 메달 수를 예측하는 ‘마법의 공식’을 발표했다.
2차 세계대전 이후 올림픽 게임을 개최했던 모든 도시의 기록을 집계하고 해당 국가가 획득한 메달 수를 분석한 결과 수학적 비법을 찾아냈다는 것이다.
이러한 방식을 통계학에서는 ‘로짓 회귀 모형(logit regression model)’이라 부르는데, 이들은 각 국가의 메달 획득 수를 누적 기록한 자료에 ‘홈 경기 이점(home advantage)’까지 포함시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영국 국가대표팀은 총 958개의 메달 중 47개를 획득했다. 이를 숫자로 바꾼 이항 비율은 0.049가 된다(47/958=0.049). 이런 식으로 올림픽 개최 이전(PreHost), 개최(Host), 개최 이후(PostHost)의 이항 비율을 얻어내 모두 더하고 절편을 추가시키면 아래의 공식이 산출된다.
이 공식으로 계산하면 올림픽을 개최하는 국가는 홈 경기 이점으로 평균 메달 획득 수가 2.05배로 높아진다. 영국 국가대표팀의 평균 메달 획득 수 31개에 2.05를 곱하면 63.5라는 숫자를 얻을 수 있는데 실제 이번 런던 올림픽에서 영국은 65개의 메달을 따냈다. 1.5개 차이로 성적을 예측한 것이다.
개최 경기 다음에는 평균 성적의 1.46배에 그쳐
홈 경기에서 성적이 높아지는 비결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연구진은 ‘심판의 주관적 판단’에서 비결을 찾았다.
논문은 “육상, 수영, 역도 등 객관적 수치로 판정이 내려지는 종목에서는 홈 경기 이점이 작용하기 힘들다”면서도 “권투, 승마, 체조, 단체경기 등 심판의 주관적 판단에 의해 진행되는 경기에서는 홈 경기 이점이 분명히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영국 국가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주관적 판정 종목에서 2008년보다 13개의 메달을 더 따냈다. 객관적 판정 종목에서는 5개의 메달만을 더 따냈을 뿐이다. 논문은 “홈 경기에서는 관중의 열광적인 응원 덕분에 성적이 높아진다”는 속설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러나 개최 경기 이후에는 성적이 크게 하락한다. 논문에 따르면 홈 경기 이점이 끝난 후에는 올림픽 메달 획득 가능성이 평균의 1.46배에 머무른다.
2016년 브라질 리우 올림픽에서 영국 국가대표팀이 획득할 총 메달 수는 평균 메달 수 31개에 1.46을 곱한 결과값 45.26개로 예측된다. 실제로 다음 올림픽에서 영국이 45~46개의 메달을 획득할지 지켜볼 일이다.
- 임동욱 객원기자
- im.dong.uk@gmail.com
- 저작권자 2012-09-26 ⓒ ScienceTimes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