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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황정은 객원기자
2012-08-14

재활용, 자원사랑의 첫 길 2012 주니어닥터, 도시에서 광산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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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대전의 지질과학연구원으로 주니어닥터 수업을 듣기 위해 삼삼오오 학생들이 모였다. 이날 수업의 주제는 ‘도시에서 대규모 광산을 발견하다’로 우리가 일상에서 흔하게 사용하는 폐건전지와 폐휴대폰의 재활용이 주는 이로움 등에 대한 내용이 주를 이뤘다.

정진기 한국지질과학연구원 박사의 강의로 진행된 강의는 학생들의 과학하는 마음을 화두로 던지며 시작됐다. 수업을 듣기 위해 자리에 앉은 학생들에게 정진기 박사는 “과학하는 마음이 무엇일 것 같냐”는 질문을 던진 것.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진행한 '2012 주니어닥터' 수업에서 학생들이 정진기 박사의 설명을 듣고 있다. ⓒ황정은

정 박사는 “어떻게 재미있게 살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즐겁고 재미있게 살기 위해서는 호기심이 많아야 한다”며 자신의 유년시절 후일담을 들려줬다.

“난 어릴 때 호기심이 많아 시계를 곧잘 분해하곤 했다. 하지만 분해만 했지 다시 조립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부모님 물건을 많이 망가뜨렸다. 호기심이 있으면 뭐든지 부숴보고 깨보고 열어본다. 그런 일들을 통해서 ‘발명’도 할 수 있고 ‘발견’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정 박사는 “누구나 똑같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이 똑같은 세상에서 누군가는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누구는 그렇지 못한다. 생각하는 마음, 이것으로 세상을 즐겁게 살 수 있는 것”이라며 학생들의 사고를 열기 위한 이야기들을 이어갔다.

일생동안 휴대폰 35개 사용?

정 박사는 아이들에게 ‘Weee(Waste Electrical & Electronic Equipment) Man’이라 불리는 로봇을 보여줬다. 한 환경보호 단체가 조립한 이 로봇은 한국어로 번역하면 ‘전자전기산업폐기물’ 정도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오늘날 한 사람이 평생 사용하고 버린 전기전자 폐품을 조립하면 ‘위 맨’이 된다는 것으로, 이 로봇의 무게는 무려 3.3톤이며, 높이는 7미터에 다다른다. 위 맨의 치아를 이루고 있는 수십 개의 마우스와 몸통을 이루는 세탁기, 냉장고 등 현대사회에서 한 사람이 사용하는 전자제품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많다는 것을 각성시켜주는 공익적 로봇이라고 할 수 있는 셈이다.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진행한 '2012 주니어닥터' 수업에서 정진기 박사가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황정은
로봇을 제작한 환경단체는 재활용할 수 있는 전자제품들이 한 번의 고장으로 버려지는 현실에 대한 고발을 넘어, 이 제품들 안에 들어 있는 환경유해성분이 아무렇게나 버려지는 현실까지 지적하고 있다. 유해성분뿐만 아니라 다시 재생산할 수 없는 많은 자원들까지 방치되고 있어 결국 전 지구적 손실을 갖고 온다는 것이다.

정 박사는 우리의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자원들이 생각보다 매우 많이 있다고 전했다. 휴대폰과 건전지, TV와 자동차 등에 비소와 은, 마그네슘, 칼륨, 철, 동 등이 함유돼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폐전자제품 안에 들어 있는 금속 자원의 경제적 가치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자동차의 경우 약 10조7천억원이며, 각종 사업장에서는 28조2천억원의 폐전자제품이 나온다. 이 외에도 방출되는 제품들을 합칠 경우 약 46조4천억원의 경제적 가치로 환산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자원 재활용의 중요성을 언급한 정 박사는 “우리 주위의 많은 폐전자제품들은 유용한 금속을 포함하고 있다”며 “구리와 철, 알루미늄 같은 일반금속부터 금과 은, 백금, 팔라듐 등의 귀금속 그리고 희유금속까지 있으므로 자원 재활용은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전했다.

정 박사에 따르면 현재 국내 폐전자제품 발생량은 2010년 기준, 약 58만 톤에 이른다. 이는 매일 약 1천600톤이 배출되는 것으로 4톤 트럭 400대 분량이다. 많은 양의 냉장고와 세탁기, TV, 에어컨, 오디오, 복사기 등의 제품이 해마다 버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휴대폰 사용인구가 증가하면서 폐휴대폰의 비율도 점차 증가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약 5천만 명의 인구 규모를 보이고 있지만, 휴대폰 가입자 수는 5천200만 명이 넘은 상태다. 특히 스마트폰 등이 나오며 기술이 급속도로 발전하는 가운데 휴대폰의 교체주기는 갈수록 짧아지고 있어 폐휴대폰의 발생은 더욱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주목할 것은 이러한 폐휴대폰에 많은 양의 자원이 들어 있다는 점이다. 특히 국내에서는 나오지 않는 자원도 있으므로, 유한한 자원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폐휴대폰 등의 폐전자제품을 재활용하고 잘 모으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정 박사는 강조했다.

폐휴대폰, 직접 관찰해요

▲ 한국지질자원연구원에서 진행한 '2012 주니어닥터' 수업에서 한 학생이 폐휴대폰을 관찰하고 있다. ⓒ황정은

강의 후에는 학생들이 분해된 폐휴대폰을 직접 관찰하는 시간을 가졌다. 참가 학생들은 이미 분해된 휴대폰을 보면서 휴대전화의 구조를 파악하고, 그 속에 들어 있는 자원도 직접 확인했다.

부산에서 올라와 수업에 참가한 한 학생은 “우리 생활 속에 이토록 많은 금속자원들이 있는지 몰랐다”며 “그동안은 폐건전지를 엄마가 왜 모으는지 잘 몰랐지만, 이제는 수업을 통해 그 이유를 알았으니 잘 모아서 자원을 재활용해야겠다”고 전했다.

수업과 관련해 정 박사는 “이번 수업은 전체적으로 재활용의 중요성을 강조하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며 “일상생활에서 전기전자제품을 많이 사용하고, 사용한 것들은 어차피 버려질 수밖에 없는데 버려질 것들을 아무렇게나 방치할 것이 아니라 잘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특히 휴대폰의 경우는 각자의 집에 쌓인 것들이 굉장히 많다. 이 속에 있는 자원들을 모으면 상당한 양이 될 것”이라며 “이것들을 재활용해야 한다. 또한 폐휴대폰 속에는 유해물질도 있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 둘 경우 환경과 인체에 모두 유해하다. 현명한 방법으로 처리하는 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 박사가 말하는 현명한 자원 활용의 첫 번째 길은 바로 재활용이다. 휴대폰 교체주기가 빠르게 변해가듯, 이러한 변화와 함께 우리 실생활 속에서 자원 수집에 대한 마음에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휴대폰 속에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않는 금속들이 많이 있다. 재활용에 대한 인식이 크게 자리 잡혀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2012 주니어닥터는 이달 8월 셋째주까지 대전 내 위치한 연구소 등에서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황정은 객원기자
hjuun@naver.com
저작권자 2012-08-1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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