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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2012-07-31

한국 양궁 금메달은 과학의 승리 런던올림픽에서 보는 스포츠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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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일본의 체육기본법은 스포츠를 증진하는 데 있어 일본 정부의 역할을 대폭 확대했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앞두고 일본 선수단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것.

그 중에는 문부과학성이 운영하고 있는 일본스포츠과학원과 국립훈련센터 등을 마음 놓고 활용할 수 있으며, 올림픽 기간 중 선수단을 지원할 '멀티 서포트 센터(Multi Support Center)'를 설치하겠다는 내용도 들어 있었다.

그리고 지난 24일 런던 올림픽촌 가까이에 국가에서 지원하는 멀티 서포트 센터가 실제로 문을 열었다. 아사히신문은 센터를 운영하는 데 있어 약 5억4천만 엔(한화 약 78억 원)이 지출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의 스포츠과학, 런던으로 이전

런던의 공공시설을 빌려 재단장한 센터는 일본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첨단 시설과 선수관리 시스템 등을 갖춰놓고 있다.

▲ 첨단과학과 접목된 각국의 스포츠과학 시설들이 런던올림픽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사진은 런던올림픽 열리기 전 선수촌을 방문하고 있는 일본 대표단. 스포츠과학 장비를 설치할 주변환경과 시설들을 점검하고 있다. ⓒ재영일본대사관 홈페이지


가장 신경을 쓰고 있는 것은 식사다. 선수들의 상황에 따른 다양한 메뉴들과 함께 감량을 위한 식단까지 갖춰놓고 있다. 식자재는 일본에서 들여오고, 영국의 식수를 갖고 일본 본토에서와 비슷한 밥맛을 낼 수 있는 방안을 시도했다고 한다.

산소캡슐 역시 중요한 시설 중의 하나다. 이 캡슐을 이용할 경우 고 순도의 산소 혼합가스를 마실 수 있어, 뇌에 산소공급이 늘어나게 돼 집중력과 판단력 등이 향상된다는 것. 그밖에 냉수욕 시설 등을 통해 선수들의 컨디션을 조절하고 다다미방과 같은 일본 고유의 시설을 통해 선수들의 안정을 유도하고 있다.

거액의 자금을 투입한 멀티 서포트 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것은 일본이 스포츠과학을 얼마나 신뢰하고 있는지 말해주는 대목이다. 센터를 관리하고 있는 다카타니 요시나리 씨는 "(센터 운영을 통해) 일본 스포츠과학의 새로운 역사가 기록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역시 올림픽 출전 사상 처음으로 서포트 센터 형태의 훈련캠프를 개설했다. 영국 리즈 시에 있는 존 찰스 스포츠센터를 8개 종목 200여 명의 선수가 이용할 수 있는 훈련장으로 활용키로 한 중국은 이 센터에 있는 첨단 시설과 재활기구 등을 백분 활용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도 런던 현지에 스포츠과학자들을 함께 파견했다. 국민체육진흥공단 체육과학연구원에 따르면 금메달 후보들의 과학적인 훈련을 돕기 위해 김병현(심리학), 김광준(운동생리학), 송주호·문영진·김태완(이상 力學) 박사가 활동 중이며, 현재 사격, 체조, 복싱, 역도, 펜싱 선수들을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김영숙 박사는 대한양궁협회와 동행하고 수영을 담당하는 정진욱 박사는 개인 자격으로 현지에서 활동 중이다. 이들이 가장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은 선수들이 시차·환경변화를 극복하는 일이다.

"한국에서 비슷한 훈련 많이 했다"

사실 우리나라가 수영에서 금메달을 따낸 것이나 역도 강국의 반열에 오른 것 등은 스포츠 과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여자 양궁 단체전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것 역시 스포츠과학과 관련이 있다. 한국 선수들이 활을 쏠 때 바닥을 흔들리게 해 선수가 얼마나 중심을 잘 잡는지를 측정했다. 또 비바람이 치는 날을 골라 산악훈련을 했다. 비바람으로 유명한 런던 양궁장 상황을 감안한 훈련 프로그램이었다.  

▲ 지난 29일 새벽 한국의 금메달 소식을 안겨준 여자양궁팀. 런던의 비바람을 우려, 바닥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중심잡기 훈련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진은 한국 여자 양궁 대표팀의 기보배 선수. ⓒ연합뉴스


단체전 결승이 있던 지난 29일 새벽(한국시간), 영국에는 (예상한대로) 거센 비가 내렸다. 그러나 한국 선수들은 비바람을 극복하고 금메달을 차지했다. 이와 관련, 모 TV 해설자로 나온 전 금메달리스트 김수녕 씨는 한국에서의 훈련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프랑스 정부가 체육부 산하기관으로 극비리에 운영 중인 '올림픽 준비청'이란 행정기관을 소개했다. 이 기관의 공로로 프랑스가 첨단 스포츠 기술에 대한 정보를 더 많이 알게 돼 적극적으로 대처했으며, 그 결과 베이징 올림픽에서 41개의 메달을 딸 수 있었다는 것.

미국 BMX 자전거팀도 소개했다. 이 자전거팀은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에 경기코스를 미리 답사한 후 3D 장비 등으로 경기코스를 복제해, 똑같이 만든 훈련장에서 연습을 해왔다고 밝혔다.

캐나다 축구팀은 선수들의 스피드와 운동량 등을 실시간으로 측정하기 위해 GPS와 심장박동기를 몸에 부착한 상태에서 훈련을 해왔으며, 이 모든 자료를 존 허드먼 축구감독이 직접 관리해왔다고 전했다.

스포츠과학을 통해 금메달을 얼마나 더 많이 딸 수 있을지 정확한 데이터가 나와 있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스포츠과학의 위치는 이미 확고부동한 모습이다. (계속)

이강봉 객원편집위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2-07-3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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