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 해석” 시리즈는 사이언스타임즈 리포터이자 천문학자의 시선으로 바라보는 제임스 웹의 관측 결과 해석, 그리고 앞으로의 전망 등에 대해 설명하는 연재 코너입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는 한국 시각으로 7월 12일 오후 11시 30분(미국 동부 표준시로 7월 12일 오전 10시 30분)에 NASA TV에서 실시간으로 공개되었다. 공개된 고해상도 이미지와 분광 스펙트럼은 총 5가지로, SCAMS 0723 은하단, 뜨거운 가스 외계 행성 WASP-96b(분광 스펙트럼), 남반구 고리 성운으로 알려진 NGC 3132 성운, 슈테팡의 오중주(Stephan’s Quintet), 그리고 용골 성운의 NGC 3324 가장자리 ‘우주 절벽’ 등이 있다. (관련 기사 보기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 첫 관측결과를 공개하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관측 결과 해석 시리즈에서는 고해상도 이미지를 하나씩 파헤치며, 위 사진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또 앞으로 위 천체들에 대한 앞으로의 제임스 웹 계획은 어떠한지 알아본다. 제임스 웹의 두 번째 이미지는 분광 스펙트럼의 형태로 공개되었다. 구체적으로 뜨거운 가스 외계 행성 WASP-96b의 대기에서 물이 발견되어 큰 화제가 되었다.
외계 행성은 어떻게 관측할까?
시선 속도법(Radial velocity): 시선 속도법은 도플러 효과를 이용하여 외계 행성을 관측하는 가장 고전적인 방법이다. 위 방법은 최초의 외계 행성을 발견할 때 이용되었던 방법이다. 모항성을 도는 외계 행성의 중력에 의해서 모항성이 살짝 흔들리는 것을 스펙트럼의 미세한 변화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외계 행성이 항성을 돌며 우리의 시선 방향으로 다가올 때는 파장이 살짝 짧아지며 시선 방향에서 멀어질 때는 파장이 살짝 길어진다.
위 방법을 이용하면 지상의 망원경으로도 외계 행성을 발견할 수 있고, 질량이 무거운 행성일수록 또한 가까이 모항성을 도는 행성일수록 관측이 쉽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관계식을 통해서 행성의 최소 질량을 파악할 수도 있다. 하지만 행성이 멀리 떨어져 있거나 너무 작은 경우에는 관측이 힘들며 행성의 반지름은 파악할 수 없다.
횡단법(Transit): 행성이 모항성을 돌 때 우리의 시선을 살짝 부분 가릴 때가 있다. 물론 행성의 크기가 훨씬 작기 때문에 모항성의 모든 빛을 차단하진 못하며, 아주 일부분만 차단하게 되는데, 이러한 빛의 감소는 천문학자들에게 그곳에 행성이 있다고 파악하기에 충분하다. 또한 모항성이 행성에 의해서 가려지는 시간을 통해서 행성의 반지름도 파악할 수 있다.
하지만 지구의 대기 때문에 지구에서는 관측이 쉽지 않으며 별의 크기가 너무 작을 때는 파악이 쉽지 않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행성이 반드시 우리 시야를 조금이라도 가리면서 공전해야 하기에 찾을 수 있는 찾을 수 있는 행성의 궤도가 제한적이다. 행성이 모항성 주위를 공전할 때 긴 시간이 요구된다면 상대적으로 관측 시간도 길어질 수 있다. 이러한 많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횡단법은 현재 가장 많이 쓰이는 방법인데, 이는 망원경의 성능이 좋다면 매우 직관적이고 쉬운 방법이기 때문이다. 한 번에 여러 항성을 관측할 수 있다면 미세한 광도 변화를 통해서 여러 행성의 유무를 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외에도 행성을 직접 관측(direct imaging)하는 방법이 있다. 위 방법을 이용하면 행성을 직접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며 멀리서 항성을 공전하는 행성도 찾을 수 있다. 다만, 현실적으로 운이 좋아야 행성을 찾을 확률이 높아지며 아직까지는 여러 제한점이 많은 방법이다. 모항성의 빛을 가리기 위해서 코로나 그래픽이라는 기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또한, 위치 천문학(Atrometry)을 이용하여 항성들의 위치 관련 정보들인 위치(positions)와 시차(parallaxes) 그리고 별들의 움직이는 위치 변화인 고유운동(proper motions) 등을 파악하며 행성을 찾는 방법이나 펄서의 중력을 이용하여 행성을 찾는 방법이 있다. 마지막으로 미세중력효과(Micro-lensing method)를 이용하여 별의 미세한 밝기 변화를 파악하며 행성을 파악하는 방법이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이 외계 행성을 관측하는 방법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횡단법을 통하여 행성을 관측한다. 특히, 근적외선 촬영기 및 슬릿 리스 분광기(NIRISS: Near Infrared Imager and Slitless Spectrograph, Fine Guidance Sensor와 함께 장착되어 있음)를 주로 이용하는데, 행성이 모항성을 통과하게 되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광도곡선(모항성에서 나오는 빛의 밝기 변화)을 자세히 조사한다.
민감한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아주 작은 밝기 변화를 매우 정확하게 잡아낼 수 있기에 행성이 모항성의 빛을 아주 조금이라도 차단하게 되면 이를 통해서 행성의 파악은 물론이며 분광 스펙트럼을 파악하여 행성의 대기에 어떠한 물질이 있는지 파악할 수도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대상(외계 행성 관련)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지구에서 약 700광년(1광년: 빛이 1년간 이동하는 거리로 약 9조4600km) 떨어진 우리은하 처녀 자리(Virgo)에 있는 WASP-96 항성계를 첫 외계행성 관측 대상으로 정했다.
WASP-96은 G등급의 별로 최소 한 개의 행성을 거느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WASP-96b라 명명된 위 행성은 거대 가스행성으로 지름은 목성의 약 1.2~1.3배이고 질량은 절반 이하(대략 0.25배)이다. 이는 지상의 망원경을 이용하여 외계 행성을 찾는 국제 컨소시엄인 WASP(Wide Angle Search for Planets)에 의해서 2013년 발견되었다. WASP는 겉보기 등급 약 7에서 13까지의 수천 개의 별을 동시에 모니터링하며 행성을 찾아낸 바 있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6시간 23분 동안 WASP-96 항성계를 응시했다. 구체적으로 행성이 모항성을 통과하기 약 2시간 30분 전부터 항성계를 응시한 후 다시 2시간 30분 정도 NRISS의 SOSS(Single-Object Slitless Spectroscopy) 모드를 사용하여 행성 대기의 분광 스펙트럼을 조사했다.
관측 결과에는 1.4분마다 광도 곡선을 조사하여 총 280개의 개별 밝기 측정이 포함되었다. 분광 스펙트럼은 빛을 수백 개의 개별 파장으로 확산시키기에 그래프의 280개 지점은 각각 수백 개의 적외선 파장의 결합된 밝기를 나타내게 된다. 또한 행성이 통과한 후 약 1시간 30분 동안 같은 항성계를 계속해서 관측했는데, 이는 행성이 통과할 때와의 차이점을 비교하기 위해서 수행되었다.
결과 해석 ① :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은 얼마나 민감할까?
행성으로 인해서 모항성의 광도가 낮아짐은 매우 직관적이지만 망원경의 성능이 좋지 않은 이상 잡아내기 쉽지 않다. 보통 행성은 별에 비해서 매우 작기 때문에 가려짐으로 인해서 어두워지는 정도는 극히 작기 때문이다. 위 모항성이 가장 밝을 때 (행성이 앞에서 빛을 가리지 않을 때)와 가장 어두울 때(행성이 앞에서 빛을 가릴 때)의 차이는 대략 1.5% 미만이다. NRISS는 이러한 작은 밝기 차이를 측정하는 데 필요한 감도를 지니고 있으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를 잡아낼 수 있다. 위 관측에서 NRISS는 대략 0.02% 정도의 밝기 변화도 감지해낼 수 있었다.
위 결과는 현재까지 인류가 관측한 행성 대기 적외선 스펙트럼 중 가장 상세하다. 참고로 1.6 마이크로미터보다 더 긴 파장을 고해상도 및 고정확도로 조사할 수 있었던 최초의 투과 스펙트럼이다. 위관측에서 NRISS가 감지한 파장 범위는 0.6 마이크로미터(빨간색)에서 2.8 마이크로미터(근적외선) 사이이며, 차단된 별빛의 양은 약 13,600ppm(1.36%)에서 14,700ppm(1.47%) 사이로 밝혀졌다.
아쉽게도 이번 관측에서는 NRISS기기만 이용되었으므로 행성이나 대기의 직접적인 이미지는 관측되지 않았다. 하지만 행성이 별을 가로질러서 이동할 때 행성의 대기를 통해서 필터링된 별빛과 행성이 별을 지난 후 별빛이 행성의 대기를 통과하지 않을 때의 빛을 비교하여 분광 스펙트럼을 얻을 수 있었다.
결과 해석 ② : 행성의 기타 성질들에 대해서도 자세히 파악
행성의 존재와 크기 그리고 (최소)질량 및 궤도는 이전의 횡단법과 시선속도 법을 기반으로 관측되었지만, 이번 제임스 웹 관측을 통하여 행성의 정확한 직경 그리고 궤도 성질 등에 관해서 자세히 알 수 있었다. 행성은 매우 가깝게 (지구와 태양 사이의 거리의 1/20 미만) 모항성을 공전하고 있음이 밝혀졌으며, 대략 지구의 3.5일 이내에 궤도 한 바퀴를 완료한다.
결과 해석 ③ : 분광스펙트럼을 통해서 뜨거운 거대 가스 외계 행성의 대기에서 물을 발견했다!
위 그래프의 141개 데이터 포인트 (흰색 원) 각각은 행성에 의해 차단되고 대기에 의해 흡수되는 특정 파장의 빛의 양을 나타낸다. 각 데이터 포인트 위아래로 확장된 회색 선은 각 측정의 불확실성 또는 실제 가능한 값의 합리적인 범위를 나타내는 오차 막대이다. 단일 관찰의 경우 이러한 측정의 오류는 현저하게 적어지게 된다. 파란색 선은 WASP-96b의 대기 특성과 모항성의 천체 변수들(예: 크기, 질량, 온도)을 통해서 추정할 수 있는 가장 적합한 모델이다. 위 모델을 통해서 제임스 웹팀은 대기의 구름 높이 및 다양한 가스의 풍부한 정도와 같은 알려지지 않은 특성등의 매개변수를 변경하며 어떤 모델이 더 나은 적합도를 얻을 수 있는지 조사할 수 있었다.
천문학자들은 흡수 패턴(그래프에서 피크의 위치와 높이)을 기반으로 행성 대기에 있는 주요 가스의 종류 및 양을 감지하고 측정해냈다. 각각의 가스들은 고유한 파장별로 별빛을 흡수하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이다. 또한, 원소들의 혼합 정도에 따라서도 스펙트럼이 달라지며 심지어는 같은 원소의 다른 물리적 상태에 따라서도 달라지게 된다.
이처럼 스펙트럼에서 다양한 고유 특성들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스펙트럼의 전체 분석에는 추가 시간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미리 예비 결론을 도출하는 것이 가능하다. 먼저 스펙트럼을 자세히 분석해보면 표시된 피크들을 통해서 수증기의 존재를 알 수 있다. 이전 관측을 기반으로 예상보다 낮은 수위의 높이가 발견되었는데, 이는 수증기의 발생을 억제하는 구름이 존재한다는 간접적이지만 강력한 증거이다. 짧은 파장 쪽으로 갈수록 기울기가 낮아지는데 이는 연무(haze: 수증기가 아닌 공기 중 먼지나 연기 등으로 인해서 시정이 흐려지는 현상)의 증거가 될 수 있다.
대기의 온도는 스펙트럼 내에서 봉우리의 높이를 기반으로 계산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더 뜨거운 행성은 더 높은 봉우리를 가지게 된다. 위 스펙트럼 피크의 높이를 이용하여 대기 온도를 계산해보니 대략 725°C(1350°F)정도 됨을 예측할 수 있다.
결과 해석 ④ : 위 행성에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살 수 있을까?
아쉽게도 WASP-96b는 인간과 같은 생명체가 살기에 적합한 행성이 아니다. 가장 큰 이유로 위 행성은 모항성을 매우 가깝게 공전하기 때문에 엄청나게 높은 온도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다음 연구에 큰 힌트가 될 수 있다. 제임스 웹은 위 행성과 비슷한 대기를 가진 행성 그리고 지구와 비슷한 대기를 가진 행성을 찾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위 발견이 가능해지면 온도뿐 아니라 행성의 대기 조성도 및 여러 가지 조건들을 기반으로 생명체 거주할 수 있는 행성인지 집중적으로 조사할 예정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첫 관측 결과 해석” 시리즈 안내
딥 필드 관련 : 제임스 웹의 딥 필드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1편
딥 필드 관련 : 제임스 웹의 딥 필드는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 2편
외계행성 관련 : 뜨거운 가스 행성의 대기에서 물을 발견하다
별의 죽음 관련 : 죽어가는 별 주위를 자세히 관찰하다 - 1편
별의 죽음 관련 : 죽어가는 별 주위를 자세히 관찰하다 - 2편
별의 탄생 관련 : 제임스 웹, 별의 탄생에 관해서 촬영하다
은하계 관련 : 은하의 진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 1편
은하계 관련 : 은하의 진화는 어떻게 진행될까 - 2편
- 김민재 리포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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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22-07-2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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