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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응용과학
이강봉 객원기자
2019-09-18

GM 모기가 번식하고 있다 브라질 방사실험 결과 일부 생존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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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생명공학 회사인 옥시텍(Oxitec)은 지난 10년간 유전자 변형 모기(GM mosquitoes)를 개발해왔다.

최근 들어서는 뎅기열, 지카와 같은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얼룩모기를 대상으로 인위적으로 방사된 GM 모기가 자연산 모기들과 경쟁하면서 얼마나 번식할 수 있는지 그 능력을 테스트하고 있는 중이다.

옥시텍에서 개발하고 있는 이 GM 모기는 수컷으로 번식 유전자가 조작돼 있다. 정상적인 암컷들이 이 모기와 교배를 하게 되면 변형된 알을 낳게 되고, 이를 통해 태어난 모기 유충들은 성충이 되기 전 사망하게 된다.

브라질에서 방사실험이 진행된 GM 이집트얼룩모기. 후손을 퍼뜨리지 않는다는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일부가 살아남아서 변형된 유전자를 전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생태계 파괴를 놓고 논란이 이어질 전망이다. ⓒWikipedia
브라질에서 방사실험이 진행된 GM 이집트얼룩모기. 후손을 퍼뜨리지 않는다는 그동안의 주장과 달리 일부가 살아남아서 변형된 유전자를 전달하고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생태계 파괴를 놓고 논란이 가열될 전망이다. ⓒWikipedia

GM 모기 번식해 변형 유전자 퍼뜨려 

옥시텍은 지난 2011년 이 GM 수컷 모기를 말레이시아와 브라질 등에 살포한 바 있다.

인구 28만 8000여 명이 살고 있는 브라질 주아제이로 시에 GM 모기 1000만여 마리를 방사했고, 1년 뒤 긍정적인 결과를 얻었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생물학자를 비롯한 다수의 과학자들이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GM 모기 살포로 인해 기존의 생태계 질서가 파괴되는 것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었다. 그리고 지금 그 우려가 현실이 되고 있는 중이다.

18일 ‘사이언스’ 지에 따르면 미국의 예일대, 브라질 상파울루대 등의 과학자들 10명이 참여한 공동연구팀이 옥시텍 GM 모기에 대한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실험 결과 100% 소멸할 것이라는 예상했던 GM 모기들 중 일부가 살아남아서 후손을 퍼뜨렸다. 또한 새로 탄생한 GM 모기들은 성 성숙(sexual maturity) 과정을 거쳐 다른 모기들에게 변형 유전자를 퍼뜨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 논문은 지난 ‘네이처’ 지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10일자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Transgenic Aedes aegypti Mosquitoes Transfer Genes into a Natural Population’이다.

연구팀은 논문을 통해 옥시텍에서 뎅기열‧지카 등의 바이러스를 전염시키는 이집트얼룩모기 확산을 막기 위해 우성 치사 유전자(dominant lethal gene)를 주입한 GM 모기를 개발해왔다고 말했다.

우성치사유전자란 교미를 통해 상대방 또는 그 후손을 죽게 하는 유전자를 말한다.

연구진은 옥시텍에서 개발한 이 GM 모기가 당초 계획대로 다른 후손들을 모두 죽게 만들고 자신도 소멸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우성치사유전자를 주입한 GM 모기를 브라질 지역에 방사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생태계 질서 파괴 논란 더 가열될 듯 

계획대로라면 GM 모기는 물론 후손들까지 100% 소멸해야 한다.

연구진은 그동안 GM 모기 개발자들이 주장해 온 대로 GM 모기와 후손들이 모두 소멸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대단위 실험을 진행했다.

약 45만 마리의 GM 모기를 27개월에 걸쳐 매주 나누어 브라질 자코비나(Jadobina) 지역에 방사한 후 27~30개월이 지난 다음 토종 모기에게 유전자변이가 일어나고 있는지 유전자분석을 시도했다.

먼저 자코비나 지역에 살고 있는 12개의 타킷 모기 집단을 대상으로 유전자변이 현상인 SNPs(단일염기다형성)을 분석했으며, 독자생존이 가능한 후손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음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GM 모기와 토종 모기 간에 태어난 후손들이 생존하고 있다는 것은 곧 또 다른 후손들을 퍼뜨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방사한 GM 모기들은 먼저 원산지가 쿠바인 모기들을 이용해 후손을 퍼뜨리고 있었다. 이어 멕시코산 모기들에게 변형된 유전자를 전달했으며, 이 과정을 통해 현재 브라질 자코비나 지역에 살포한 GM 모기는 세 개의 집단이 결합된 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이 이런 현상이 뎅기열과 지카 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얼마나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는지, 아니면 바이러스 확산에 도움을 주고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동안 방사했던 GM 모기들로 인해 생태계에 어떤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지 현실적으로 파악할 필요가 있으며, 혹시 기존 생태계에 발생할지 모르는 예기치 못한 결과에 대해 신중히 대비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기를 통해 전염되는 바이러스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국가들을 중심으로 수많은 인명을 죽게 하며 전 지구적인 재난이 되고 있다. 백신이나 의약품이 개발됐지만 가격이 비싸 제 3세계 국가들에게는 충분한 공급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GM 모기 방사를 통한 예방 조치가 아프리카와 남미, 일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확산돼왔다. 유전자변형(GM) 이집트얼룩모기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러나 실험실 상황에서 이들 수컷 GM 모기와 암컷 사이에 탄생한 후손들이 모두 소멸하는 것이 아니라 3~4%가 살아남아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실험실뿐만 아니라 야생에서도 GM 모기가 후손을 퍼뜨리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새로운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그동안 지속돼온 GM 모기로 인한 생태계 질서 파괴 논란이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이강봉 객원기자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9-09-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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