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등 동아시아 사람들의 근시비율이 가장 높다. 지난해 3월 과학전문 저널 네이처는 ‘60년 전 중국 인구의 10~20%가 근시였으나, 지금은 중국 10대의 90%가 근시이고, 서울에서는 19세 젊은이의 무려 96.5%가 근시로 나타났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홍콩, 대만, 싱가포르 역시 사정은 비슷해서 90%에 가까운 청소년이 근시로 추정된다.
세계적으로 근시가 늘어나는 추세이기는 하지만, 동아시아 청소년들이 급격히 근시에 시달리는 것에 대해 많은 관계자들이 원인을 찾기에 노력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젊었을 때 야외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근시가 줄어든다는 주목할 만한 연구결과가 나왔다.
14~29세 사이에 야외활동 늘려야
지난 1일 ‘자마 안과’(JAMA Ophthalmology)에 실린 논문에서 연구팀은 “야외활동과 직접적으로 관련 있는 자외선B(UVB) 노출시간이 근시를 줄일 확률과 연관이 있으며, 14세에서 29세 사이에 자외선B를 쬐는 것이 근시를 크게 줄이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발표했다.
위생 및 열대의학에 관한 런던스쿨(London School)의 아스트리드 E. 플레처(Astrid E. Fletcher) 박사 연구팀은 유럽 국가에서 65세 이상 노인을 조사한 결과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노인 4,187명 중 조사연구에 참여한 4,166명의 눈을 조사했다. 눈 굴절률을 파악하고 혈액을 채취했으며 숙련된 조사원을 동원해서 매우 정교한 질문지를 통해 결론을 내렸다. 조사에서 무수정체나 인공수정체 또는 백내장 등을 가진 대상자는 제외시키고 보니, 371명은 근시였으며, 2,787명은 근시가 아니었다. 근시는 -0.75디옵터 이하의 대상자로 정의를 내렸다.
조사대상자는 2000년 11월 6일부터 2002년 11월 15일 사이에 ‘유럽눈연구’(European Eye Study)의 6개 연구센터에서 모집했다. 노르웨이 벨젠(Bergen), 에스토니아 탈린(Tallin), 영국 벨파스트(Belfast), 프랑스 파리-크레테이(Paris-Creteil), 이탈리아 베로나(Verona), 그리스 테살로니키(Thessalonoki), 스페인 알리칸트(Alicante) 등이다.
조사원은 이들에게 교육기간, 흡연, 음주, 의료사항, 자주 먹는 음식, 자세한 야외활동 상황 등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뿐만 아니라 주거 및 채용기록에 대한 자료도 참조했다.
야외활동 기록을 정확하게 하기 위해 14살 때부터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의 활동과 오전 11시부터 오후 3시 사이의 일상생활에 대해 질문을 던졌다.
이렇게 모은 자료를 영국 이스트앵글리아대학교(University of East Anglia)에 보내 기상자료와 조사대상자가 속한 지역의 위도 등을 고려해, 조사대상자들이 자외선을 얼마나 쬐었는지를 과학적으로 분석했다.
조사대상에 들어간 3,168명의 평균 연령은 72.4세였였으며 이중 46%인 1,456명은 남성이다.
햇빛~근시 연관성 연구 잇따라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 각국에서 도시화가 진행되고 있는 상황에 맞물려, 청소년 및 젊은 시절에 야외활동을 늘려 더 많은 햇빛을 쬐어야 할 당위성을 보여준 것으로 평가된다. 더구나 갈수록 사람들이 교육을 받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야외활동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진다고 할 수 있다.
연구팀은 구체적으로 일주일에 추가로 1시간을 야외에서 보내면 근시가 될 확률이 2% 줄어든다는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근시는 여러 가지 다양한 환경적인 요인 및 유전적 요인과 관계가 있으며 특히 아시아를 비롯해서 유럽 미국 등 국가에서도 근시가 점점 늘어나는 추세이다. 중국에서만 2012년 기준 5세 이상 인구 중 근시 인구가 4억5,000만명으로 추산되면서 안경을 비롯해서 콘택트렌즈, 시력교정수술 등 관련 산업도 덩달아 커지는 추세이다.
햇빛과 근시의 연관성은 2007년부터 꾸준히 나오고 있다. 지난해 호주 시드니 대학 연구팀은 시드니와 싱가포르에 거주하는 어린이 4,132명을 대상으로 생활 습관과 근시 여부를 조사해서 비슷한 결론을 얻었다. 일주일에 평균 13시간 야외활동을 한 시드니 거주 아동은 3%만 근시였다. 이에 비해 일주일에 평균 야외활동 시간이 3시간 밖에 안 되는 싱가포르 어린이들은 29%나 근시로 나타났다.
- 심재율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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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작권자 2016-12-05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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