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언스타임즈 로고

생명과학·의학
이성규 객원기자
2021-09-07

치매 치료법, 반려견에 해답 있다? 반려견 인지 장애 과정이 인간 치매와 유사해

  • 콘텐츠 폰트 사이즈 조절

    글자크기 설정

  • 프린트출력하기

반려견의 인지 장애가 인간 치매의 몇 가지 주요 측면과 흡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반려견이 치매 치료법 연구의 동물 모델로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노화협회가 발간하는 노화 관련 국제 학술지 ‘제로사이언스(GeroScience)’에 발표된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반려견의 뇌에서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펩타이드의 양이 많을수록 인지력 저하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려견이 치매 치료법 연구의 동물 모델로 적합하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게티이미지뱅크

치매는 기억력 및 학습능력 상실, 사고력 저하, 행동력 저하, 일상업무 수행 능력 저하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은 나이가 들수록 높아지는데, 일반적으로 60세 이상 인구의 5~8%가 어느 정도 치매에 걸린 것으로 추정한다.

치매의 가장 흔한 원인은 알츠하이머병이다. 하지만 불행히도 이 병에 대한 치료법은 아직 없다.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연구의 한 가지 주요 제한 사항은 유전공학을 사용하지 않고 자연적으로 치매를 유발하고 인간의 유전적·환경적 복잡성을 적절히 반영하는 유용한 동물 모델이 없다는 점이다.

그런데 반려견의 경우 인간 환경을 공유함으로써 비슷한 위험요인에 노출되는 반면 노화 속도는 인간보다 약 10배 정도 빠르다. 또한, 일부 개들은 노년기에 자연적으로 치매에 걸리므로 인간 노화의 흥미로운 새 모델로 부상하고 있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인간의 분자적 특징 중 하나는 아밀로이드-베타42(Ab42)라고 불리는 펩타이드가 뇌에 침적된다는 것이다. 그런데 개의 Ab42도 인간의 형태와 같다.

Ab42 펩타이드가 많을수록 인지력 저하돼

미국 워싱턴대학의 맷 캐벌린(Matt Kaeberlein) 교수팀은 개의 뇌 및 뇌척수액에서 Ab42를 측정하기 위해 헝가리 부다페스트 엘테(ELTE) 대학의 과학자 등이 설립한 ‘개 뇌조직 은행’과 협력했다.

이 은행은 수의사와 합의해 의학적으로 합당하게 안락사 된 반려견의 시신을 기증하는 주인들을 위한 독특한 반려견 시신 기증 규약을 시행하고 있는 곳이다. 따라서 이 은행에는 반려견의 이전 인지 능력에 대한 기록과 함께 사망한 이후의 뇌 및 뇌척수액이 보관되어 있다.

연구진은 이 시스템을 이용해 뇌 영역의 세 곳(전전두엽, 측두엽, 해마/내후각피질)에서 사후 뇌조직 및 분자 데이터 등을 조사한 결과, Ab42의 양과 반려견의 나이 사이에서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발견했다. 하지만 뇌척수액의 Ab42 양은 연령과 반대로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려견의 뇌에서 Ab42를 측정한 결과 양이 많을수록 인지력 저하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Kubinyi

반려견의 인지 기능은 검증된 설문지를 사용해 50점 이상의 점수가 나오게 되면 인지기능 장애로 진단된다. 연구진은 뇌 영역 세 곳의 Ab42 양이 많은 것이 반려견 인지 기능 장애 척도의 점수와 상관관계가 있었다고 밝혔다. 반려견 뇌의 Ab42 양과 인지 점수의 상관관계는 알츠하이머병 모델로서의 적합성을 뒷받침한다.

맷 캐벌린 교수 등이 설립한 ‘개 노화 프로젝트’의 목표는 개인 소유의 반려견을 인간 노화 관련 질병의 모델로 활용하는 것이다. 주인과 함께 사는 반려견들은 실험용 동물에서 재현할 수 없는 유전적·환경적 다양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 치매 치료법의 동물 모델로 활용

반려견의 노화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양한 기관들이 보유한 생체 표본과 임상 및 인구통계학적 정보다. 엘테대학의 개 뇌조직 은행과 코넬대학의 개 노화 프로젝트 바이오뱅크는 반려견들의 수명이 다했을 때 시신을 기증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그 같은 새로운 요구를 해결할 수 있다.

따라서 생체자원 은행들의 더 많은 표본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 앞으로 반려견을 이용해 알츠하이머와 같은 노화 관련 질병을 예방하거나 치료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대규모 연구의 수행이 가능해질 것으로 추정된다.

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가 반려동물들의 건강한 수명을 늘리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려견이 인지 장애를 겪는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만성질환이나 스트레스가 그 확률이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뉴런의 감소, 뇌로 가는 혈류 감소 등도 원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반려견이 집이나 공원 같은 익숙한 환경에서 갑자기 길을 잃고 혼란스러워하거나 낮잠을 많이 자는 등의 수면 주기 변화가 있으면 치매를 의심해야 한다. 또한, 치매에 걸리면 평소 잘 따르던 가족에 대해서 무관심하거나 식사 및 놀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고 벽과 같은 무생물체를 가만히 응시하고 있는 등의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이성규 객원기자
yess01@hanmail.net
저작권자 2021-09-07 ⓒ ScienceTimes

관련기사

목록으로
연재 보러가기 사이언스 타임즈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주제의 이야기들을 확인해보세요!

인기 뉴스 TOP 10

속보 뉴스

ADD : 06130 서울특별시 강남구 테헤란로7길 22, 4~5층(역삼동, 과학기술회관 2관) 한국과학창의재단
TEL : (02)555 - 0701 / 시스템 문의 : (02) 6671 - 9304 / FAX : (02)555 - 2355
정기간행물 등록번호 : 서울아00340 / 등록일 : 2007년 3월 26일 / 발행인 : 정우성 / 편집인 : 윤승재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승재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운영하는 모든 사이트의 콘텐츠는 저작권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사이언스타임즈는 과학기술진흥기금 및 복권기금의 지원으로 우리나라의 과학기술 발전과 사회적 가치 증진에 기여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