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과학기술원(UNIST) 연구진이 차세대 반도체를 더 빠르고 저렴하게 만드는 공정을 개발했다.
김소연 에너지 및 화학공학부 교수팀은 '나노 모자이크 코팅'을 이용해 블록 공중합체(block copolymer·다른 종류의 고분자가 블록 단위로 연결된 물질)의 복잡한 패턴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반도체 같은 미세 소자는 강한 빛을 이용해 기판에 회로를 그리는 '리소그래피' 공정을 이용해 제작한다.
더 성능 좋은 전자기기를 만들려면 반도체 크기가 작아져야 하고, 회로 폭도 더 가늘어져야 한다.
그러나 현재 기술로는 10㎚(나노미터·1㎚는 10억 분의 1m) 너비 이하로는 회로 구현이 어렵다.
공정 비용이 많이 들고, 각종 화학약품을 사용하는 문제도 있다.
블록 공중합체는 박막 상에서 자기조립을 통해 스스로 주기적인 나노 패턴을 형성한다.
이 성질을 이용하면 10㎚ 이하의 초미세 패턴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블록 공중합체를 이용해 원하는 나노 패턴을 얻으려면, 박막과 기판 사이의 계면 조건(계면 에너지)이나 박막의 표면 조건(표면 에너지)을 정확하게 통제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은 나노 모자이크 코팅 기술로 블록 공중합체 박막의 계면을 정확하고 정교하게 통제, 블록 공중합체 나노 패턴을 얻는 데 성공했다.
고분자 용액을 물 표면에 몇 방울 떨어뜨리면 조밀한 점무늬인 나노 모자이크가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형성된 나노 모자이크 위에 블록 공중합체를 올려 원하는 형태의 나노 패턴을 얻는 방식이다.
블록 공중합체와 기판 사이의 나노 모자이크 막(코팅)이 계면 에너지를 조절하는 컨트롤러 역할을 하는데, 나노 모자이크 간격을 얼마나 조밀하게 만드느냐에 따라 계면 에너지 크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연구진은 실리콘 기판 외에도 인듐틴옥사이드, 몰리브덴 등 16개 종류 기판에 나노 모자이크를 코팅해 블록 공중합체 나노 패턴을 얻는 데 성공했다.
또 미세한 피라미드나 원통 형태 기판에도 나노 모자이크 코팅을 적용해 3차원 나노 패턴을 만들었다.
김소연 교수는 "나노 모자이크 코팅은 기존 고분자 박막 계면 조절 방식보다 훨씬 간단해 대면적으로 산업화가 용이하며, 앞으로 다양한 시스템의 계면 조절에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 성과는 미국화학회(ACS)가 발행하는 학술지 'ACS 나노(Nano)' 이달 4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 연합뉴스
- 저작권자 2020-06-24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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