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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너지
김준래 객원기자
2014-09-11

지구온난화 해결할 신개념 스펀지 등장 이산화탄소 흡착…수소가스로 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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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가 화석연료를 사용한 지난 100년 동안 지구의 평균 온도는 섭씨 0.74도(℃) 정도 상승했다. 과거 1만년 동안의 온도 변화가 불과 1도 정도 상승했던 것과 비교해 볼 때, 이 같은 수치는 지구온난화가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뿐만 아니라, 온실가스를 줄이는 것이 바로 우리 눈앞에 당면한 과제라는 점도 대변하여 주고 있다.

이산화탄소 결정체 ⓒ Wikipedia
이산화탄소 결정체 ⓒ Wikipedia

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에서 지정한 감축대상 온실가스의 종류는 이산화탄소(CO₂)를 포함한 총 6가지다. 이 가운데 이산화탄소는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8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가스들에 비해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악영향이 그리 크지 않고, 제거하는 기술도 그리 복잡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줄이기 위한 방안이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이산화탄소의 제거에서 재활용으로

과학기술 전문 매체인 피스오알지(phys.org)는 영국의 과학자들이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를 마치 스펀지처럼 빨아들이는 흡수제를 개발했다고 보도하면서, 이 물질이 점차 상승하고 있는 지구의 기온을 끌어내리는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최근 열린 미국화학학회(ACS) 연례회의에서 공개된 이 스펀지 같은 흡수제는 매우 안정적인 고분자(polymer) 물질이면서도, 동시에 저렴한 비용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착하는데 있어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흡수제 개발을 이끈 영국 리버풀대의 앤드류 쿠퍼(Andrew Cooper) 박사는 “이 물질은 효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빨아들여 미래의 지구 환경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환경오염이 없는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요한 점은 이 흡수제의 구조가 고분자로 이루어져 안정적이면서도 값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이산화탄소를 매우 잘 흡수한다는 것이다.

기존의 이산화탄소 흡수제는 석탄이나 가스와 같은 화석 연료들이 태워질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들을 제거하는데 대부분 이용됐다. 그러나, 쿠퍼 박사와 그의 연구진은 제거하는데 그치지 않고 포집된 가스들을 유용하게 활용하는 방안을 찾는데 연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향후 발전소 굴뚝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스펀지같은 흡수제 ⓒ Liverpool.edu
향후 발전소 굴뚝에 적용될 것으로 보이는 스펀지같은 흡수제 ⓒ Liverpool.edu

예를 들면 스펀지 같은 고분자 물질로 이산화탄소를 흡착한 뒤, 이를 수소가스로 변환하여 새로운 에너지원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수소가 친환경자동차나 대체 전기 등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 만큼, 이 물질이 환경 개선 및 대체 에너지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했다.

쿠퍼 박사는 “새로 개발된 이 ‘이산화탄소를 흡수하는 스펀지’는 주방에서 쓰는 스펀지처럼 물에 닿으면 불어나는 성질이 있다”고 설명하면서 “갈색 모래와 같은 가루 형태로서, 내부의 매우 작은 입자들이 서로 엉킨 상태로 만들어졌다”고 설명했다.

수없이 작은 탄소 분자들의 연결로 이루어진 흡수제의 구조에 대해 쿠퍼 박사는 “이와 같은 구조를 생각하게 된 것은 스티로폼 제작에 이용되는 플라스틱인 폴리스틸렌(Polystyrene)의 구조에서 영감을 얻었다”고 밝히며 “폴리스틸렌은 팽창 운동을 통해 이산화탄소를 흡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리버풀대 연구진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흡수제는 끓는 산성에서도 견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능은 이산화탄소 흡수제가 갖춰야 할 규격인 발전소 내의 혹독한 조건들에서 견딜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다. 보통 플라스틱이나 액체 성분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다른 이산화탄소 흡수제들은 이런 상태에서 잘 견디지 못 한다.

쿠퍼 박사는 “굴뚝과 다른 배기 장치들에서 흡수제가 사용될 수 있도록 성능을 개선할 것”이라고 전하며 “오는 2030년까지 30%의 이산화탄소를 없애려는 미 정부의 계획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천연가스 채굴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포집

신소재를 활용한 이산화탄소 포집 방안을 영국의 과학자들만 연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최근 미국의 과학자들은 천연가스 채굴 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포집하기 위한 다공성 물질을 개발했다고 발표해 주목을 끌고 있다.

천연 가스는 가장 깨끗한 화석 연료이다. 전통적으로 이산화탄소는 석유나 가스 등의 장거리 수송을 위하여 지하에 매설하는 파이프라인(pipeline)의 사양을 맞추기 위해서, 수송 전에 천연가스로부터 제거하는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수송 과정 전에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공정은 너무 많은 비용이 소요되어 경제성면에서 볼 때 그 효과가 떨어졌다. 이에 미 라이스대(Rice University)의 과학자들은 유정의 채굴 과정에서 천연가스에 포함되어 있는 이산화탄소를 분리하는 환경 친화적인 방법을 만들었다.

라이스대의 화학자인 제임스 투어(James Tour) 교수와 연구진이 개발한 이 소재는 질소나 황을 가진 탄소의 나노다공성 고체로 이루어져 있다. 투어 교수는 “우리가 개발한 소재는 산업 현장에서 사용되는 액체 아민(amine) 기반의 세정장치에 비해 저렴하고, 제작도 간단하다”고 소개했다.

라이스대 연구진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흡수제  ⓒ Rice univ.
라이스대 연구진이 개발한 이산화탄소 흡수제 ⓒ Rice univ.

투어 교수의 말에 따르면 아민은 부식성이 있어 장치의 성능 및 수명에 영향을 준다. 또한 아민이 이산화탄소를 포획하는 기능을 갖고는 있지만, 영구적인 저장을 위해서는 약 140℃까지 가열해야 하므로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 

반면 라이스대 연구진이 개발한 소재는 우선 탄소를 600℃에서 수산화칼륨으로 처리한 다음, 그 결과로 만들어진 다공성 물질을 활용하여 황이나 질소 원자들을 가진 가루를 만들었다. 황이 스며든 가루가 가장 좋은 성능을 보였는데, 이산화탄소를 자신의 무게에 대비해 82% 정도 흡수했다.

특히 라이스대 연구진이 개발한 기술은 유정과 같은 원천 장소에서부터 이산화탄소를 특이적으로 제거하기 때문에, 분리를 하기 위해 수집소로 수송할 필요가 없다. 뿐만 아니라  포집된 이산화탄소 등의 온실가스를 잘 패키징하면 이 가스들을 필요로 하는 산업체에 판매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준래 객원기자
stimes@naver.com
저작권자 2014-09-11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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