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시오페이아자리
카시오페이아자리(Cassiopeia)는 그리스 신화에서 아름다움을 자랑했던 허영심 많은 여왕 카시오페이아(Κασσιόπεια)의 이름을 딴 북쪽 하늘의 별자리이다. 카시오페이아 여왕은 에티오피아의 여왕이자 세페우스 왕의 아내로 안드로메다의 어머니이기도 했다.
카시오페이아자리는 예전부터 가장 유명한 별자리 중 하나였는데, 이는 2세기 그리스 천문학자 프톨레마이오스가 열거한 48개의 별자리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또한, 아름다운 별자리의 생김새로 인해서 대중에게 사랑받는 천체 중 하나이며, 오늘날에도 가장 유명한 88개의 현대 별자리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카시오페이아자리는 오리온자리만큼 알아보기 쉬운 별자리이다. 위 별자리는 다섯 개의 밝은 별이 이루는 독특한 'W' 모양(혹은 'M' 모양)으로 쉽게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쪽 하늘에 위치하며 북위 34°N 이상의 위도에서는 일 년 내내 볼 수 있으며, 아열대나 열대 지방에서는 9월부터 11월 초까지 가장 선명하게 볼 수 있다. 반면, 남부의 낮은 열대 위도인 25°S 미만에서는 계절에 따라 낮은 북쪽 하늘에서 관측할 수 있다.
위 별자리에 위치한 많은 별들
알파 카시오페이아(Alpha Cassiopeiae 혹은 또는 스케다 Schedar)는 일반적으로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가장 밝은 별이지만, 때로는 변광성 감마 카시오페이아가 더 밝을 때도 있다. 위 별자리에는 황색 초거성인 로 카시오페이아(Rho Cassiopeiae), V509 카시오페이아, 백색 초거성인 6 카시오페이아 등 대중에 많이 알려진 빛나는 별들이 존재한다.
이중, 가장 유명한 별은 카시오페이아 A(Cassiopeia A 혹은 Cas A)일 것이다. 1572년 타이코 브라헤의 초신성인 SN 1572 (혹은 B Cassiopeiae)가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폭발했는데, 카시오페이아 A는 위 초신성 잔해이다. 위 천체는 현재 1GHz 이상의 주파수에서 하늘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전파원으로 구분된다. 카시오페이아 A는 약 11,000광년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으며, 초신성에서 남은 물질들이 팽창하며 만들어낸 천체의 크기는 지구에서 보기에 약 10광년(1광년은 약 9조 4,600억 킬로미터에 해당)이나 될 정도로 큰 크기를 자랑한다. 초신성 자체에서 나온 빛이 지구에 처음 도달한 시기는 1690년대 무렵으로 추정되며, 당시에는 낮에도 보였을 정도로 밝았으리라 예측된다. 하지만, 이후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점으로 보아서 초신성이 폭발하기 전 모체항성의 외피가 부풀어 올라 성운을 형성하였고, 위 성운이 초신성의 빛을 흡수하거나 산란시켜 초신성에서 나오는 빛이 우리 눈에 도달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다.
위 천체가 처음으로 천문학계에 자세히 보고된 것은 1948년 영국 케임브리지의 천문학자 마틴 라일과 프랜시스 그레이엄 스미스가 롱 미켈슨 간섭계로 관측한 결과를 통해서였으며, 광학 망원경으로의 관측은 1950년대에 처음 수행되었다.
제임스 웹, 카시오페이아 A를 자세히 관측하다
위 천체를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의 눈으로 관측하면 어떻게 보일까?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으로의 위 천체 관측은 퍼듀대학교의 댄 밀리사블레비치 박사가 이끄는 연구팀에 의해서 제안되었으며 총 56.8 시간의 장시간 노출을 통하여 수행되었다. 중적외선 기기(MIRI)를 이용하여 관측된 카시오페이아 A는 그동안의 관측과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사진의 아랫부분 각 필터 이름의 색은 해당 필터를 통과하는 적외선을 나타내는 데 사용되는 가시광선 색상을 나타낸다. 즉, 위 사진은 25.5 마이크로미터(F2550W 필터 사용; 빨간색으로 채색)의 관측, 21 마이크로미터(F2100W 필터 사용; 주황빛 빨간색으로 채색)의 관측, 18 마이크로미터(F1800W 필터 사용; 주황색으로 채색)의 관측, 12.8 마이크로미터(F1280W 필터 사용; 노란색으로 채색)의 관측, 11.3 마이크로미터(F1130W 필터 사용; 녹색으로 채색)의 관측, 10 마이크로미터(F1000W 필터 사용; 시안색으로 채색)의 관측, 7.7 마이크로미터(F770W 필터 사용; 하늘색으로 채색)의 관측, 5.6 마이크로미터(F560W 필터 사용; 파란색으로 채색)의 관측 등을 결합한 결과물이다.
북쪽과 동쪽 나침반 화살표는 하늘을 바라볼 때의 관측 결과 방향을 나타내며, 하늘에서의 북쪽과 동쪽의 관계는 아래로 내려다볼 때 지상 지도의 방향 화살표와 반전되어야 한다. 눈금 막대는 빛이 3년 동안 이동하는 거리인 광년 단위로 표시되어 있으며, 이 이미지에 표시된 시야는 대략 10광년 정도이다.
먼저 초신성 폭발의 잔해 외부, 특히 위쪽과 왼쪽에는 따뜻한 먼지가 방출되어 주황색과 빨간색으로 보이는 커튼 모양의 천체가 관측된다. 이는 폭발한 별에서 분출된 물질이 주변 가스나 먼지 등에 부딪힌 흔적으로 분석된다. (고해상도 사진 보러 가기)
천체의 외피 안쪽에도 수많은 덩어리와 불규칙한 매듭같이 보이는 필라멘트가 존재하고 있으며 이는 산소, 아르곤, 네온과 같은 물질들을 포함한 별 자체에서 나온 물질들로 파악된다. 즉, 초신성 폭발 특성상 다양한 무거운 원소와 먼지 방출이 혼합되어 빛나고 있다. 반면, 녹색으로 빛나는 고리는 중앙 부분에서 오른쪽을 가로지르며 뻗어 있는데, 이는 매우 복잡한 물리 천체 현상을 포함하고 있으리라 예측되고 있으며, 여전히 분석 중이다.
제임스 웹 우주망원경을 통한 초신성 관측은 역시 매우 흥미롭다. 위 초신성은 우리 은하에서 폭발한 거대한 별의 가장 어린 잔해로, 별의 죽음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주기 때문이다. 특히, 이를 통해서 우리를 구성하고 있는 원소들은 위 초신성 폭발에서 나온 만큼, 우리를 형성하는 우주 먼지의 기원과 생산에 대해서 더 많이 배울 수 있으리라 기대된다. 또한, 근적외선 및 중적외선을 통한 초신성의 자세한 관측은 인류 역사상 처음 수행되고 있기에 앞으로의 후속 연구가 매우 활발하게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 김민재 리포터
- minjae.gaspar.kim@gmail.com
- 저작권자 2023-04-13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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