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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시 나오는 분비물, 양수 새는 증상과 차이점은? 정상적인 질 분비물과 양수 샐 때의 차이점, 집에서도 파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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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비물, 대체 무엇일까?

여성은 사춘기 1~2년 전부터 폐경 후까지 약간의 질 분비물(Vaginal discharge)을 주기적으로 경험하게 된다. 이는 질 젖산간균이라고 부르는 락토바킬루스속(Lactobacillus) 그람 양성, 산소내성 혐기성 세균이 살고 있기 때문인데, 흔히 ‘유산균’으로 불리는 이들은 질 건강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 따라서 질 분비물은 질을 깨끗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며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체액인 셈이다.

대부분 감염으로 인해 박테리아의 균형이 깨지거나, 효모나 나쁜 박테리아가 과도하게 증식하면 비정상적인 질 분비물이 나올 수 있다. 이는 일부 의약품, 본인의 건강 상태 또는 해당 부위를 자극하는 제품 사용으로 인해 발생할 수도 있다.

질 분비물은 질을 깨끗하고 촉촉하게 유지하며 감염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되는 체액이다. 감염 등으로 인해서 분비물의 색깔이 변할 수 있으므로 질 분비물의 색깔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어야 한다. © Dr. Mavra Farrukh/yourdoctors.online

위 분비물의 양은 수시로 변한다. 정상적인 질 분비물은 생리 주기에 따라, 그리고 임신이나 모유 수유와 같은 다른 상황에 따라 변화(보통 증가)한다. 분비물은 사람마다 다르지만 어떤 사람은 분비물이 많은 반면 어떤 사람은 분비물이 매우 적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경우에도 분비물은 정상적인 분비물처럼 보여야 한다. 예를 들면, 일반적으로 건강한 질 분비물은 일반적으로 투명하거나 유백색이며 불쾌한 냄새가 나지 않아야 한다.

 

임신 중 질 분비물이 나오는 것은 정상일까?

짧은 대답으로 대신하자면 이는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이는 임신 중 에스트로겐과 프로게스테론 호르몬 수치가 높아지기 때문에 발생하는데, 이로 인해 임신 중에는 평소보다 질 분비물이 더 많이 나올 수 있다. 임신 중의 분비물도 일반적으로 투명하거나 흰색이며, 냄새가 강하지 않기에 분비물 자체는 정상적인 질 분비물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분비물이 녹색, 갈색 또는 회색으로 보이는 경우나 악취가 나는 경우, 피가 섞여 있거나, 묽거나, 코티지치즈 또는 거품처럼 보이는 경우, 또는 가려움증이나 소변 시 통증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의사나 조산사에게 알려 상담을 받아야 한다. 평소와 다른 질 분비물이 나올 경우 이는 감염의 징후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래 표 참조).

질 분비물 색깔에 따른 구별법 (birdandbe.com 자료 번역). ※ 해당 증상이 모든 증상을 포함하지 않으며 개인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상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반드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진행하시기 바랍니다. © birdandbe.com

임신 중에는 칸디다 질염(아구창 Candida vaginitis, Candidiasis, 혹은 Vaginal thursh; 질 효모감염증 Vaginal yeast infection: 진균류인 칸디다 Candida albicans가 점막에서 증식하는 병)과 세균성 질염 등 두 가지 감염에 걸릴 확률이 높다. 이들은 성접촉으로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성병 균주로 분류되지 않으므로 파트너와 함께 치료해야 하는 균은 아니다.

칸디다 질염은 질 내에 칸디다균 등의 효모가 과도하게 생장하여 자극이 발생하는 경우로 단당류 과다 섭취, 임신, 당뇨, 및 후천성 면역결핍증후군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으며 개인의 위생 상황은 질병 요인으로 간주되지 않는다. 해당 질염에 대한 진단은 분비물 샘플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위 증상은 참고로 성병이나 임질 등과 증상이 비슷하다. 또한, 질 분비물이 코티지치즈처럼 두껍고 흰색이며 통증과 가려움증이 동반될 수 있다. 가려움이 때로는 매우 극심하며 소변 시 큰 고통을 동반할 수 있다. 다행히 아기에게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세균성 질염이 있는 경우, 분비물이 회색 또는 녹색을 띠고 비린내가 나는 묽은 분비물일 수 있다. 주된 증상으로 해당 부위가 가렵고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이는 조산과 같은 임신 상황에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항상 주의할 수 있어야 한다.

문제는 임신한 사람의 절반 정도가 세균성 질염을 앓거나 경험한 적이 있으며, 그중 절반 정도는 증상이 없다는 점이다. 그리고 칸디다 질염이나 세균성 질염 대부분의 경우 항생제로 치료하지만 치료한다고 해서 조산의 위험이 낮아지지는 않는다. 이러한 이유로 임신 중에는 이에 대한 일상적인 검사를 실시하지 않으며 증상이 있는 경우에만 의사가 세균성 질염 검사를 진행하곤 한다.

건강한 질 분비물과 비정상적일 수 있는 질 분비물의 차이(healthline.com 자료 번역) © healthline.com

참고로 시중에는 임신 중에 사용해서는 안 되는 일반 칸디다 질염 치료제가 꽤 존재한다. 따라서 본인에게 칸디다 질염이 있다고 생각되면 즉시 의사, 약사 또는 조산사 등 전문가와 상담할 수 있어야 한다. 의학적 증거는 부족하지만 보통 헐렁한 면 속옷을 입으면 칸디다 질염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 향이 나는 비누나 향이 나는 목욕 제품을 피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출산 직전에도 분비물이 나온다

임신 중에 아기는 엄마 뱃속의 양수로 채워진 주머니 안에 살고 있다. 또한, 임신 중에는 양막이라고 부르는 점액 덩어리가 자궁경부의 입구를 막아 감염을 예방하며 아기를 보호해 주고 있는데, 아기가 태어나기 위한 준비로 자궁 문이 열리면 양막이 찢어지면서 양수가 새어 나오거나 배출되기 시작한다. 이를 ‘양수 파수’ 혹은 ‘양막 파열(Rupture of membrane)’이라고 부른다. 위 신호는 정말 출산이 임박했다는 신호이기에 어떤 상황에서도 반드시 병원에 갈 수 있어야 한다.

물론 이때에도 해당 분비물이 양수인지 질 분비물인지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자궁문이 열리면서 보이는 분비물을 흔히들 ‘이슬(영어로는 show)’이라고 부른다. 위 이슬에는 소량의 혈액이 섞여 있어 갈색이나 분홍색으로 보이기도 한다. 즉, 매우 밝은 빨간색이거나 질에서 나오는 점액과 섞이지 않은 피가 보인다면 양수가 아닐 가능성이 있다. 또한, 양수가 새는 형태의 분비물은 묽거나, 끈적거리거나, 젤리 같은 형태일 수 있다. 혹자는 양수에서 락스 냄새가 난다고 하지만, 양수임에도 이를 경험하지 못하는 임신부들도 꽤 존재한다. 또한, 사람에 따라서 양이 아주 적을 수도 있고 생리 때보다 더 많아질 수도 한다.

양수가 터지면 갑자기 따뜻한 물이 다리를 타고 흐르는 것과 같은 느낌이 든다. 개인차가 있어 자신도 모를 정도로 적은 양만 나온다는 산모도 있지만, 어떤 산모는 금방 알아챌 수 있다고 한다. 보통 양수가 터지는 증상은 낮보다 밤에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대개는 이슬이 비친 뒤에 출산을 위한 진통이 시작된다고 알려져 있지만(대게 이슬이 비친 후 24~72시간 이내에 진통이 시작되지만, 이미 출산을 경험한 임신부라면 진통까지 걸리는 시간이 짧은 것으로 알려져 있음) 사람에 따라서 진통 후에 이슬이 보이는 경우도 있으니 이슬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 분만 전 몇 번의 반복적인 이슬을 경험할 수도 있다.

 

임신 초 중기의 양수 샘 증상 발견, 집에서도 가능하다

문제는 양수가 새어 나오는 증상이 분만보다 더 일찍 발생할 수도 있고 때로는 만삭이 되기 훨씬 전에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심지어는 임신 초·중기(예: 조기양막파수 Premature rupture of the membrane)에도 발생할 수 있다.

미리 양수가 터질 경우에도 양이 적을 수도 있기에 눈으로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이 경우 집에서도 쉽게 검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이는 바로 소변, 질 분비물, 양수 등의 pH가 다름을 이용하여 니트라진 종이(Nitrazine paper)를 이용하는 방법인데, 위 종이는 닿는 액체의 pH에 따라 색깔이 변하는(산성-붉은색, 염기성-푸른색) 리트머스 종이의 원리와 동일하다. 이는 양수, 질 분비물, 소변의 pH가 모두 다르기 때문인데, 양수는 pH 7.0 ~ 7.3으로 중성에서 약알칼리성, 질 분비물은 pH 3.8~4.2로 산성, 그리고 소변은 pH 6 이하를 띄고 있기에 산성을 보인다. ​즉, 니트라진 종이도 pH의 변화를 감지하여 색을 변화시킨다.

pH에 따른 니트라진 종이 색깔의 변화도 © goodtopssm.life

니트라진 종이는 해당 물질이 산성이면 노란색으로 변하며 알칼리성이면 파란색으로 변하게 된다. 따라서 정상적인 질 분비물이라면 니트라진 검사에서 종이가 노란색으로 변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질 분비물이 양수일 경우에는 녹색에서 파란색으로 변하며 이를 통해서 양막이 파열되어 양수가 새어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다. 위 경우에는 즉시 의사를 찾아서 상담을 진행해야 한다. 참고로 시중에서 구입할 수 있는 리트머스 용지도 기능은 비슷하다. 다만 변하는 색깔이 다를 수 있으니 색깔의 변화만 제대로 파악하면 된다.

pH에 따른 니트라진 종이 색깔의 변화도 (A)정상, (B)세균성 질염, (C)조기 양막 파열이 있는 임산부의 경우. © Preterm Prelabor: Rupture of Membranes, Sikolia Wanyonyi (ISSN: 1756-2228; DOI 10.3843/GLOWM.409333) 

​주의할 점은 해당 종이가 간헐적으로 양수가 새지만 질 분비물에 희석되는 경우(양막의 미파열 상황, 하지만 양수는 샘), 질 분비물이 양막 파열 없이도 염기성이 될 수 있는 상황 등(예: 질 출혈, 비누 등이 질 분비물에 섞이는 상황, 혹은 관계 직후)에 따라서 간혹 부정확한 결과를 보일 수도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감염 등을 통해서 소변의 pH가 순간적으로 높아질 수도 있다.

김민재 리포터
minjae.gaspar.kim@gmail.com
저작권자 2024-02-16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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