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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2024-03-18

원전서 나온 삼중수소, 금값 400배 초고가 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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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의 동위원소인 중수소(Deuterium)과 삼중수소(Tritium) ⓒ 제너럴 아토믹스 제공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14일 삼중수소 수출을 계획하고 있는 한 기업의 삼중수소 운반·저장 용기를 늘리는 것을 허가했다.

삼중수소는 최근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주목받는 방사성 핵종이지만, 전기 없이도 빛을 내는 자발광체로 활용하거나 핵융합에너지 연료로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자원이다. 전 세계에서 캐나다와 한국만 생산 설비를 갖춘 자원으로 국내에서는 한국수력원자력 등이 월성 원자력발전소에서 만들어지는 삼중수소를 저장해 해외에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현재 삼중수소 판매 단가는 1g당 약 3천500만원 정도로 추산된다. 최근 국내 금 시세가 1g당 9만2천원 수준인 것을 감안하면 약 400배에 달한다.

이처럼 삼중수소가 비싼 것은 얻기가 극히 어려운 자원이기 때문이다. 양성자 하나로 이뤄진 수소에 중성자 두 개에 더 달라붙은 동위원소인 삼중수소는 자연 상태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리튬-6에 중성자를 쏘면 만들 수 있지만 이런 특수한 방법으로 생산되는 만큼 값이 나갈 수밖에 없다.

이를 대체하는 방법이 중수로 원전에서 핵분열 발전을 통해 나오는 중수 속 삼중수소를 삼중수소제거설비(TRF)로 분리하고 정제하는 방법이다. 물 속 삼중수소를 다른 동위원소와 화학적으로 분리하기는 쉽지 않다. 예를 들어 농도가 낮은 후쿠시마 오염수 속 삼중수소는 사실상 분리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중수 속 삼중수소는 그 농도가 높아 어느 정도 분리가 가능하다.

이런 방식이 가능한 중수로 원전 중 대표적인 것은 캐나다 캔두(CANDU·가압중수로)로, 국내에는 월성 원전이 700MW급 캔두 원자로 4기로 구성돼 있다. 캔두 원자로는 루마니아와 중국 등에 있고 인도도 비슷한 원전을 운영하지만, 현재는 TRF 설비를 보유한 국가가 캐나다와 한국 둘뿐이다. 루마니아 원전에는 한국이 TRF를 건설하는 2천600억원 규모 사업을 수주해 진행 중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원전에서 삼중수소를 생산하고 있으며 2022년 4월 기준 삼중수소 5.7㎏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쿠시마 오염수 속에 삼중수소 2.2g이 포함된 것으로 추산되는 것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양이다.

이렇게 추출한 삼중수소를 보관하는 것도 쉽지 않다. 이번에 원안위로부터 허가받은 용기는 수소 동위원소를 잘 저장하는 감손우라늄에 저장하는 형태로, 화학반응을 통해 삼중수소를 꺼내는 방식을 쓴다. 삼중수소는 목걸이와 반지 발광체부터 시작해 시계나 무기 조준경 등 발광체가 필요한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고 있다. 한수원도 이런 제품을 생산하는 기업들에 수출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미래에는 핵융합로가 삼중수소의 주요 수요처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국제핵융합실험로(ITER)가 본격 가동을 앞두고, 있고 전 세계적으로도 미래 에너지인 핵융합 개발에 나서면서다.

현재 개발 중인 핵융합로들은 상대적으로 낮은 온도에서 반응하는 편인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반응시켜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을 주로 택하고 있다.

2018년 ITER의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삼중수소 비축량은 2020년대 중반 29㎏가량으로 최고조에 이르렀다 ITER가 본격적으로 가동하며 매년 0.9㎏을 쓰면서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2050년에는 5㎏ 이하 삼중수소가 남게 된다. 여기에 2050년 핵융합로 상용화를 목표로 하는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등에서도 다양한 핵융합로를 개발하겠다는 목표인 만큼 삼중수소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2021년 국제학술지 '핵융합'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유럽연합 핵융합 연구기관 연합체인 '유로퓨전'이 ITER 후속으로 준비하고 있는 핵융합 전력생산 실증로(DEMO)를 가동하는 데만 5~14㎏의 삼중수소가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런 가운데 캔두 원전 상당수가 노후화하고 폐로를 앞둔 데도 있어 삼중수소를 더 확보할 곳이 줄어드는 점도 관건이다.

한국은 월성 1호기가 영구폐쇄되면서 2, 3, 4호기에서만 삼중수소를 생산하고 있다.

핵융합 연구자들은 중수소와 삼중수소를 결합하는 기존 방식 대신 수소에 중성자 하나가 달라붙은 중수소만으로 발전하거나 핵융합로에 리튬층을 넣어 삼중수소를 다시 만들어내는 방법 등도 고려하고 있다.

ITER에는 핵융합로 1차 벽인 블랑켓에 삼중수소를 재생산하는 구조를 넣어 삼중수소를 생산하는 방법을 검증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저작권자 2024-03-18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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