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알래스카, 시베리아의 ‘영구 동토층(permafrost)’이 예상보다 빨리 대규모의 온실가스를 방출하는 방식으로 갑자기 붕괴되고 있다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과학자들은 북극과 아북극 지역의 기후 변화가 수 천년 동안 영구 동토층에 안전하게 얼어 있던 이산화탄소와 메탄을 방출할 것이라고 오래전부터 우려해 왔다.
지금까지는 이 과정이 점진적으로 진행될 것이므로, 영구 동토층 해빙에 따라 지구 온난화가 빨라지는 악순환을 방지하는 시간을 벌어줄 것으로 추측됐다.
그러나 예상과는 다른 영구 동토층의 갑작스러운 해빙은 잠재적 탄소 배출량의 이전 추정치를 두 배로 증가시킬 것이라고 과학자들이 경고했다.
콜로라도 대학 볼더 캠퍼스(CU Boulder) 북극 및 알파인 연구소(INSTAAR)의 메리트 투레츠키(Merritt Turetsky) 소장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모든 유형의 기후모델에 영구동토층을 긴급하게 포함시켜야 한다“고 발표했다.
영구 동토층은 계절에 따라 녹는 지표면 아래에 있으면서 2년 이상 토양 온도가 0도 이하인 지층이다. 영구 동토층은 북반구에 있는 모든 노출된 땅의 4분의 1에 이르며, 1800만㎢의 땅에 영향을 미친다. 현재의 추정에 따르면 영구 동토층은 약 1500 페타그램의 탄소를 포함하고 있는데, 이는 1조 5000억 톤의 탄소와 맞먹는다.
예상보다 갑작스러운 해빙 부작용 우려
이 새로운 연구는 탄소 저장에 서서히 영향을 미치는 영구 동토층의 점진적인 해빙과, 보다 갑작스러운 형태의 영구 동토층 해빙을 구별했다. 북극 지역의 약 20%는 얼음이 많은 영구 동토층이어서 갑작스럽게 해빙하기 좋은 조건을 가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영구 동토층의 해빙은 탄소를 비롯해서 이산화탄소와 온실가스 효과가 훨씬 강력한 메탄가스를 방출한다. 이는 북극 영구 동토층 지역의 5% 미만이 갑작스러운 해빙을 맞을 경우라고 해도, 그 배출량은 점진적인 해빙이 일어나는 넓은 지역과 같을 것임을 의미한다.
투레츠키 소장은 "산림은 한 달 안에 호수가 될 수 있고, 산사태는 아무런 경고 없이 발생하며, 눈에 보이지 않는 메탄가스 구멍은 스노모빌을 삼킬 수 있다."고 말했다.
투레츠키는 영구 동토층 해빙은 다양한 방법으로 발생할 수 있지만 이는 항상 급격한 생태학적 변화를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영구 동토층은 바위, 흙, 모래 외에도 순수한 얼음덩어리 등을 포함한다. 영구 동토층은 죽은 식물, 동물, 미생물 등 북극에서 한때 번성했던 생명의 잔해를 저장하기 때문에 대기 중에 있는 탄소의 평균 2배를 저장한다. 완전히 분해되지 않은 이 물질은 수천 년 동안 지구의 냉장고에 갇혀 있었다.
기후가 따뜻해짐에 따라 영구 동토층은 얼어붙은 채로 유지되지 않을 수 있다. 북극 북쪽의 80%에 걸쳐, 온난한 기후는 수 십 년에서 수 세기에 걸쳐 나타나는 점진적인 영구 동토층 해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얼음 함량이 높은 북극의 나머지 지역에서는 몇 달 안에 갑작스러운 해빙이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특히 얼음이 풍부한 영구 동토층이 있는 곳에서는 대기와 풍경에 극단적인 변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얼음과 땅이 갑작스러운 열에 의해 녹아 침하하면서 생기는 ‘열카르스트’(thermokarst) 풍경을 만들어낸다. 투레츠키는 이 논문이 과거와 현재의 갑작스러운 해빙에 관한 광범위한 문헌을 한데 모은 최초의 논문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 정보를 수치 모델과 함께 미래의 갑작스러운 해동 탄소 손실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 열카르스트가 항상 홍수, 침수 또는 산사태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기후 온난화 예측 모델에 영구동토층 포함해야
연구팀은 갑작스러운 영구 동토층 해빙에 의한 탄소 배출과 점진적인 영구 동토층 해빙에 의한 탄소 배출을 비교하여 정량화했다. 탄소 배출에 기여하는 점진적인 해빙에 대한 일반적인 추정치가 있지만, 그들은 그중 얼마가 열가르스트에 의해 야기되는지는 알지 못했다.
현재 열카르스트를 통합한 기후 모델은 없으며 영구 동토층 해동을 고려하는 사람은 극히 적다. 지난 10년 동안 대규모 모델들이 북극의 피드백 순환과정을 더 잘 설명하려고 노력했지만,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패널(IPCC) 최근 보고서는 미해결 지구 시스템으로 점진적인 영구 동토층 해동의 추정치만을 포함하고 있다.
"갑자기 해빙으로 인한 영향은 현존하는 어떤 글로벌 모델에서도 나타나지 않은 것이어서, 우리의 발견은 영구 동토층에서의 기후-탄소 피드백을 최대 2배 증가시킨다. 는 기후 변화를 목표 이하로 유지하기 위한 허용 배출 문제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논문 공저자인 국립 기후 변화 센터 (NCAR)의 데이비드 로렌스(David Lawrence)는 말했다.
- 심재율 객원기자
- 저작권자 2020-02-07 ⓒ Science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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